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아프가니스탄 국민 보호 위해 탈출 기한 연장해야”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21/08/31 [11:16]

▲ 세계최대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 로고

 

[한국인권신문=백종관 기자] 

 

세계 최대의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가 탈레반에게 보복 당할 위험이 큰 수천 명의 아프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8월 31일로 예정된 탈출 기한의 연장을 탈레반과 국제사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철군을 연기하라는 국제사회의 요청에도 미군 전 부대를 8월 31일에 철수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내 인권침해 사례 관련 보고가 증가하고 탈레반 정권이 자행할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제앰네스티 조사단의 현지 조사 결과, 지난달 가즈니 지역에서 하자라족 남성 9명이 탈레반에 고문을 당하고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 6명은 총살을 당했고 3명은 고문당해 숨졌으며, 그 중 1명은 자신의 스카프로 교살됐다.

 

이어 탈레반은 인기 코미디언 나자르 모하마드(Nazar Mohammed)를 납치해 고문한 뒤 살해했다. 또 지난 8월 25일 카불에서는 탈레반이 수색을 통해 인권옹호자와 언론인을 찾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8월 26일에는 안전을 찾기 위해 수천 명이 모여 있던 카불 공항에서 끔찍한 폭발도 있었다.

 

또한 앞서 카불을 점령한 첫 주에 탈레반은 샤리아법에 따라 여성 인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며칠 만에 여성 기자들에게 출근 금지를 통보했다.

 

이외에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날(Afghanistan Day)’에 국기를 흔들었던 아프간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해산하기도 했다. 잘랄라바드에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다친 것을 고려하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 국제앰네스티 아녜스 칼라마르 사무총장  (국제엠네스티/제공)

 

이에 국제앰네스티 아녜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탈레반의 보복을 우려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들을 저버리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배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칼라마르 총장은 “국제사회는 탈출 기한을 연장하고,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떠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는 가장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게 하고, 비자 요건을 유예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앰네스티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진행 중인 국제법상의 범죄와 인권침해의 증거를 기록 및 수집하고 보존할 권한이 있는 독립적인 유엔 메커니즘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유엔 회원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시급히 채택하여, 국제인권법을 존중하는 것과 인권옹호자, 언론인, 여성 지도자 등 보복 당할 위험이 큰 사람들의 보호를 보장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아프간 난민의 강제 귀환 및 송환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윤지현 사무처장은 “모든 사람은 박해를 피해 다른 나라에서 비호를 구하거나 비호를 받을 수 있다. 난민과 이주민을 보호하고 도울 역할은 국제인권법상 우리 모두에게 있다”며, “대한민국은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이다. 한국정부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긴급 결의안 채택을 지지하고,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도와줄 방법을 계속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종관 기자 jkbaek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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