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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다칼럼 376>‘고(故) 장자연’과 대통령 그리고 윤지오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05/23 [11:00]

 

 

[한국인권신문=배재탁]

과거사위 권고로 지난해 4월부터 13개월 넘게 장자연 사건을 조사해온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20일 '장자연 사건'에 대한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장 씨에 대한 성폭행 피해 의혹에 대해 수사권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논란이 됐던 '장자연 리스트'의 실재 여부에 대해서는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냈다.

장 씨 소속사 대표 김 모 씨의 위증 혐의만 수사가 권고됐고, 조선일보 측에서 당시 수사를 벌였던 경찰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사실로 인정했다. 조선일보 일가에게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어, 결국 면죄부만 준 셈이다.

    

이미 당사자는 사망했고 너무 오래된 사안이며, 강제 조사 권한이 없는 진상조사단 활동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3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상규명 요구해, 뭔가 진실이 밝혀질까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론 별 소득이 없었다.

    

그런데 이미 지난 4월 25일자 주간동아에 “KBS 뉴스9는 왜 검증 없이 인터뷰했나?”라는 제목의 충격적인 기사가 실렸었다.

고 장자연 씨와 절친이고 모든 진상을 낱낱이 알고 있는 것처럼 행세하던 윤지오가 고 장자연 씨와 관련된 ‘13번째 증언’이란 책을 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그 책을 만들 때 도왔던 작가 김수민 씨가 윤 씨의 증언에 신빙성이 없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후 윤지오가 반발하자 김수민 작가는 여러 가지 증거물을 내놓았고 윤지오를 출국금지해야한다고 했지만, 윤 씨는 그 다음날 캐나다로 떠나버렸다. 윤지오는 출국 과정에서 "어머니가 아파서 급하게 캐나다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으나, 윤 씨의 어머니는 한국에 있었다. KBS공영노조가 검증 없이 윤지오를 KBS 메인 뉴스에 초대해 8분간이나 인터뷰한 것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윤지오는 엄청난 유명세를 탔다.

항간에 ‘윤지오는 고 장자연 씨와 그리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는 얘기가 돌았지만, 방송에선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진실처럼 떠받들었다.

윤지오는 지상파 3사 메인 뉴스는 물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KBS '오늘밤 김제동' 2회 등 십여 차례 방송에 출연했다. 그동안 윤 씨는 장자연의 '타살 가능성'을 주장하기도 했고, "나한테 무슨 일이 생겨 자살로 위장되더라도 그건 자살이 아니다"라는 허무맹랑한 발언을 했지만, 언론은 그녀의 말을 앵무새처럼 보도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주도로 “윤 씨의 의로운 싸움을 지켜주고 동행할 것”이라는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 모임’이 결성했고, 이에 힘입은 윤 씨는 후원금 모금도 했다. 

심지어 윤지오는 신변보호까지 요청해 여성가족부와 경찰이 윤 씨에게 숙소와 신변 보호를 제공했는데, 윤 씨의 호텔 비용으로만 약 900만원을 세금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윤지오는 일부 언론이 윤 씨 발언에 의문을 품자, 자신의 SNS에 “한국 미디어 너무 창피하다”며 “앞으로는 해외 언론과 접촉할 것이고 UN과 CNN에 접촉할 거다”라는 과대·피해망상 같은 발언을 했지만, 그 역시 가감 없이 언론과 방송을 탔다.

윤지오는 캐나다에 가서 자신의 SNS에 “저는 이제 일정이 끝났어요.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잠시 가지려해요. 늘 고맙고 감사하고 죄송하고 또 감사하고 또 감사해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동안 마치 잘 놀았다 왔다는 듯한 다소 생뚱맞은 얘기도 언론에 탔다.

    

윤지오는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전날 과거사위 발표 내용과 관련해 “너무 참담하다”며, “정말 이것이 우리가 원한 진정한 대한민국이냐”고 밝혔지만, 작가 김수민 씨와 그를 대리하는 박훈 변호사는 각각 명예훼손·모욕 혐의와 사기혐의로 윤씨를 고소고발한 상태다.

    

즉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상규명 요구한데 편승해 무명배우 윤지오가 유명세를 타기 위해 고 장자연 씨를 팔아가며 행세를 했는데, 이에 거의 모든 언론과 방송사들이 그녀의 말에 놀아났다. 방송사들의 ‘정부눈치 보기’에 ‘시청률 높이기 위한 자극적 방송’이 더해져, 사실 확인도 안 된 윤 씨의 말을 여과 없이 진실처럼 전했고 국민들 역시 이를 믿었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부의 ‘적폐청산’이란 미명 하에 장자연 사건을 무리하게 재수사했지만 성과는 없었고, 일개 무명 배우 윤지오는 자신의 유명세를 위해 고 장자연 씨를 이용했다.

    

고 장자연 사건에 대해 분노하지 않거나, 진실을 밝히고 싶지 않은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누구든 고인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 하지 말라.

이는 고 장자연 씨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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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23 [11:00]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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