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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다칼럼 533>‘무조건 장수’보다, ‘잘 죽는 게’ 福(복)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01/14 [09:22]

 

 

[한국인권신문=배재탁]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나라 어느 시대나 장수는 모든 사람의 염원이다.

우리나라에서 5복(五福) 중 첫 번째가 壽(수)다. 효 사상이 짙은 우리나라에선 예로부터 부모님들이 오래오래 사시길 기원했고, 본인 역시 원했다.

    

한편 얼마 전 사람의 신체적 수명이 39세 정도라는 보도가 있었다. 신체적 수명은 평균연령과 다른 개념으로, 애초에 만들어지기를 39세 살도록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오랑우탄 등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러나 식생활의 변화와 의학과 기술의 발달 등으로 그보다 오래 살게 됐다고 한다. 운동선수들이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대부분 30대에 은퇴하는 걸 보면 맞는 것 같다.

즉 40세 이상 사는 것은 동물이 아닌 인간으로 태어난 덕에, 보너스 삶을 산다고 보면 된다. 이는 약 100여 년 이전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연령이 이와 비슷했는데, 당시 환갑이면 장수에 속하므로 축하 받고 잔치를 벌일 만 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예 환갑잔치란 단어가 사실상 없어졌다.

100세 시대에 환갑 나이엔 경로당도 못가는 신세가 되었다. 필자 역시 환갑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나, 환갑이란 데 대해 별 의미를 못 느낀다. 80세쯤 되어야 옛날 환갑 정도 될까?

    

그런데 ‘무조건’ 오래 살면 행복할까?

최근 중앙일보가 일본 ‘노노부양 살인 사건’ 하나를 소개했다.

요약하면 일본 한 지역에서 ‘효부’라고 소문났던 다정하고 성실한 71세 며느리가 90대 시부모와 70대 남편 등 세 사람을 목 졸라 살해한 사건이다. 평소 시부모로부터 ‘효부’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받았던 며느리는, 10년 이상 혼자 세 사람을 다중부양하는, 너무나 힘든 고생을 하다가 결국 범행을 저질렀다. 90대 시부모는 거동이 아예 불가능해 식사조차 힘겨워 매번 유동식을 준비해야 했고 대소변도 받아냈으며, 남편 역시 뇌경색을 앓아 몸이 불편한 상황이었다.

정말 얼마나 고생이 심했을지, 며느리 입장이 한편으론 이해가 간다.

문제는 이런 사건이 일본에선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로 유사한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그나마 요즘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신세지기 싫어하고 같이 살려 하지 않으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사람의 생명이란 게 본인이 죽고 싶다고 해서 죽어지는 것도 아니므로, 위의 사례처럼 몸이 불편한데 오래 산 시부모와 남편을 탓할 수는 없다. 그렇다 해도 건강이 뒷받침 되지 않는 장수는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에게 고통이다. 그러니 필자만 해도 나이가 먹을수록 ‘잘 살아야 겠다’도 중요하지만, ‘잘 죽어야 겠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든다.

    

이참에 필자도 타인에게 폐 끼치기 전에 조용히 떠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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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14 [09:22]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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