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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부족한 기업과 가족의 난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1/05/04 [12:05]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억만금이 생겨도 가족의 천륜을 어기면 못난 집안으로 우리는 여기며 살아왔다. 이러한 가치관의 연원이 어디에 있든 아프리카라는 현존인류의 시원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한반도까지 우리 선조들이 이동해 오면서 우리에게 남겨준 인생의 금과옥조이다.

 

인생의 진정한 과오는 말년에 찾아오는 지난 세월의 후회의 무게와 견주어 내 스스로 돌아보는 일이다.

 

주변에는 더러 가족과 연을 끊고 사는 사람들이 있고, 그걸 무슨 큰 결기인양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같은 부모에게서 난 가족이라도 성격이나 생각이 많이 다르다. 가족 간에는 세상의 이해관계 유불리에서 특별해야 하는 이유는 이런 서로 다른 가족구성원의 이해분별력 간에서도 우애는 반드시 지켜져야 하기 때문에 도덕과 인륜으로 강조하고 역사에 두고두고 남기고 있다.

 

기업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들여다보고 사는 투자분석가로서 간간히 들리는 기업 오너 가족들의 경영권분쟁을 보면 공교롭게도 평소 기업의 재무구조가 어려운 기업에게서 그런 소식을 듣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가족이 유대를 강화하고 뭉치고 함께 세파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는 가족에게 어려움이 닫치면 슬기롭게 해쳐나가고 극복하기 위함인데, 정작의 가족경영권 분쟁 현실을 보면 회사에 어려움이 닥치면 그런 볼썽사나운 일들이 벌어진다.

 

최근 농심그룹의 회장이 타계했다. 얼마 전 작고한 롯데 창업주의 동생이다. 롯데는 롯데공업이란 회사를 세워 라면에 진출했는데, 당시 롯데공업의 경영을 맡은 동생과 형의 사이가 틀어져 어느 날 롯데란 상호를 쓰지 않고 농심이라 이름으로 라면사업이 계열분리가 되었다. 누가 뭐래도 형의 사업기반이 동생의 라면사업 성공의 기초가 된 일이다. 두 형제는 아주 긴 세월을 서로 보지 않고 살았다고 전해진다. 그 후 롯데 신 회장의 두 아들이 세상이 다 아는 법정 투쟁을 하고 아버지와 고모가 증언을 서는 차마 못 볼 추태를 대중의 기억에 남겼다. 문제의 사단은 일본 롯데를 맡은 장남이 하던 일본 롯데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당시 순항하던 한국 롯데가 중국사업에서 어려워지자 형이 한국경영권에 관심을 가진 것이 발단이다. 집안의 어려움이 밖으로 새어 나오기 전에 가족 간에 슬기롭게 해결해야 하는데도 그들은 부모들의 분쟁의 역사를 보면 살아온 탓인지 그러질 못했다.

 

한 때 아버지가 아들을 고발하고, 서로 부자간에 의절하는 일을 벌인 삼성도 후일 형제간에 상속을 놓고 법정투쟁을 벌인 일이 있다, 그것도 이전의 갈등이라도 장남의 주선으로 가족의 정으로 용서하고 풀고 가야 할 웬만한 나이에 장남이 동생들을 데리고 스스로 벌인 일이다. 당시 몇몇 형제 기업들이 어려운 경영의 문제가 생긴 시기이기도 하다. 제삼자가 보아도 삼성이 좀 도왔으면 좋았을 시기이다.

 

효성은 1980년대 이래로 늘 재무구조가 어려웠다. 동양나일론의 전성기를 제외하고는 그룹이 편한 날이 없었다. 구조조정이 일상이던 회사라서 분석가로서 그 집의 자녀들이 장성한 지도 잘 모를 정도로 효성은 아주 오래 파이낸셜스토리가 지리한 난관의 연속이었다. 원래 삼성에서 일하던 창업주는 슬하의 아들들에게 분가를 해주었지만 사업부문이 다들 경영이 종내 어려운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집안 손주들이 서로 법정투쟁을 하고 주주총회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 집안처럼 어려운 시기를 오래 넘긴 가족들이라면 다른 집 보다 더 단단해지고 도타워져야할 터인데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셈이다.

 

경영난의 연속으로 보자면 금호그룹도 늘 시련이 따라다녔다. 운송업으로 성공하여 다각화 하는 과정에서 재무난이 찾아왔지만 끝내 어려움은 벗어나지 못하고 아시아나항공을 손을 들게 되었다. 그런데 이 집안은 삼촌과 조카들이 오래 동안 분쟁을 벌이는 일이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번엔 그 삼촌의 아들이 다시 다툼을 제기하고 있다.

 

한진도 덩치에 비해서 그룹 전체로는 재무적 어려움이 아주 오래가는 기업이다. 뭐 하나 특별하게 잘된 일이 없을 정도로 그룹재무는 항상 부진했다. 그룹 사들이 몇 차례의 경영수술을 헸지만 그 집안의 형제간의 반목은 항상 그 집 담을 넘었다, 마침내 장남이 타계하자 이번에 장남 자녀들이 법정으로 가고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다투고 있다. 참 관전자의 소감이 꿀꿀하다.

 

마침 우리 앞에 돈들이 지천에 풀리는 새로운 세상을 본다. 물론 코로나라는 인류의 비극을 타고 온 일이지만 세상은 이제 돈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돈은 서서히 공공재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절차들을 거쳐야 하지만 이제 오래도록 백신과 돈을 나라에서 나누어 주어야 하는 국민들이 많아진다. 고령의 어려운 국민들은 특히 그렇고, 나이 어린 국민들은 보편적 자본도 공급해주어야 한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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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5/04 [12:05]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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