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다일보 430>굶주림 피해 탈북했는데 서울에서 굶어 죽다니...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08/14 [09:53]

 

 

[한국인권신문=배재탁] 

세상에서 가장 참기 힘든 게 굶는 것이다.

오죽하면 “사흘 굶어 도둑질 아니할 놈 없다”라는 속담이 생겼겠는가?

또한 가장 서럽고 안타까운 죽음이 바로 굶어 죽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 국가의 정부는 국민들이 굶지 않도록 하는데 우선 힘을 쏟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서울 한 임대아파트에서 탈북민 42살 한 모 씨와 여섯 살 난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숨진 모자가 아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있었다.

    

2019년 지금 대한민국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충격적이다.

올해 정부예산 470조5천억 원 중 보건복지노동예산은 162조 원에, 지방정부 복지예산까지 합치면 약 180조~200조 원이다. 산술적으로 5천만 명에게 월 33만 원씩 1년 동안 나눠 줄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런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젊은 어머니와 어린 아들이 굶어 죽었다.

사망한 탈북민 한 씨는 “대한민국에 가면 굶어죽지는 않는다”는 말을 듣고(필자 추정임)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으로 왔다가, 10년 만에 굶어죽은 것이다. 정말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물론 한 씨가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생활하고 이웃들과 교류가 적다 보니, 사례 발굴에서 빠지게 된 것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또 한 씨가 어떤 이유로 인해 사실상 삶을 포기한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씨에겐 어린 아들이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살았어야 했다. 한 씨가 국가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은 한 달에 10만 원의 양육 수당이 전부였다고 한다.

    

지난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사회 안전망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아직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그 많은 복지 예산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굶어 죽는 건 막아야 한다.

    

제도만으로 모든 비극을 막을 수는 없다.

복지 담당자가 작은 성의로 질문 한두 번만 더 했어도 이런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또한 누구든 정말 어려운 처지에 놓이면 가족을 봐서라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스스로 주변에 알려 협조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 무엇보다 소중한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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