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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팔만대장경을 사랑하는 美언론인 - 前ABC방송 보도국장, Greg De Rego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04/26 [10:05]

 

 

[한국인권신문=배재탁기자]

Greg De Rego

1953년 생, 캘리포니아 출신

Conzaga 대학교 역사 전공

35년 동안 ABC 방송 뉴스파트에서 Managing Editor & Executive Producer로 활동, 보도국장 역임

Video Journalist로 1989년 샌프랜시스코 지진, LA 폭동, 하와이 화산 폭발 등을 주요 뉴스 이벤트로 취재

대통령, 상원의원 등 인터뷰 다수

    

    

문: 북한에서 취재를 한 적이 있다는데 북한에 대해 어떻게 보았나?

답: 2004년에 ABC 방송 보도국장으로 다녀와서 라디오 ‘1 Hour Show'에서 한 시간 동안 북한에 대해서만 얘기한 적이 있었다. 주로 청취자들이 전화로 질문하면 내가 대답하는 형식이었다. 청취자 중 어떤 사람은 나보고 북한에 왜 갔냐고 따지기도 했다. 미국인들은 북한에 대해 적대시하고 ’악의 제국‘처럼 여겨, 사람이 살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에 갔을 때 첫 인상은 아주 무섭고 위압적이었다. 동행한 사람들이 공포에 질린 모습이었다. 어느 날 밤에 버스를 타고 공연을 보러 가는데,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버스라이트에 비춰 간간이 보이는 모습은  모두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었다. 그 모습 자체가 너무 무서웠다.

    

문: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데 언론인으로서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답: 위기 속에 기회라고 본다. 북한에서 김영철이 왔다는 것 자체로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천안함 피해자 유족들은 힘들겠지만, 대화를 해야 뭔가가 이루어 질 수 있는 것 아닌가?

내가 어릴 때 후르시초프(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가 미국에 온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엔 소련이 우리의 적이었기 때문에 멀리 했었지만, 그가 미국에 와서 2주 동안 뉴욕과 워싱턴, 캘리포니아 등을 방문하고 프랭크 시나트라와 점심도 먹었다. 일단 손님으로 와서 생긴 화해의 기회였다. 작은 기회라도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다. 전쟁 하려는 것보다 만남 자체가 중요하다.

    

문: 북한 핵동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나?

답: 적어도 뭔가 얘기하고 싶은 의도를 가지고 왔을 것이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압박을 느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졌다. 북미간 물밑 접촉이 있을 수 있다. 해상봉쇄까지 한다고 하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미국을 만나러 왔을 것이다.

    

문: 북한이 핵동결을 하면 미국에 뭘 요구할 것 같은가?

답: 김씨 패밀리는 마피아 같은 패거리다. 자기네 권력을 유지할 것과 전쟁을 피할 것 등을 요구할 것이다. 전쟁을 하는 순간 김씨 패밀리는 끝장나기 때문이다. 북한 군부의 생각도 중요하다. 북한의 젊은 장교들은 늙은 장교들에 비해 김씨 패밀리에 대한 충성심이 적어 혁명을 할 수도 있다. 물론 북한은 감시가 워낙 강해 혁명이 쉽게 일어난다고 보진 않는다.

    

문: 팔만대장경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할 정도로 사랑이 깊은데 그 동기나 이유는?

답: 나는 가족, 학교 모두 카톨릭이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옛날 얘기를 하나 해주셨는데, 팔만대장경이란 엄청난 불경이 한국에 있다고 처음 들었다. 그 후 잊어버리고 있다가 30년 정도 지나 한국에 다른 취재차 왔었다. 그때 해인사를 갔었는데 그 다음 해가 팔만대장경 1,000주년이란 현수막이 걸려 있는 걸 보고, 옛날에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얘기가 생각났다. 팔만대장경을 실제로 보고 엄청난 충격(Suprise, Shock)을 받았다. 그래서 미국으로 돌아가 1년 동안 준비해 촬영 스탭과 유명 여성 앵커까지 이끌고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2주일 동안 한국 여기저기를 다니며 KTX, DMZ, 한국음식, K-POP, 이명박 대통령 등을 취재한 후 3박 4일 동안 팔만대장경을 취재했다. 그런데 가장 공들인 팔만대장경 프로그램만 방송을 타지 못했다. 방송사에서 종교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서 편성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한국에 다시 온 것도 팔만대장경 프로그램을 좀 더 보완해서 방송을 타려고 하는 의도다.

    

나는 팔만대장경이란 보물을 세계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부처의 일생에 대해 이렇게 상세하게 기록해서 프린트가 가능하게 목판으로 만든 것은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서양의 구텐베르크보다 훨씬 앞선 일이다. 한국의 인쇄술이 가장 먼저 발달한 데 대해 세계가 모르고 있다. 팔만대장경으로부터 1,000년 후, 정보통신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가 한국 아닌가? 팔만대장경은 세계의 문화유산이자 보물인데, 한국 사람들조차 그 위대함을 잘 모르고 있다. 불교유산으로만 알아, 기독교 쪽에선 애써 무시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볼 때 전쟁이 나면 사람들이 무기를 만드는 게 보통인데, 한국인들은 불심을 가지고 국난을 극복하는 정신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이런 얘기를 세계에 알리고 싶은 것이다.

팔만대장경은 남북한 모두에게도 중요한 보물이다. 남북통일이 되면 팔만대장경이 화합의 촉매가 되는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

    

문: 그럼 전에 못한 것을 이루려고 모든 걸 다 포기하고 한국에 온 건가?

답: 그렇다. 아버지가 90살이신데 건강이 안 좋으시다. 그런데도 직업, 가족 다 버려두고 한국에 왔다. 아내랑 농담 삼아 이런 얘기를 한다. 내가 세 가지 업보가 있어서 한국을 위해 일한다고.

내 할아버지가 포르투갈인이셨다. 우선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조총으로 수많은 한국인들을 죽였는데, 그 조총을 전해준 사람이 포르투갈인이었다.

또 한국인들이 처음 이민을 갔던 곳 중 하나가 하와이였는데, 하와이 농장에서 한국인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채찍질 했던 사람들이 포르투갈인이었다.

최근에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인들이 코리아타운을 만들려고 하자, 극렬히 반대해서 못하게 한 사람들이 또 포르투갈인이었다.

전생에 한국에 빚진 게 많아 한국을 위해 일하나 보다.

    

문: 미국의 인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답: 미국은 인종문제와 총기문제가 아주 크다. 이번에 총기 사고를 계기로 국민 70%가 총기 소유 반대를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남들은 총이 있는데 나만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겉으로 보기엔 평화로워 보이지만 속으론 갈등이 심해 경찰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폭력과 증오가 많은 위험한 나라다. 한국은 평화롭지 않은가?

미국은 자유는 많지만 문제도 많아 서로 싸우기 쉽다. 한국은 다 함께 잘 되려하고 뭉치는 게 좋다.

    

    

문: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답: 한국에 있는 많은 이야기들은 전세계인들과 나누고 싶다. 그러기 위해 한국에 왔고, 앞으로도 한국을 알리는 일에 모든 힘을 쏟을 것이다.

    

<정리: 한국인권신문  배재탁 기자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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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26 [10:05]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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