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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초임계유체 증시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12/11 [06:45]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주식을 투자하는 일은 누구는 농사를 짓는 일과 같다고 하여 주식농부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마치 광맥을 찾는 일과 같다고 하여 주식광부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다 일리가 있는 말들이다.

 

어느 기업의 미래를 유망하게 보고 미리 주식을 사두고 오래 기다리는 마음은 마치 씨를 뿌리고 수확을 기다리는 농부의 입장과 흡사하다. 그런가 하면 이산 저산을 헤매다가 어느 곳에서 대박이 나는 주식을 만나면 그 때의 기분은 광맥을 찾은 광부의 벅찬 심정을 대변한다. 실제로 자신을 주식농부라고 칭하며 주식성공담을 말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이제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새로운 산업 혁명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온 지구에 너무 큰 상처를 주고 있는 무서운 코로나감염병과 만나고 있다. 이 중 하나만 만나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일 텐데, 지금은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인류에게 들이닥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의 신흥선진국 수준에 막 진입한 이후에 당한 처지라 어느 정도 국가재정의 대응이 된다지만, 개도국이나 노쇠한 선진국이나 후진국들은 정말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을 터이다. 그래서 이 불가측한 시기의 주식투자를 하려면 주식농부도 주식광부도 모두 새로운 주식공부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을 한다.

 

주식시장은 유체(fluid)와 같은 곳이다. 유체란 액체와 기체가 함께 공존하는 초임계 치 물질의 상태를 말하는 것인데, 겉으로 보면 자칫 액체로 보이기도 하는 물질의 상태이다. 흔히 주식시장을 유동성이 좌우한다고 하고 흐름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증시는 유체처럼 많은 갖가지 외부의 응력을 받는다. 그런데 액체는 자유표면이 있어 자신의 형태를 용기에 맞게 지키려고 하지만, 기체는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날라 간다, 액체의 둥근 성질은 그래서 나온다. 마찬가지로 증시의 주가는 액체의 성격으로 보면 둥근 성질로 시장의 가치자유성을 전 방위로 지키면서도, 기체의 부문은 환경이 바뀌면 자주 날라 가 없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주가는 거품을 늘 걱정한다,

 

사실 2008년 이후 글로벌 증시는 외부의 유동성 공급에 의존하는 시장을 벗어나지 못해서 내재가치 면에서는 사실상 식물시장의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확히는 미국 연준의 유동성 공급 기대감의 여파로 이어가는 수동적인 화폐기반의 부수적인 가격거래시장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다시 코로나 팬데믹이 덮쳐서 이젠 아예 정부 정책에만 기대어 가려고 한다. 그래서 너나없이 어느 나라 증시나 정부재정과 화폐공급만 기다리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이후에 인간의 노력가치나 자원의 성능가치가 아니라 정부화폐의 힘으로 주가가 만들어지는 부분이 아주 많아지고 있다.

 

주가가 오를 때는 기체가 많이 생기기 쉬운 사업의 기업들이 시장흐름을 타면 주가는 유동성 공급보다 더 많이 단기간에 날라 간다, 예를 들면 아마존, 페이스 북, 노바티스 같은 기업들이다.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이나 제약의 신약개발은 그 절차와 과정은 담당 연구자들의 지식의 축적과 우연한 아이디어의 만남이다. 미국의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는 기업 중에서 뉴욕증시나 나스닥시장이나 상위 10위권의 거의 20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 기업은 주로 액체보다 기체의 성격이 강한 소프트웨어운영기업이나 제약개발기업들이다. 실물제조기술이나 하드웨어생산 기업들은 상위 20위권에 겨우 소수가 들어갈 정도이다. 이런 점은 여전히 제조기술사업의 강국인 한국이나 독일이나 일본이나 대만 등과는 미국이 좀 사정이 다르다.

 

그래서 항상 글로벌 주식투자는 조심해야 한다. 한반도에 앉아서 모바일로 만나는 글로벌 정보나 주가나 환율그래프가 전부가 아니라, 나라마다 경제의 구조가 다르고 산업구성이 다르고 투자자들의 성향도 다르다.

 

미국은 앞으로 유동성을 관리하는 금융통화당국의 금리정책 변화가 나오면 급속히 거품이 꺼질 수 있는 여지가 우리나라나 일본보다 아주 크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주가 등락의 폭이 자유로운 나라여서 투매와 폭등을 손바닥 뒤집듯이 한다. 이 점은 오래 동안 주가등락의 일정한 가격제한 폭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이 잘 고려해야 한다.

 

본디 유체의 성질을 갖는 주식시장은 4차 산업혁명의 본격적인 추진이 전개되면서 시장가격에서 액체보다 기체의 부분이 더 커질 수 있음이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이자 기대감으로 동시에 작용한다. 그래서 주식시장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대금결제 소프트웨어업체인 페이팔로 큰돈을 번 일론 머스크는 후일 그 돈으로 물질생산으로 구성된 전기차나 우주선을 열심히 만들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에 놀라서 유형사업의 보잉을 팔고 무형사업의 네플렉스를 산다. 이러는 사이에 우주도전에 관심이 큰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라면 조용히 보잉항공사의 주식을 사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워렌 버핏이 이 코로나 와중에 곡물무역과 광산개발 사업을 많이 하는 일본 이토츄상사의 주식을 꽤 많이 샀다.

 

주가가 오를 때는 기체 부분이 초과이익의 기대감이 되지만, 주가가 내릴 때는 초과손실의 거품이 된다. 이처럼 초임계유체(supercritical fluid) 장세에서는 항상 액체와 기체의 두 가지가 미묘하게 공존하지만 투자자로선 그 구분이 어렵다. 코로나 이후 글로벌증시가 그렇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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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2/11 [06:45]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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