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권신문= 차은선 문화부 수석] 생존법을 알고 기회를 파고드는 ‘남예종'을 주목한다 ‘죽으라고 한 우물만 파라’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모두가 똑같은 공법으로 해방 이후 반세기가 넘게 한 구멍만을 파다보니 더는 팔 곳이 없다. 지하수 개발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예술대학 강사법이다. 애초 강사들을 위해 출발한 법(法)이었지만, 대량해고로 이어졌다. 안한 만도 못한 악법(惡法)이란 원성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아까운 청춘, 투쟁만 할 순 없고 새 길을 찾아야 한다. 정말 힘든 게 주변의 시선(視線)이다. 힘든 게 내 안의 사람들, 가족들이다.
어처구니가 없다. 진리(眞理)를 가르치는 학문의 전당이, 편법의 달인이 되어, 개선책보다 자기 살 궁리만 하다니!. 예술가들을 이토록 핍박하고 궁지로 몰다니, 이게 대학인가? 그러나 저출산에 대학도 큰 덩치를 유지하려니 고육지책이다. 투쟁만 해선 답이 나오지 않고 궁리가 필요하다. 아직 빨대가 꽂혀 있지 않은 가나안 복지의 땅은 없을까. 쿼바디스 도미네 (Quo Vadis Domine)? 위기일수록 지혜로, 선지자의 눈이 필요하다.
우리끼리만 알면서 묵인되었던 그 치렁치렁한 교수스럽게 보이려한 겸임교수, 대우교수, 특임교수 등의 각종 액세서리들을 이젠 세상이 다 알아버렸다. 유학 안가기도 그렇고, 솔직히 비행기 타고 돌아오는 게 더 두렵다고 한다. 많은 교수들에게 설문한 결과, 기술력은 우리가 최고이니까 , 학력 계급장 떼는 사회로 가는 이 길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과거의 관습을 버리고, 블루오션을 만들면 희망이다. 이제 이태리도, 러시아도, 유럽도 좋은 교수들 거의 세상 떠나고 없다는 것. 우리가 배워 온 원천 기술이 최고란다. 그래서 유학 없이도 차이코프스키 콩쿨 및 국제 콩쿠르 다 따는 세상이지 않은가. 박사 따느라 세월 보내고 돈 다 쓰고 뭘 할 것인가
설상가상, 왜 ‘박사’를 하려하느냐? 이해 못하겠다는 지도 교수의 만류를 뿌리치고 따왔는데, 콩쿨도 3~5개나 땄는데, 박사 따느라 보낸 세월, 피 같은 유학자금, 결혼도 못하고, 장가도 못가고,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연속 하락의 폭락 장세라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천운으로 강사가 되었다고 하자. 3년 후에 또 그 전쟁을... 끔찍하다. 먹고 살면서 연주 여행 다니며 랄라 룰루~ 유랑의 음악가 시대를 만들 수는 없을까. 선택은 자유다. 강한 용기와 현명한 지혜가 없다면 땅은 생존을 허락하지 않는다. 시간을 되돌려 반추해 보자. 내가 처음 피아노에 손을 대면서, 새로 산 피아노 아래에서 잠을 자며 꾸었던 그 황홀한 꿈,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처럼, 백혜선처럼, 아니 나에게 예술적 영감과 판타지를 주었던 수많은 위대한 피아니스트와 작품들. 죽어도 나는 그 길을 따라가리라.
그런데 쇼팽은 조성진이면 끝~ . 피아노의 문제만이 아니다. 유럽 극장무대에서의 오페라 주역도 한국에선 살 수가 없다. 표 팔리는 것, 손에 꼽을 몇 사람, 상품은 모두 외국 아티스트 몫이지 않은가. 솔직히 내가 청중이라도 내 연주 표사서 오고 싶은가? 꿈 깨고 정신 차려, 생존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니까 더 이상 구멍 팔 곳이 없는 곳에다 기운 빼지 말고 그래도 힘 있을 때 자기 개척에 나서라는 것이다. 어찌해야 하나? 투자를 자기에게 돌려라. 대학 제출용 팜플렛 만들기 귀국 발표회 같은 것 하지 말고, 그 투자를 오직 자기에게 써야 한다. 그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 공짜 레슨으론 성공하기 힘들다. 자기 돈, 자기가 투자해야 눈에 불이 켜지고, 그래서 뿌리 근력이 생긴다.
청년 일자리 창출 때문에 ‘남예종’이란 학교를 처음 가봤다. 차은선 대표와 만났다. 생존법을 가르치고 길을 열어 줄 것이라니. 유학 안가고도 밥 먹고 사는 대학을 만들겠다니, 눈이 번쩍 뜨인다. JTBC 드라마에도 나왔듯이 SKY(스카이) 대학의 오래된 성(城)이 무너지고 있다. 아, 옛날이여~ 유행가 곡조가 아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아니, 우리 대학이 어때서~! 이러다가 남예종이 1등 하는 거 아녀?
2018년 대학입학정원이 49만 7218명, 내년은 47만 9376명으로 미달이고, 2024년엔 37만3470명으로 곤두박질친다는 발표다. 저출산으로 문을 닫는 대학이 줄을 잇고, 그래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라는 신문 기사가 떴다. 누구 탓 할 상황이 아니란 것이다.
신발끈 조여 매고 학생들 취업을 위해 뛰는 학교가 남예종이라니, 필자가 주목하는 이유다. 우선 국내 최초(아니 사실상 세계 최초가 아닐까?)로 트롯을 전공하는 전문학교가 된다. 요즘 트롯이 대세이고 특히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세미 트롯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이다. 이럴 때 트롯을 제대로 가르쳐 스타를 만들겠다니, 그 발상 자체가 대단하다. 근엄한 일반 대학교 같으면 엄두도 못 낼 사건을 남예종은 척척 벌인다.
바로 이게 ‘예술전문학교’다. 괜히 폼 잡고 예술입네 박사네 할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실제 먹고 살 길을 열어주는 학교가 진짜 학교다. 대학의 생존법을 하는 학교가 바로 남예종이다, 주목하라! 차은선 문화부 수석 cha52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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