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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주문과 배달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12/02 [07:06]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인류에게 전기를 선사한 에디슨은 110년 전 자신이 세운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을 그 당시 돈을 대주던 모건에게 빼앗기고 회사를 떠났다. 모건은 회사 이름에서 아예 에디슨도 없애 버렸다. 그게 오늘의 GE다.

 

우리가 쓰는 전화기를 만든 벨도 자신의 회사가 후일 여러 회사를 떠돌아다니고 있는지 까맣게 모른 채 세상을 떠났고, 벨이 만든 회사는 100년 가까이 여기저기 천덕꾸러기로 더부살이와 계열회사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100년 동안 유일하게 미국의 100대 기업을 지키고 있던 GE도 2020년 연말 현재 시가총액만 놓고 보면 과거 어디에서 왔는지 기업의 근본도 모르는 신생 레스토랑 예약회사인 부킹 홀딩스의 시가총액과 비슷하고, 여기저기 동네에서 거리에서 커피를 파는 스타벅스를 사려면 GE만한 회사를 두개나 팔아야 한다. 그러나 원래 책을 주문하고 배달하던 인터넷 서점회사인 아마존을 사려면 GE만한 기업을 20개 가까이나 팔아야 한다.

 

미국 근대산업을 이끈 자동차산업의 원조인 포드가 만든 포드모터는 사람들의 빈 자동차만 골라서 탈만한 사람에게 연결해주는 우버라는 몇 년 되지도 않은 길거리배차회사를 사려면 포드 같은 거대한 자동차 생산기업을 3개나 팔아야 하고, 심지어 미국공업의 자존심이자 대표작인 세계적인 자동차회사 GM을 팔아도 배차주문을 처리하는 우버 하나를 살수가 없다.

 

지구의 커피농장을 다 팔아도 스타벅스를 살 수가 없고, 세상의 자동차생산 기업을 다 팔아도 곧 주문배달용 자동차까지도 자기가 주문해서 만든다는 아마존을 살 수가 없다. 하긴 온 세상의 전화국이나 우체국을 다 팔아도 디지털 개인우체국격인 페이스 북 하나를 살 수가 없다.

 

참으로 놀라운 세상이지만 그러나 역사를 보면 그들 역시 그리 오래갈 일은 아닌 것 같다. 해도 저녁이 있고 달이 차면 기운다. 이들도 언젠가 GE가 되고 벨이 된다.

 

역사를 관통하여 보면 <돈으로 하는 투자와 사람이 하는 경영>은 항상 열광과 냉담 사이를 부질없이 오간다. 언제는 여기에 열광하고 언제는 또 한순간에 마음이 돌아선다, 그게 돈의 협량함이고, 인간의 허접함이다.

 

록펠러는 이걸 알았는지 철강과 철도사업으로 번 돈을 후손에게 재단으로 물려주어 오늘까지 후손들이 조상의 지혜 덕으로 기부자로 또 부자로 잘 지내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의 석유화학 제품생산 기업을 물려받아 아버지 보다 더 키우려 했던 이병철 삼성창업자의 차남이자 이재용부회장의 둘째 큰 아버지는 일찍이 파산했고 그 자녀들은 소식도 모른다. 오히려 법률가 집안이던 이재용부회장의 외가는 사돈의 미디어와 레저와 리테일 사업을 어쩌다 이어받아 보광그룹으로 성장했다. 인생 참 모른다.

 

지금부터 100년 전에는 미국의 증시가 온통 철도회사가 전부였다. 매일 서부로 남부로 철도노선이 새로이 나아가고, 철도역이 생기면 광야에 없던 역세권 도시가 생겨나고 그 지역의 황무지는 농장으로 변신하고 누구는 그 열차를 타고 먼 산으로 황금을 캐러가고 정치가는 새로운 주를 만들어 거버넌스의 재미를 음미한다. 한마디로 오늘날 미국을 따라가 보려고 아나로그 나라에 디지털 속도전을 하고 있는 중국을 능가하는 미국대륙의 “속도와 이동”의 시대가 있었다. 그 사이에 철도가 지나가면서 황무지가 농장으로 변한다고 서부와 남부의 개척자들에게 무조건 돈을 대주던 농업은행은 후일 다 파산했다. 철도회사 운명이 그 당시로선 벤처기업이나 다를 바 없었다.

 

다시 바이든이 당선되는 것을 계기로 미국과 전 세계의 주가가 더 오른다. 주가의 상승과 하락의 내용을 누가 정확히 알랴마는 아무리 보아도 민간소비를 도우려는 바이든의 정부에 대한 소비확대의 기대감인 것 같다.

 

바이든은 주로 이민자와 서민들의 지지를 많이 받아 정부를 맡게 되었고, 지지자중에는 지금 팬데믹의 상흔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려면 온통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당장 의료비 지출에도 생필품구입에도 심지어 일상생활 지출도 그들은 사람과의 거리가 막히면서 이제 지갑에 돈이 없다, 정부는 이들에게 얼마라도 돈을 주어야 한다. 이건 코로나 이후 세계 여느 정부나 대개 처지는 마찬가지이다.

 

사정이 이러고 보니 가뜩이나 정보기술이 디지털 인지과학으로 심화되는 시기에 격리와 거리두기가 등장하자 고기가 물을 만난 듯이 인터넷 주문과 모바일 배달회사들이 정말 제철을 만났다.

 

그러다 보니 이들의 주가만 눈부시게 오르고, 정작 인간의 삶을 실제로 채워주는 식량이나 물품이나 원재료의 가치와 효능에는 아예 투자시장에서 쳐다보지도 않는다.

 

긴 세월 첨단소재와 과학재료 개발의 선봉에 있는 듀폰을 3-4개나 팔아야 햄버거 가게회사인 맥도널드를 살 수가 있다. 그저 오로지 사람의 몸과 입과 기분으로 들어가는 감각소비의 주문과 배달의 세상이다.

 

이러다 보니 웬만한 사람은 늘 누군가의 창의력을 감상하고, 늘 누군가의 제품을 소비하고, 어딘가에 감정을 배출하고, 포장지나 버리는 일이나 하는 단순하고 기능적인 일생구매만 하는 소비아바타가 될 런지도 모른다.

 

지금 주문을 맡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운영체계와 앱과 서버와 반도체기업과 배달용 전기차와 드론 등에다 신형 모빌리티 기업 등의 주가를 다 더하면 지구에서 거래되는 상장기업 전체가치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그저 투자자들은 목전의 인기투표에 여념이 없다.

 

한마디로 기업 내재가치의 본질이자 주주 수익권리의 원천인 상품의 효용증대와 개발가치와 지속기대감과 품질향상 등의 주식가치 탐구는 아예 뒷전이다.

 

그러나 이런 세상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역사 속에서 그 많던 뉴욕증시의 철도회사 주식과 철도역 플랫폼 주변마을과 허허벌판의 OK목장의 몰락이 말해준다.

 

그래서 지금이 <주문과 배달의 가치가 절정을 치닫고 있음>을 주목해야 하면서도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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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2/02 [07:06]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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