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의 명상일기 219 : 우리시대의 질병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8/08/13 [17:39]

 

 

[한국인권신문= 유석태] 아무리 오래 살아도 도시는 언제나 타향일 뿐이다. 늘 문명보다 자연을 그리워하며 살았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사정으로 20여년 도시와 시골을 오가며 살아오다가 2년 전 우여곡절 끝에 큰마음 먹고 도시를 떠나 드디어 산골에 정착하였다. 지역사회에 적응하기 위하여 치유학교를 열어 강의, 상담, 명상모임, 독서모임 등 여러 활동을 시도해보았는데 그런대로 상당한 성과도 있었다.

 

생이란 늘 그러했듯이 예측불능이요 오리무중이다. 다시는 도시에 돌아가지 않고 여기 내 사랑하는 산방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다가 이번 생을 마치리라 마음먹었지만, 예기치 않는 일이 벌어졌다. 그 동안 도시에서 예술과 치유가 어우러지는 명상센터를 열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번번이 현실적 한계에 부딪쳐 그만두었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시도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참 순식간의 결정이었다.

 

새로이 일을 시작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면서 적이 당황스런 일이 있었다.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힐링전문 평생교육원을 열게 되었다고 하자 많은 사람들의 첫 마디가 참 놀라왔다. “요즘 전국의 대학이 문을 닫고 있다는데...” “평생교육원이 다 망하고 있다던데...” 나는 한 순간 크게 당황하였다. 사정을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즉시 자동으로 터져나온 그 말들은 우리 시대 병리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어쩌다가 세상이 이렇게 까지 되었을까? 우리시대 사람들의 마음은 온통 두려움, 공포, 불안, 의심, 걱정 등 부정적 의식으로 만연되어 있다. 툭 건들이기만 해도 자기 삶에 대한 온갖 불안과 두려움이 세균처럼 주변으로 번져나간다. 삶을 살아오면서 엉겨붙은 부정적 편견과 선입견이 의식을 꽉 메우고 있다.  한 번 속으면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사기꾼으로 보이고, 한 번 폭행을 당하면 모든 사람들이 다 폭도로 보이는 형상이다. 일단  무조건 의심부터 하고 경계의 눈초리를 번뜩인다. 우리 시대 사람들의 마음속 깊이 뿌리내린 저 엄청난 두려움, 불안, 의심, 공포, 냉소, 비난, 절망 등 저 부정적 의식을 어떻게 해야 하나? 바야흐로 이 어두운 절망의 시대는 따뜻한 힐링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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