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다칼럼 474>자사고와 외고 폐지엔 찬성하지만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10/18 [09:36]

 

 

[한국인권신문=배재탁] 

17일 tbs 'TV민생연구소'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이 검토하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특목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에 국민 54%가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대 의견은 36.4%였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찬성 40.9%, 반대 42.5%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자사고 특목고 폐지에 대체로 찬성하지만,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입시로 들어간 노령층에선 반대의견이 우세했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에 적극 찬성한다. 자사고나 외고가 있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어고등학교는 1984년도에 외국어 인재를 키운다는 목적으로 개교했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엔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한 시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굳이 외국어를 전공을 하지 않아도, 필수가 된 세상이다. 대학에서 영문과 등 외국어과의 인기가 크게 떨어진 것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이젠 외고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자사고는 더 심하다.   

처음엔 2001년 자립형사립고로 출발하면서 처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다양한 교육수요를 수용하겠다며 2010년 자율형사립고를 도입하면서, 기존의 자립형사립고에 추가로 수십 개의 자율형사립고를 인가했다. 그러나 대부분 자율형사립고는 애초 기대했던 특성화된 교육은 없고, 그냥 등록금 비싼 학교가 되어 버렸다.

    

거꾸로 대부분의 일반고 분위기는 엉망이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잠만 자고, 교사들은 “학원에서 다 배웠지?”하면서 수업에 열의가 없다. 심지어 (특히 문과의 경우) 교사들은 학생들을 ‘외고나 자사고에 못 가서 온’ 루저 취급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귀족학교처럼 변질된 자사고나 외고보다, 이런 저런 학생들이 모두 어울리는 일반고가 사회 전체로 볼 때 더 적합하다고 본다.

    

외고와 자립고에 ‘공부 좀 하는’ 학생들이 몰린 가장 큰 이유가 학습 환경과 학생들의 수준이다.

어떤 부모든, 특히 ‘공부 좀 하는’ 자식을 둔 부모들은 자식이 좋은 학습 환경에서 좋은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고 공부하게 하고 싶다. 그렇게 ‘공부 좀 하는’ 학생들이 외고나 자사고로 대부분 빠져나가다 보니 일반고의 학습 분위기가 엉망이고, ‘공부에 취미가 없는’ 학생들만 남아 있다면 부모는 자식을 일반고에 보내는 게 고민스러울 것이다.

    

따라서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에는 한 가지 전제가 따라야 한다.

무조건 전환 이전에 학교와 교사 모두, 소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외고와 자사고가 생기기 전처럼,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들이 같이 어울리되, 각자의 장점을 살리도록 지도해야 한다.

    

어찌 보면 수십년 만의 통합이므로 부작용의 최소화가 절실하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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