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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돈에 눈물을 담자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1/01/04 [06:06]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인간 내면세상의 존엄을 위해 일생을 다 바친 노 인문학자가 이제 서산에 지는 자신의 미약한 신체를 보며 그제 서야 타인의 눈물을 알았다고 했다. 장엄하고 위엄 있는 인간의 문명이란 금자탑이 바이러스라는 온전한 물질도 아닌 한낱 미물에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을 인생의 종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라고 인문학자는 말했다. 그는 인간을 여전히 짐승으로 규정한 얼굴도 모르는 바이러스의 냉혹한 일침이 그간의 숱한 학자들의 지성적 노력을 너무 허무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리고 타인을 위해 흘리는 눈물의 가치를 이제야 깨닫는다고 노학자는 자신의 감추고 싶은 병약한 몸을 드러내며 살신의 정신으로 또 한 점 우리 후배들에게 가르친다. 인문학자 이어령선생의 근황을 알린 언론의 보도가 전하는 새 아침의 울림이다,

 

같은 지면에는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1년에 1경원이나 오르고,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개당 3천만 원을 넘었다는 소식이 들어있고, 서울 한강변 아파트 한 채가 평당 1억 원을 넘었다는 소식도 담겨있다. 우리도 2020년 증시의 시가총액이 1,000조 원 가량 늘었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웬만한 국민은 출근한 시간도 변변치 않고, 가게 문을 제대로 열지도 못했는데 2020년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12년째 흑자라는 반가운 소식을 전하고 있다. 도대체 누가 일을 해서 수출을 하고 돈을 벌어 왔다는 것인가 하고 궁금하겠지만 점점 지능화되어 가는 기계장치와 누군가의 돈과 아이디어가 종업원 없이 주로 한 일들이다.

 

새해가 아직 손끝에 있는 시각에 어느 지하철 입구에는 그냥 서 있기도 힘든 차가운 땅바닥에 어느 중년의 남자가 엎드려 손을 벌려 행인도 없는 서울거리에서 타인의 은전을 구하고 있는 모습을 만나는 중에, 보고 듣게 되는 복잡한 새해 광경들이다. 지구촌이 동시에 어려운 일을 당해 나라마다 위기를 타개하고자 풀어놓은 돈들이 깊은 생각 없이 벌여놓은 판이다.

 

노동을 주로 해온 우리 국민들의 실상을 보면서 고생을 좀 덜 하는 방안으로, 노후에 조금 편히 지내는 방안으로 금융투자의 지혜와 자산관리의 방법을 연구하고 대중에게 전하는 일을 해온 사람으로 이 황망한 현실 앞에서 과연 앞으로 저 고삐 풀린 돈들을 어찌해야 할지 머리가 하얘진다. 그런데 집 한 채 없고 주식 하나 없는 국민들은 이런 상황을 알고 있기나 한건지도 모르겠다.

 

항상 매사에 하늘의 뜻이 품어 있다면 이제 <정보사회의 시대>를 떠나보내고 <각자 생명의 시대>를 살아가라고 이렇게 가르치나 싶기도 하다. 지금 모두가 그동안의 사회생활을 비 대면으로 넘기고 오롯이 자기 생명 앞에 근 1년을 도사리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연신 손을 씻으며 자기 생명관리 앞에 모두가 웅크리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혼자 살아남아서 뭐하나. 같이 껴안아줄 가족도 없이 반겨줄 이웃도 없이 혼자 살아남아서 뭐하자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 돈과 생명의 관계를 다시 의논할 시간이 찾아온 것 같다.

 

돈은 누구의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돈은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되어간다. 공기나 물은 인간이나 동식물이나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런데 비대면 상황과 지능경제사회에서는 지금 돈이 누구에게나 또 다른 물이고 새로운 공기가 되어간다.

 

왜 돈이 없느냐고 잘잘못을 가리고, 무슨 권리가 있느냐고 경우를 가리지 말고, 누구에게나 돈은 지금 창문을 넘고 수도관을 타고 우리가 맘이 괜찮아지는 일정한 정도는 늘 흘러가야만 한다. 눈물을 참고 있는 어린이나 청년이나 여성이나 노인이나 장애인이나 외국인거주자나 모두가 받을 권리는 아직은 없지만 저마다 얼마간의 돈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이 다시 마음을 모아서 우리만이라도 돈의 권리를 다시 규정할 시간이다. 돈이란 한국인의 기본인권이고, 돈이란 한 겨레의 큰 사랑이고, 돈이란 이 땅의 생명의 자연조건이라고 생각하면 서로 나눌수록 기쁘고 행복하고 보람이 생길 것이다. 언제 우리만이라도 날을 정해서 한번 동시에 돈을 형편껏 세상에 확 나누어 보고, 이를 계기로 우리가 모두 우리 돈 <원화>의 용처와 <가진 자>의 삶의 가치를 드높여보자, 마지못해 세금으로 받아가고, 다달이 이자로 받아가고, 꼬박꼬박 집세로 받아가는 돈이라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그 돈에 각자의 감정을 담고 인정을 담고 인격을 담아보자, 돈 앞에서 피도 모르고 눈물도 모르는 것은 한국인답지 않다.

 

꽃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아도 보기만 해도 좋다. 음악은 내 주머니에 담겨 있지 않아도 듣기만 해도 기쁘다. 뭉게구름은 누구에게나 행복을 준다.

 

그렇듯이 우리 돈 <원화>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온기를 느끼고 생각으로만 해도 기쁠 수 있게 하자. 그건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먼저 시작하면 다음 사람들이 처지에 맞게 하고, 결국은 정치인들과 정부가 나서서 더 체계적으로 잘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그게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좋은 나라다.

 

운동경기의 우승은 선수의 것이지만 그 경기의 기쁨은 관중의 것이다. 선수는 그 경기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치고 뼈를 깍지만 관중에게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자기가 정한 목표이고 삶이다. 그리고 관중에게 희열을 주고 감격을 준다.

 

이제 돈도 그런 것으로 여기자, 내가 가지려고 번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도전한 인생의 목표이고, 그 달성의 기쁨은 모든 국민들이 공유하게 된다면 국민들은 그의 머리에 월계수를 선사할 것이다.

 

지금 새해부터 돈 문제로 재판 대에 오를 삼성의 3대 회장의 입에서 그런 소식을 한번 기대해본다. 실은 그도 재판과 부친상의 와중에서 이번에도 주가상승으로 돈이 크게 늘었다. 가문의 명예가 무엇인지 한번 본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물이 아래로 흐르듯이 가진 돈을 아래로 내려주면 그 자신은 저절로 올라간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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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1/04 [06:06]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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