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구룡마을 화재, 7시간 30분 만에 큰불 잡혀…축구장 26개 면적 피해

박천웅 기자 | 기사입력 2026/10/28 [03:01]

강남 구룡마을 화재, 7시간 30분 만에 큰불 잡혀…축구장 26개 면적 피해

박천웅 기자 | 입력 : 2026/10/28 [03:01]

▲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인권신문=경기·인천 취재본부 박천웅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약 7시간 30분 만에 큰불이 잡혔다.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마을 곳곳으로 번지면서 축구장 26개에 달하는 면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2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9분쯤 구룡마을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진화 작업을 벌인 끝에 오후 10시 5분쯤 불길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대응 단계를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오후 11시 20분 기준 큰불은 잡혔으나 구룡산 방향으로 일부 불길이 번지면서 잔불 정리 작업이 이어졌다.

 

화재 진압에는 소방차 등 장비 140여 대와 소방·구청 관계자 940여 명이 동원됐다. 소방헬기 6대도 투입됐으며, 진화 작업을 위해 인근 양재대로 대모지하차도 옆 도로의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불은 구룡마을 2지구의 가건물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강풍을 타고 1지구를 비롯해 3·5·7지구까지 확산했다. 불에 탄 면적은 약 19만㎡로 추정되며, 이는 축구장 약 26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구룡마을 7지구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1명이 다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주민 39명은 스스로 대피했으며, 현재까지 실종자나 화재로 고립된 인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당시 발생한 연기는 서울 도봉구와 경기 안양시에서도 목격될 만큼 넓은 지역으로 퍼졌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가스통 폭발음으로 추정되는 굉음이 여러 차례 들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구룡마을은 서울 강남 지역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판자촌이다. 1970~1980년대 강남 개발 과정에서 거주지를 잃은 철거민 등이 이주하면서 형성됐다. 약 40개 축구장에 해당하는 부지에 8개 지구가 조성돼 있으며, 한때 1107세대가 거주했으나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현재는 약 54세대가 남아 있다.

 

이곳은 오래전부터 화재에 취약한 주거환경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판잣집 대부분이 비닐과 합판, 보온용 솜 등 가연성 자재로 지어졌고 건물들이 밀집해 있어 불이 나면 주변으로 번지기 쉽다. 좁은 진입로 역시 소방차량의 접근과 초기 진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여기에 액화석유가스(LPG) 용기와 전선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화재 위험이 상존한다. 실제로 올해 1월 16일에도 구룡마을 4지구에서 발생한 불이 5·6지구로 번지면서 주민 258명이 대피한 바 있다.

 

반복되는 화재로 구룡마을의 노후 주거시설과 밀집된 건축 구조에 따른 안전 문제가 다시 드러났다. 이번 화재의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는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박천웅 기자 pcw8728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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