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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영향력에 빠진 사람들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12/28 [10:10]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사람이 그곳에 취하게 되면 자신의 내면이나 심상보다 남으로부터의 반응과 추종에 취해 소중한 일생을 다 보내게 되는 것이 대중인기와 사회적 영향력이다. 참으로 인생이란 그 긴 시간을 허둥지둥 허비하게 만드는 허약한 삶의 지름길이다,

 

글이나 말이나 행동으로 사람들은 진정한 내가 아닌 남의 눈길을 사로잡으려고, 남의 마음을 훔치려고, 남의 갈 길을 막아보려고 나의 부족함, 나의 위선, 나의 치졸함을 모른 채 결국은 무대 위에서 죽음이란 시간의 명령에 끌려 내려온다. 세상에는 누구나 다 어느 시기에 남의 시선에서 타인의 마음에서 내려와야 한다. 아무도 그를 영원히 기억하지 않는다.

 

요즘 곳곳에서 노래자랑이 한창이다. 개중에는 노래를 잘해서 가수로 대중의 인기를 받아보겠다고 가진 노력을 다하며 무명으로 한숨짓는 시간을 보낸 사람들의 애잔한 사연과 눈물도 본다. 누구는 글을 쓰겠다고 나서는 작가들이나, 말을 하겠다고 나서는 자칭 논객 중에는 매일 소란을 피우고 노이즈를 내면서 세상의 문제에 끼어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순간에는 진심과 정의로 보이지만, 그가 긴 시간을 외부반응 지향적 행동을 하고 살면 그가 하는 일들 중에는 그를 하루하루 살아가게 하는 생계수단의 상투성이 있음도 발견해 실망을 준다.

 

항상 다변화 되어가고 다기화 되는 사회를 호사가 한 두 사람의 편협한 사변과 경도된 가치에서 답을 구하는 지성인이나 현인은 아무도 없다. 모두 말년이면 자기 파행궤적과의 회한에 살다가 반성과 속죄의 마음으로 떠나간다. 그래서 누구는 역사에 남을만한 큰 가치인식에 공헌한 사람들 중에서도 인생 중에 자기 삶을 다 뒤집는 사건에 휘말려 결국 자기부정을 고백하며 남은 가족에게 어두운 멍에를 주고 간다.

 

요즘 사회관계망이라는 정보통신기술에 의존해 타인에게 나서고 외부에 드러내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기탐색이나 자기수양의 시간을 다 낭비하며 남의 시선이나 관심을 끌려고 매일해도 부족한 자성과 자숙의 선을 무시로 넘으며 가볍게 살아간다. 그래서 점점 누구는 이순이 넘는 나이에도 그의 말이 거칠어지고, 매사에 단정적인 결론에 이르고, 누군가와 다투고, 예의 결기 속에서 스스로가 만든 미움의 동굴로 들어간다.

 

코로나사태가 길어지고 깊어지면서 사람들은 점점 인생이란 궁극의 연약한 삶의 구조에 생각이 이른다. 국가나 사회가 나의 생명과 가족의 안전을 다 구해주지 않는다는 것도 명료히 깨닫는다.

 

죽음은 순전히 개인의 문제이다. 제도나 이념이나 신앙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이 담당하고 누리고 버려지는 배타적 전유물이다. 그래서 배움이나 지위나 재산을 가리지 않고 죽음은 개인을 찾아온다. 일례로 말하면 이 건희 전 삼성회장이 평범한 수명도 제대로 못 채우고 긴 환우 중에 그 많은 재산을 남기고 갔다.

 

현 정부만 해도 방역만으로 정책만으로 코로나사태와 주택문제를 다 다루지 못한다. 세칭 명망가들은 자기 유튜브로 자신의 얼굴이나 자기 소리를 영원히 남기지 못한다. 모두의 눈길은 유한하고 외침이 길어지면 외면당한다.

 

젊은 시절 그 당시 세상의 부조리나 과거사의 부당함에 대항해 국가사회의 개혁에 투신한 운동가나 정치가라도 누구나 그의 선언이 유효한 시간의 종점에 다다르게 된다. 그런데도 그들은 자기 마이크나 자기 펜을 놓지 않으려 강변하고 왜곡한다.

 

나라의 정치현상이나 경제문제에 지금 그런 일들이 자꾸 얽히고 설친다. 공공이란 대저 무엇일까. 번영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살맛나는 세상이란 있을까, 사람과 생명은 어떻게 분리할까,

 

정말 최소한의 시간이라도 누구나 자기 내면의 질문에 들어가 보자. 먹 거리에 취하지 말고, 재미에 빠지지 말고, 탐욕에 지치지 말고, 남의 얘기나 보고 듣지 말고 나 자신과 가족 안으로 들어가자, 이제 사회 속에서만 나의 문제를 기대하지 말고, 국가시스템만을 기대지도 말고, 게다가 일부러 해보는 혼숙, 혼밥, 혼술이라면 그만하자. 이 코로나는 한 때의 사태나 일순간의 사건이 아닌 것 같다. 이건 빙하기처럼 새로운 환경이고 엄혹해지는 삶의 달라진 생존구조로 보인다.

 

주식에 투자하고 주택에 투자하는 일에도 이런 생각들이 찾아갔으면 좋겠다. 금융정책이나 경제시장은 항상 믿을 만한 것이 아니다. 세상이 평온할 때도 수시로 위기가 찾아왔다. 금융과 경제는 그냥 잘 깨지는 유리병 같고 늘 출렁이는 바다 같다.

 

그런데 개인들이 이에 조용히 빠지면 보이지 않는 대중과 같이 누군가의 뒤를 따른다. 사이버 세상은 더욱 그렇다. 그 곳에는 결과적 악의와 미필적 고의의 영향력의 마수도 무수히 많다. 가격그래프가 그중 하나이고, 재료나 정보라는 누군가의 주장과 뜬소문이 가장 나쁜 마수의 하나이다. 더 위험한 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투자시장에서 길러지는 거친 승부욕과 막 나가는 탐욕이다.

 

꼭 경제와 돈 문제는 가족들과 겸허한 마음으로 합리적으로 상의하고, 차익(gain)은 행운에서, 이익(profit)은 가능한 만큼만 건전하게 애써가며 벌고자 하자. 그래도 돈벌이는 실수와 실망이 시베리아 겨울처럼 길게 찾아온다. 그래서 자산이든 사업이든 투자에 자기 수입을 넘어 무리한 부채를 쓰면 더 어려울 땐 더 곤란해진다.

 

살아보면 현실인생의 대부분은 야속하지만 처음 주어진 값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이 든다. 그래서 누구나 자기 삶을 배움과 근면과 내핍으로 살면, 그래도 자녀들은 부모보다는 조금 나은 출발을 한다. 특히 수입보다 검소하고 지성적인 부모의 오늘은, 잘 배우기에 힘쓴 자녀의 내일을 조금은 도울 수 있다. 코로나는 이렇게 나와 가족을 돌아보게 한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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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2/28 [10:10]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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