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스톨 라이프를 막자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20/03/05 [17:51]

 

 

[한국인권신문=엄길청]

 

영어에 스톨(stall)이란 단어가 있다. 이 단어의 의미 중에 하나는 “칸막이에 갇히다”라는 말이 있고 또 하나는 “성장이 멈추다”라는 말이 있다. 매슈 올슨과 데릭 반 베버는 스톨 포인트(stall point)라는 공동의 저서를 통해 기업이 커지면서 내외적인 자기 도그마(dogma)에 갇히고 그로인해 성장이 멈추는 요인을 분석한 바가 있다.

 

이제 2020년 3월의 한국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한반도 습격으로 100개나 넘는 나라로부터 우리 국민들의 입출국을 제한받고 있고, 세계 곳곳에서 국가의 도움도 없이 격리된 국민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감염의 사회적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료계나 정부에서 권고하는 실정이다, 물론 감염 당사자들은 모두 혼자 외롭게 고통 속에 격리되어 있다.

 

누구나 어디든지 갇히면 멈추는 사례는 북한의 경제현실이나,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집단감염 사태의 한곳인 모 종교단체의 비현실적인 공동체 삶이 잘 보여준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정부와 국민들의 합심노력으로 잘 수습이 되더라도 이제 막 3만 달러의 고지에 오른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더욱 저지하는 중대한 한계점이 될 가능성을 미리 생각해본다.

 

우리가 이만큼 잘 사는 나라가 된 것은 서로 분리하지 않고 규모가 하나로 뭉치고 또는 여럿이 연결되면서 범위를 넓혀 와서 그렇다, 그렇지만 많은 성장한계의 상황은 내부적으로 이처럼 덩치가 커지고 행동반경이 넓어지면서 그 안에서 발생한다고 여러 연구들이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다 이러한 성장 한계의 중대한 외부요인으로는 지정학적 사건을 들게 된다.  

 

2020년 연초에 우리나라가 당한 가공할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의 그림자는 이런 문제들이 모두 복합적으로 담겨 발생한 사건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씀씀이가 커지고, 행동반경이 넓어지면서 이제는 중국내륙과 어디라도 무시로 연결이 되어있고, 또 그중에서도 집단적 신앙생활의 밀착전파 요건이 겹치면서 우한 발 코로나바이러스는 삽시간에 한국의 조용한 내륙지방인 대구와 경북을 한 순간에 글로벌고통 속으로, 또 다른 지역분리의 칸막이로 밀어 넣었다. 이제 이런 사건은 앞으로도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누구라도 언제든지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 일이 지나고 나면 우리나라와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생활상이나 경제사정은 이전과 같지는 못할 것이다. 이미 그 지역은 물리적으로 지정학적으로 확연히 갇히는 것의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일로 국가가 경제성장 잠재력을 회복하고 해당지역이 다시 삶의 활기를 찾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준비와 대책은 지금부터 시뮬레이션으로 작동되고 있어야 한다,

 

경영학에서는 성장이 멈춘 스톨 포인트에 다 달은 기업에게 가장 먼저 주문하는 것은 속도의 개선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동과 통합과 혁신의 속도를 높이라는 것이다.

 

여전히 공산당이 집권하는 까닭에 사회혁신의 속도가 느린 중국이 이번 일을 극복하고 다시 경제 활력 찾기를 해결하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륙의 지정학적 보수성을 가진 대구경북도 정말 주민들이 이 고비를 잘 넘기고 나서 투철한 혁신정신으로 다시 경제회복 속도를 높이는 일에 동참해야 하고 국가는 전력을 다해 지원해 주고 국민들이 적극 도와야 한다.

 

미국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가 아직 본격적인 미국상륙 시점이 아닌데도 2020년 3월2일 통상 보수적인 인물로 여겨지는 파웰 연준(FRB)의장이 전격적으로 그것도 만장일치로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이끌어 냈다. 이것이 스톨을 깨는 혁신리더십이다. 미국 지도부 그들은 지금의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내외에 강력히 밝힌 것이다.

 

미국정치인들이 뒤엉켜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곳곳에서 지명전이 한창인 미국은, 이렇게 국가시스템들이 각각의 자리에서 서서히 대서양을 건너 미국을 찾아오는 감염의 스톨 포인트를 방어하기 위해 민첩하게 움직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스템적인 국가운영이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실제로 감염의 현실경제 피해가 현저히 작동하는 한국에서 열린 2020년 2월말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여러 가지 국내정서를 살피는 과정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관료적 태도를 보여 또 한 번의 실망을 금치 않을 수가 없다. 미 연준이 전격 금리를 내리고 나서야 부랴부랴 임시 금통위가 소집되었다.

지금 총리가 대구경북에 내려가 현장을 돌보고 행정기구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앞으로 우리가 아는 우리의 전형적인 행정력이 얼마나 경제혁신과 경제회복 속도를 살려서 이 사태의 경제성장 정지의 피해를 이겨낼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므로 기업이나 국민 각자가 이제 3월을 고비로 정점을 치닫는 감염의 공포를 심리적으로 이겨내면서 저마다의 생활의 혁신과 삶의 생산성 속도를 높이는 준비태세가 필요하다. 특히 나이가 드신 시니어 국민들의 생활속도나 삶의 혁신에 대한 주문은 더욱 긴요하다.

 

그렇지 않아도 나이가 들면 서서히 주변으로부터 격리 아닌 격리가 시작이 된다. 심지어 가족으로부터도 심정적인 거리나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누구나 눈 앞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짐을 인지상정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을 덮친 코로나바이러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나이든 시니어들을 사회적으로 멀어지게 만드는 대 사건으로 보인다. 자칫하면 한국의 시니어들은 집단적인 사회적 스톨 포인트를 맞은 것인지도 모른다.

변화에 대한 대응이 쉽지는 않지만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일도 많다. 우선 시니어들은 점점 가상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는 것을 잘 대처해야 하고, 글로벌 경제활동에 원거리에서도 참여하려는 의지와 시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디지털 생활환경에 익숙해야 하고, 부동산이나 돈이나 경력이나 인맥 등 자신이 과거에 이루어 놓은 재정적 사회적 포지션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것은 다 시스템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정부는 지금 노약자들의 건강관리와 함께 디지털 대응력을 높이는 정책에 더욱 예산과 정력을 투입하길 권한다.

 

특히 아직도 노후가 긴 50대 60대의 시니어들은 이번 일로 점점 나라운영이나 개인의 삶이 지정학적인 인간관계적 삶에서 디지털글로벌적인 생활운영시스템으로 이행하는 세상을 정말 잘 따라가야 한다. 아니면 여기서 인생성장이 멈추게 된다. 바로 그 지점이 50대 60대 시니어들의 스톨 라이프(stall life)가 될 수도 있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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