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 지난 21일일(목) 서울연구원 2층 대회의실에서 도시인문학 강의가 있었다. 서울연구원·서울인재개발원·서울도서관이 주최한 것이었다. 금년 들어 지난 4월 28일(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것이었다. ‘숲속인문학’이라는 별명도 있는 이 강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인문적 가치를 배울 수 있다. 더불어 시민의 생활양식을 학습하고 삶의 질을 사유할 수 있다. 철학, 과학, 미학, 문학, 역사 등 여러 분야에서.
첫 번째 강의는 김경집(전 가톨릭대) 박사가 담당했다. 우면산 서울인재개발원 숲속강의실에서. 김 박사는 사람은 늘 내가 주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질문하는 주인이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고 어떤 문제든 사람 문제로 환원해, 공유하고 융합하라고 했다. 융합은 죽은 지식도 재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제 두 번째 강의는 강신주(‘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의 저자) 박사가 했다. 강 박사 역시 내 인생의 ‘주인’이 되라고 했다. ‘화두’, ‘백척간두진일보’, ‘염화시중’, ‘무문관’, ‘수처작주입처개진’ 들을 설명하면서.
화두(話頭)
‘화두(話頭)’는 불교에서 나온 말이다. 즉, 참선(參禪)수행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참선하며 진리를 찾는 문제를 뜻하는 용어이다. 강 박사는 주인으로 사는 사람은 화두를 풀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손님으로 사는 사람은 그것을 풀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백 척이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이르러 또 한걸음 더 나아간다는 뜻이다. 백척간두, 강 박사는 그곳까지는 누구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진일보, 그런데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더 내디디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외로워진다고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떨어져 죽을 것 같지만 더 크게 살아나게 된다는 것이었다. 즉, 두려움을 무릅쓰고 목숨을 걸 때 비로소 살 길이 열린다는 의미였다.
과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싸우지 않는다고 했다.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가 보았기 때문에.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은 싸우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자기 길을 가지 않는 사람은 싸운다는 것이었다.
염화시중(拈華示衆)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 ‘가섭’의 미소를 언급하며 권력과 싸우는 사람은 웃으면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누군가에게 쫄지 않을 때 의미가 보인다고 했다. 내가 주인이 아닌 손님이 되는 순간 세계를 향유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무문관(無門關)
‘무문관(無門關)’, 문이 없는데 어떻게 들어가? 문을 찾는 사람은 문이 없기 때문에 못 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나 문을 안 찾는 사람은 ‘획!’하고 걸어 들어간다고 했다. 완전한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어른들은 “책상 위에 앉지 마라!”라고 한다고 했다. 앉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앉지 말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왜 앉으면 안 돼?’ 전인미답, 백척간두진일보를 생각게 했다.
수처작주입처개진(隨處作主立處皆眞)
당나라 선승 임제선사의 ‘수처작주입처개진(隨處作主立處皆眞)’, 글자 그대로의 뜻은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자신이 서 있는 곳이 모두 참되다’이다. 집착, 어떤 관념에 사로잡히면 자기가 주인으로 살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삶의 조건과 환경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인생의 주인으로서 주체적인 삶을 살라는 의미이다.
<저작권자 ⓒ 한국인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