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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디플레의 논의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09/16 [11:04]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질은 디플레의 엄습이었다. 선진국 소비자 가계의 부채가 장기자산 투자와 자본재 소비로 늘어나고, 당국에 의해 더 이상 가계부채의 추가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시장 수요가 감소한 것이 첫 번 째 팩트이다. 나아가 중국이 과도한 신증설로 대량의 상품 공급을 하게 되고, 판매부문에서 자가 상표, 사이버 거래 등으로 저가 상품의 아이디어들이 등장하면서 상품가격이 하락한 것이 두 번째 팩트이다. 그러나 당시 사태이후의 자산시장의 반응은 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상품가격이나 주식, 부동산 등은 하락하고 있는데, 금과 석유는 급등을 지속한 것이다, 미국이 위기 타개책으로 달러를 통 크게 공급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여기에는 달러의 양적완화로 갑자기 실물투자가 급증한 중국의 공급력 증가와도 맥을 같이 한다. 중국으로부터 금과 석유의 수요가 직접 늘어난 탓이다. 결국 지금 중국이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형국은 이런 시기에 형성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인 2019년에 다시 디플레 가능성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경제 위축으로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문제와 더불어 아마존, 페이스 북, 테슬러 등의 플랫폼 공급망 구축기업의 등장으로 상품유통의 부대비용이 급감하여 소비자 단가가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글로벌한 유통이익과 물류이익의 점차적 소멸이다, 게다가 스마트공장의 확산으로 공급단가도 하락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유가나 원자재 가격의 안정도 2013년 이후 장기간 진행 중이다.

 

한국의 디플레 논의는 집값 추이에 그 초점이 있다. 시장경제보다 사회경제 가치를 중시하는 정부의 집권으로 집값을 하락시키려는 정책이 2017년 8월 이후 2년 이상 나타나고 있다. 현 정부는 주택금융 억제와 다수주택 규제에 이어 분양가 상한제로 직접 가격을 통제하려고 한다,

 

종합하면 미국에서 2008년 신 경제(new economy) 몰락 이후에 국제금융시장발 수요의 거품이 빠지고, 4차 산업혁명과 혁신적인 물류기업, 스마트기업 등장으로 인한 최적화 현상으로 한계비용(marginal cost)의 하락이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정부의 규제로 여유층 가계소비와 가계투자의 위축이 가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디플레는 돈의 가치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금리가 오르거나 대외 환율이 하락하여 돈의 가치가 올라가면 상품 수요가 줄면서 디플레가 찾아온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국민소득이 높고 경제가 안정된 노르웨이, 스위스, 덴마크, 스웨덴, 캐나다, 싱가포르 등에 비해서도 원화의 가치가 10-40% 가량 오른 나라이다. 특히 금으로 유명한 남아공에 비해서는 50%이상 돈의 가치가 높아진 나라이다, 미국이 다시 기준금리를 올린 지난 2015년 까지는 미국도(이스라엘도) 우리보다 돈의 가치가 내린 나라이다, 지금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우리 돈과의 가치가 10년 전과 비슷하다. 2018년 이후 우리 돈의 가치가 좀 내려서 그렇다. 그동안 우리는 국제수지 흑자로 인해 돈의 가치와 돈의 공급이 점차 올라서 디플레가 관리 될 수 있는 나라였다.

 

글로벌하게 디플레를 논의하려면 미국 돈의 향방을 보아야 한다, 지난 1930년 이후 금을 1트로이온스(31.1034678g/8.29426돈) 가지면 정부발행 우표를 1,200장 살 수 있던 것이 지금은(2017년 기준) 2,500장정도 살 수 있다. 그리고 지난 1980년 전후에는 무려 4,000장정도 살 수 있었다. 당시는 1,2차 오일쇼크로 인플레의 상황이 극에 달한 시점이다.

 

이 우표를 다시 미국 달러로 산다면 1930년에 35장 살 수 있던 것이 2018년 환율로는 1.5장정도 살 수 있다, 이 수치는 그동안 금의 가치를 오르고 미국 돈의 가치가 크게 하락한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미국이 1932년 대공황 타개책으로 뉴딜 정책으로 선택한 금본위제도의 포기로 관리통화제도로 전환한 것과, 1971년 달러와 금의 교환가치 제도인 고정페그제 포기가 준 영향이 크다.

 

그 후로 미국은 연준(FRB)을 내세워 돈의 양적공급이 가져올 인플레 발생 가능성을 관리하는 일을 무엇보다 치중해왔다. 그러다가 주택시장 동요로 인한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맞아 할 수 없이 또 수천조원의 돈을 푸는 초대형 양적완화를 시행한 것이다.

 

미국이 기축통화의 이점으로 달러화를 법화로 유연하게 자유롭게 공급하면서 등장한 일이 바로 재무투자의 기회이다. 노동가치나 상품이익을 기초로 주식이나 부동산 자산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돈이 갑자기 정책적으로 늘어나면서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최고의 복지국가이자 사회경제 나라인 노르웨이는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서 10만 달러가 되는 동안 오슬로 아파트 가격이 8배가량 올랐다. 자연히 일반가정들의 주택금융 증가로 그동안 가계부채가 급증했다. 이 모두 미국 달러의 공급과 국제금융시장의 레버리지 발달과 깊은 관련이 있는 일이다,

 

여기서의 논의도 장차 디플레의 향방이 결국은 미국이 쥐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의도적으로나 자국이익 논리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달러를 약세로 만들면 글로벌한 디플레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미국에 의해 디플레는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공장인 중국이 바로 여기에 말려든 것이다. 중국이 물건을 더 만들려면 미국의 달러 공급이 항상 풍성해야 한다.

 

지금 미국은 디플레 유발요소를 지닌 기준금리 인상을 자국의 경기불안감으로 당분간 멈춘 상태이다. 그러나 다시 미국이 경기가 살아나서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디플레의 가능성은 항상 고개를 들 것이다.

우리 돈이 요즘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이거나 일부 나라에 대해 8-9년간 유지하던 돈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내려간 것은 오히려 디플레 가능성이 낮아지는 현상이다. 사실 그 이면에는 우리 내수경기와 수출경기가 하락한 탓이 있다.

 

따라서 대통령과 참모들은 과거 만성적인 인플레시절의 빈부격차 발생의 나쁜 기억만을 가지고 여유가계 층의 자산보유 규제 등의 가계경제 활동을 억제하면 그로인한 디플레의 피해가 지금 소득이 감소하거나 정체된 중상층이하의 국민들의 자영업 부진과 주택경기 침체로 이어져서 다시 가계금융 부실화의 문제로 올 수 있다.

 

현재의 상황으로는 트럼프의 미국이 인위적으로 글로벌한 디플레 상황을 오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정부가 내수경기와 투자활성화 차원에서 대도시 주택시장의 규제를 한단계 완화하면 디플레의 소지는 크지 않다고 본다. 지금 갑작스럽게 1%대로 하락한 우리 경제성장률이 2%로 돌아가게 하려면 더 이상 여유계층 가계의 자산관리를 압박하지 말고 어느 정도는 원래의 시장흐름으로 돌려주고, 그 운용성과와 경제과실을 조세로 환수하여 다시 서민과 청년들에게 재분배하는 선순환 정책으로의 변환이 필요하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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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16 [11:04]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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