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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수학천재들의 공학적 과열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1/04/19 [10:20]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세상의 수학천재들은 항상 그 시대의 가장 핫한 산업공학을 주제로 자신의 탐욕을 시험하려고 몰려다닌다. 나중에 보면 주로 유태계들이 성공자로 눈에 띄는 것도 특징이다. 1900년대 초반에는 철도공학이, 그 이후에는 자동차공학이, 또 그 이후에는 우주항공공학이, 그리고 석유화학이 나오고, 전자공학에 이어 급기야는 금융공학이 나오고, 이제는 컴퓨터 공학이다. 그리고 서서히 생명공학을 만나고 있다.

 

금융공학이 미국의 대학을 뜨겁게 달굴 무렵인 1980년대 중반에 유펜(U-Penn.)의 와튼 스쿨(wharton school) 프로그램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재무수업은 온통 계량적 방법을 통한 재무이익과 재무위험의 관리방안을 배우는 일이었다. 그래서 계량경제학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유펜의 로렌스 클라인교수의 수업은 인기가 대단했다. 당시에 지금은 유명한 장기주식투자 전공학자인 제레미 시걸 교수도 있었지만 그리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 무렵 월가에는 드렉셀 번햄 렘버트란 증권사에 마이클 밀켄이란 수학천재가 입사하여 값싼 쓰레기 채권을 헐값에 사모아 돈을 불리는 정크본드 판매사업이 날리고 있었다. 또한 이반 보스키란 기업사냥꾼은 기업 인수합병의 내부정보와 쓰레기채권을 연계하여 허황된 수자로 사람들을 현혹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였다. 그리고 그 둘은 서로 더러운 거래(dirty trade)를 통정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시장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기고 나란히 형무소로 갔다.

 

그리고 지금 코인베이스란 생소한 기업의 나스닥 상장 소식을 듣는다. 시가총액을 100조원 이상으로 점치는 50여종의 암호화폐 거래를 다루는 다지털금융자산 거래플랫폼 기업이다. 지난 1/4분기에만 2조원의 수수료 수입에다 9천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하니 입이 쩍 벌어진다. 이 회사는 2012년에 에어비앤비 출신과 골드만 삭스 출신이 합작으로 만든 기업이라고 한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들은 아무도 비트코인의 미래를 모르는 시기에 잘 다니던 직장을 나와서 함께 모의하고 당시로선 마치 게임에 불과한 일을 어떤 혜안과 용기로 시작했을까. 그리고 그런 일들이 어느 시기에 가서 사회의 시선을 받으며 대중들이 눈을 돌리게 된다는 것은 과연 자연스러운가, 아니면 천재들의 탐욕이 만든 수학적 모의인가. 요즘 국내외에서 탈이 많이 나는 헤지 펀드나 사모펀드 중의 어떤 회사들은 나중에 보면 처음부터 그런 길을 작정하고 걸어 온 경우가 있다.

 

요즘 집합투자 상품이나 각종 펀드나 심지어 ETF도 갈수록 투자는 쉽고, 기대수익은 높도록 복잡하게 설계되어 만든다. 사실 파생시장의 선물거래도 옵션거래도 모두 그 정교한 수식을 만든 당사자인 모 경제학자가 그것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후 자신에 넘쳐서 직접 시장에 나와서 금융투자사업을 하다가 창업 얼마 후 바로 파산했다. 굴지의 글로벌투자은행을 동반 몰락시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뇌관이 된 CDS란 스왑거래도 역시 소위 잘 나가던 금융공학 상품이다.

 

이반 보스키가 한창 시절에 UCLA MBA수업에 초대받아 이런 말을 했다. “greed is good, 탐욕은 좋은 것이다”

 

지금 우리가 건전하고 희망적으로 보는 가상자산에 천재들의 탐욕은 없는지 찾아보는 일은 아직은 각자의 몫이다. 그 탐욕이 터지는 순간은 주로 수학천재들의 시장진입이 넘쳐나면 비로소 생긴다. 일련의 상황으로 보아 지금 각지에 흩어진 천재프로그래머들이 속속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와 각종 연결시스템으로 몰리고 있음은 불문가지이다. 그동안 그들은 자동화에서 홈서비스에서 공유경제에서 결제시스템에서 주문배달에서 인공지능에서 큰돈을 차례로 걷어갔다. 이들 진입 덕분에 현재 드러나는 암호화폐의 여러 가지 문제들은 점점 해소되겠지만, 그들도 동료 수학천재들의 과잉진입은 막지 못할 것이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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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4/19 [10:20]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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