[한국인권신문=조선영 기자]
생후 4개월 영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소속 교수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사고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경찰과 의료계의 갈등이 의료진의 집단 사직 움직임으로 이어지면서 소아응급 진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장과 연락한 사실을 공개하며 교수 7명이 사직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해당 교수들은 사직을 만류하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경찰 수사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손이 떨려서 경기남부경찰청 관할에서는 진료를 못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을 지휘한 함영욱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의료진의 진료 활동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경찰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함 단장은 의료진이 겪은 어려움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수사 절차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24시간 헌신하는 의료진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압수수색 당시 발생한 진료 차질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압수수색에 앞서 병원 관계자와 협의를 진행했으며, 비어 있는 진료실에서 관계자가 입회한 가운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영장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의원은 경찰의 설명과 실제 의료 현장에서 받아들이는 상황에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 측에 폐쇄회로(CC)TV 영상 제공을 문의했지만, 병원 역시 관할 경찰청과의 갈등을 우려하는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추가 자료 제출 요구도 도마에 올랐다. 한 의원은 경기남부경찰청이 전날 병원 측에 연락해 환아가 숨진 지난 7월 15일 근무 의료진 전체의 명단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요구가 의료진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한 의원의 설명이다.
한 의원은 경찰의 사과가 있었다면 사태가 이처럼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의 운영 중단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의 사직 움직임이 알려지자 정부와 국회 차원의 대응도 논의됐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찰청과 추가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만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도 사건 경위를 파악한 뒤 여야 간사와 협의해 위원회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7월 15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치료받던 생후 4개월 영아가 숨진 사건에서 시작됐다. 당시 영아는 청색증 증상으로 치료받던 중 사망했으며, 경기남부경찰청은 의료과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센터 내 진료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의료계에서는 응급의료 현장에 대한 강제수사가 의료진의 진료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경찰은 의료사고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필요한 절차였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환아 사망에 대한 진상 규명과 의료진의 안정적인 진료 환경 확보라는 두 과제가 충돌하는 가운데, 교수들의 사직 의사가 실제 사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소아응급의료 인력의 이탈이 현실화할 경우 지역 응급의료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계 당국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선영 기자 ghfhd3628@daum.net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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