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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수첩] 40대 조선족, 충북 진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5/01/11 [14:44]

 

 

 

[한국인권신문=한국외국인인권보호법률위원회 이광종] 지난 5일(월) 오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교통사고로 조선족 지인이 사망했다며 사고처리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유족의 부탁으로, 도움받을 곳을 찾던 중 누군가 내 연락처를 알려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족에게 내 연락처를 알려주고 직접 통화해주길 원했다.

 

최근 개인적인 일로 정황이 없던 터였지만, 사망사건인 만큼 거절할 수가 없었다. 일단, 승낙했다.

 

그날 저녁 사망자의 친누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남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급히 중국에서 왔다며 현재 안산에서 임시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날 안산으로 내려가서 유족을 만났다. 40대 중후반으로 보였던 그녀는 우리말이 약간 서툴었지만, 사용하는 어휘 수준으로 미뤄 꽤 배움이 있는 여성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성격이 차분하고 침착했다. 하지만 사고 상황을 설명하면서는 중간중간 목멘 소리를 냈다. 하늘로 간 동생이 생각나는 모양이었다.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사고내역은 이렇다.

 

 

고인은 조선족 남성으로 올해 나이 43세.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지는 4년이 됐다. 한국에서 납땜 일을 해왔다.

 

지난해 12월 22일(월) 저녁 9시경, 충북 진천군 진천읍 생거진천로 17번 국도. 그날은 영하의 추운 날씨였다. 그리고 그곳엔 눈이 내렸다.

 

고인은 사고 지점 국도에 보행자도로에서 걷고 있었다. 고인은 가해 차량과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었고, 달리던 차량의 오른쪽(조수석)에 부딪혀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사고 당시 가해차량의 운전자는 고인을 보지 못했고, 느낌이 이상해서 차에서 내려서 오던 길로 걸어가 보니 고인이 쓰러져 있었다.

 

고인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병원은 고인의 사망원인을 ‘외상성뇌출혈’로 추정했다.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괴어 있었다. 일단, 그녀를 위로했다. 그리고 이후 수습절차와 합의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설명을 마치자 그녀는 “고맙다”며 “이렇게 자세히 설명해 준 사람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명함을 잔뜩 꺼내 보였다. 변호사, 보험사 직원들의 명함이었다.

 

그녀는 사고처리와 관련해 이미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다고 했다. 그런데 다들 준비해간 서류를 복사하더니 수임계약서 쓰길 권유했다고 했다. 별다른 설명도 없었고 수임료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늘어놓더라며 약간은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

 

그녀는 고인의 유일한 유족이었고, 동생의 사망 이후 수습절차에 대해 이곳저곳 문의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한국에 있는 지인의 소개로 나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녀는 내게 아는 변호사나 손해보험사를 소개해 달라고 했다. 내가 소개한 사람이면 믿고 맡길 수 있겠다고 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이번 사건은 크게 다툼이 없는 사건이라고 판단돼 자동차손해보험사정사를 소개해 주기로 했다. 지난해 다른 사건으로 알게 된 사정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을 부탁했다. 조선족 분이니 이해하기 쉽게 여러 번 반복해서 설명해 주라는 신신당부의 말도 덧붙였다.

 

다음 날 오전 고인의 누나는 내가 소개해준 사정사와 만나 사건을 의뢰하고, 그날 오후에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갔다.

 

그녀는 중국으로 가던 날 내게 전화해 “좋은 분을 알게 돼 안심하고 중국으로 갈 수 있게 됐다. 한국에 다시 올 때 꼭 찾아뵙겠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더 많은 보상금을 받아주겠다고 떠들 던 사람들을 제치고 그녀가 나를 더 신뢰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먼 한국 땅에서 동생을 영원히 떠나보내고 슬퍼하는 조선족 누나에게는 수천만 금의 보상금보다는 위로의 말 한마디가 더 필요했던 것이다.

 

‘믿음과 신뢰’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에서 비롯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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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1/11 [14:44]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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