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백승렬]
‘아침이슬’의 원작자이자,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가 2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지병인 위암 증세 악화로 전날 세상을 떠났다.
김민기는 1970~80년대 ‘아침이슬’ ‘상록수’ 등의 곡으로 한국 청년 문화를 이끈 ‘포크계의 대부’다. 그는 1951년 전북 익산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으며, 1969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했지만 가수의 길을 걸었다.
1970년 그의 상징과도 같은 곡 ‘아침이슬’을 작곡하면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처음 건전가요로 지정된 ‘아침이슬’은 2년 만에 유신 정권 하에서 금지곡으로 지정됐고, 김민기 역시 탄압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상록수’, 노래극 ‘공장의 불빛’ 등을 만들며 시대를 상징하는 가수로 거듭났다.
이후 1990년대부터는 공연 연출가로서 인생 2막을 펼쳤다. 그는 1991년 문화예술계와 대학로 공연문화의 상징이 된 소극장 학전과 극단 학전을 세웠다. 초기에는 아이돌 문화가 급속 확산하면서 설 곳이 사라진 가수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며 오늘날 인디밴드 공연문화의 기틀을 만들었다.
동물원, 유재하, 나윤선 등이 학전을 거쳤고, 고(故) 김광석은 1991∼1995년 매년 라이브 콘서트를 열었다. 극장 입구에는 김광석을 추모하고자 세워진 ‘김광석 노래비’가 1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어 1994년에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초연하면서 국내 창작뮤지컬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하철 1호선’은 2023년까지 8천회 이상 공연을 올리며 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아울러 그는 뮤지컬 ‘의형제’(2000), ‘개똥이’(2006)와 어린이극 ‘우리는 친구다’(2004), ‘고추장 떡볶이’(2008) 등을 연출, 대학로 공연 문화를 이끌었으며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조승우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24일 오전 8시 발인 예정이다. 조의금과 조화는 고인의 뜻에 따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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