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다칼럼 396>북한 어선 ‘대기 귀순’에 드는 의문들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06/21 [09:58]

 

 

[한국인권신문=배재탁]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어선은 9일 함경북도경성에서 출항해 조업 하는 것처럼 꾸며 기회를 엿보다 12일 오후 9시 NLL을 남하했고, 삼척항 인근 먼 바다에서 엔진 기관을 끄고 날이 밝길 기다렸다가 ‘대기 귀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것도 오전 6시 50분 인근 민간인의 신고로 발견됐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0일 북한 소형목선 상황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건 처리 과정에서 허위보고나 은폐행위가 있었다면 철저히 조사해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북한 어선에는 남성 4명이 타고 있었는데 2명은 귀순의사를 밝혀 우리나라에 남고, 두 명은 북한으로 송환을 요구해 18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귀환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게 있다.

우선 이번 귀순은 기관고장으로 표류한 게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계획 귀순’이다. 그런데 남자 4명이 모두 같이 귀순한 게 아니라, 2명은 북송을 원해 돌아갔다.

이상하지 않은가? 4명이 서로 모두 친한 사이라 도와주려 했다 해도, 북송된 사람들에겐 너무나 위험한 결과가 있을 수 있다. 북한으로 돌아간 2명이 자신들의 의지와 달리 귀순자 2명의 강요에 의해 남쪽으로 배를 몰았다고도 추정할 수 있지만, 남성 숫자 2:2로 대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일주일동안 조업하는 척하며 남하하는 게 가능할 지 의문이다.

    

또한 귀순 이유도 선장인 사람은 가정 불화 때문에, 젊은 선원은 한국영화 시청 혐의로 북한에서 조사 받고 처벌을 우려하는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는데, 그 사유가 충분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북한에서 배의 가치를 생각할 때 멀쩡한 배를 버려가면서까지 탈북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세 번째 의문은 어선으로 민간인 남자들끼리만 귀순한 경우는 별로 기억이 없다. 어선으로 귀순하는 경우에는 가족단위가 많았다. (필자의 기억에만 의존할 뿐이므로, 잘 못 알고 있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도 좀 이상하다.

    

즉 의도된 ‘가짜 귀순’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비전문가의 눈에도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보인다.

물론 자유를 꿈꿔 목숨을 걸고 귀순한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갖고 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관련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 필자가 갖는 이러한 의심들 해소해 줄 필요는 분명 있다고 본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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