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다칼럼 467>‘살인의 추억’의 ‘악마를 보았다’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10/04 [09:45]

 

 

[한국인권신문=배재탁]

이춘재가 결국 화성연쇄살인을 자백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소재가 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지난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 사이 에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이다. 당시 동원된 경찰 연인원만 205만 여명으로 단일사건 중 가장 많았고, 수사대상자 2만 1,000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경찰은 그 당시엔 밝혀내지 못했었지만 보관하고 있던 증거를 일부 사건의 DNA 대조해 이춘재가 범인임을 확인했고, 결국 자백을 받아 내는데 성공했다. 최고의 프로파일러들이 동원되고 증거를 들이 밀자 "언젠가는 이런 날이 와 내가 한 짓이 드러날 줄 알았다"며 술술 자백했다고 한다. 더 놀라운 점은 경찰이 파악한 9건의 사건과 함께 5건의 추가 범행도 자신의 소행이며, 성폭행만 30여건이라고 자백한 점이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살인이나 성폭행을 했단다.

    

이춘재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우리는 ‘악마’의 얼굴이 어떤지도 알게 되었다.

이춘재의 어머니는 “착한 아들”이라고 말했고, 동네 주민들조차 “그럴 리가 없다”는 얘길했다. 그는 교도소에서도 말썽 한번 안 부리고 온순하게 조용히 모범수로 복역하며 가석방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니, 그가 만약 가석방이 되어 풀려났으면 얼마나 많은 추가 범행이 생겼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열연한 배우 최민식이 흔한 이웃의 얼굴이었던 것처럼, 이춘재 역시 깔끔한 인상이다. 과거 연쇄살인범의 얼굴만 보면 대개 그가 악마일 것이라곤 전혀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이병헌의 약혼녀(오산하 분)가 안타깝고 잔인하게 죽어가는 장면을 떠올리면, 멀쩡한 외모 뒤에 감추어진 악마성에 몸서리가 쳐진다.

    

그동안 경찰 수사에 혼선과 미흡했던 점이 아쉽고 피해자들에게 미안하지만, 경찰이 공소시효가 지나도 끝까지 추적해 결국 자백까지 받아낸 점에 대해서만은 박수를 보낸다.

또한 피해자와 가족들은 범인을 알게 되어 한이 조금이라도 풀리기 바라며, 늦게나마 다시한번 피해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빈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이동
메인사진
포토뉴스
전정희가 만난 사람 ‘라오스의 숨은 보석, 씨엥쿠앙’
이전
1/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