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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 비정규직 예술가들의 조직된 힘이 필요한 시기 - 문화정책 컨설턴트 남정숙 대표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8/02/12 [13:40]
▲      문화정책 컨설턴트 남정숙 대표



갑작스런 한파가 몰아닥친 1월 하순에 우리나라 1세대 문화기획자로 현재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남정숙 대표를 만났다. 그는 30여 년 간 문화예술분야에서 활동해 오면서 참 많은 최초라는 훈장을 달고 있는 문화계 산 증인이다.  국내 최초 문화마케팅 전략 개발자로서 기업들의 문화마케팅 운동을 전개한 최초의 융복합 콘텐츠 개발자이자, 최초이며 최장수 지역축제 여성 총감독이자, 최초 지자체 및 문화예술기관 문화정책 컨설턴트이기도 하다. 우리가 남정숙 대표를 인터뷰를 한 이유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초토화된 문화예술인 인권회복에 대한 조언을 얻고자 함이었다.
다음은 남정숙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블랙리스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화계 생태계를 이해해야 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다 해결 되었느냐는 우문에 남정숙 대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도 없는 문화계 생태계 일부일 뿐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문화계 화이트 리스트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블랙리스트 사건의 본질은 ‘국가지원금 배분의 불공정성’ 때문입니다.
흔히들 블랙리스트라고 하면 정권의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알고 있지만, 진실은 문화계에 존재하는 화이트 카르텔들이 자신들이 싫어하는 예술가와 예술단체들을 배재하고자 만든 명단입니다.
문화계 카르텔이 있느냐고요?


문화계 카르텔을 알기 위해서는 ‘국가지원금을 배분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합니다. 문화예술계에서 국가지원금을 배분하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문화예술계에서 국가지원금의 게이트키핑(뉴스결정자가 뉴스를 취사선택하는 과정)은 ‘문화 관료’들입니다.


‘문화 관료’들은 첫째, 문체부에서 국가지원금을 예술가들에게 지원할 취사선택 권력이 있는 일부 고위관료를 말합니다. 이들은 ‘예산권’과 문화예술기관장이나 관계자를 임명할 ‘인사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고위관료들입니다.
둘째,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이나 사무총장, 사무국장 등 관계자들입니다.
셋째, 지자체장이 임명한 문화관련 공공기관장이나 관계자들입니다.
넷째, 문화관련 협회, 재단 등의 장이나 관계자 등입니다.


문화계 카르텔은 이들 ‘문화 관료’들과 사업가, 프로듀서, 문화기획자 등의 문화사업자들이 결탁해서 생긴 그룹이고, 이들 카르텔들이 문화예술가들에게 돌아가야 할 국가지원금을 중간에서 착복해서 사고가 터진 것이 블랙리스트입니다.
이들 관료+문화사업가들에게 교수가 결탁하여 각종 심사와 평가를 도맡아하고 이들에게 관료들은 문화계 연구용역을 몰아줍니다.



따라서 문화계 생태계는 크게 3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치세력(A)과 화이트 카르텔(B)과 예술가(C)입니다. 

화이트 카르텔(B)은 정치세력(A)과 상호조력하는 관계입니다. 관료들은 사업가와 교수들을 국가지원금을 분배할 수 있는 기관에 자신들의 카르텔들을 앉히고, 교수들은 관료들과 사업가들이 퇴직하면 자신들의 대학원 등에 교수로 초빙합니다. 이들은 평생 잘먹고 잘살게 됩니다.


문화계 카르텔은 자신들 외에는 국가지원금과 인사권의 길목을 지키는 게이트키퍼로서 돈과 각종 자리를 독점합니다. 이들에게 제외된 사람들이 블랙리스트인 것입니다.

 

왜 이런 문화계 생태계가 존재할까요?
이 질문은 타 분야에서도 블랙리스트가 있었는데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국가전체가 초토화 된 이유와 같은 이유입니다.


문화예술계가 ‘관료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문화예술계가 타 분야보다 ‘국가지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비정규직 예술가들의 인권이다.
블랙리스트는 일시적이지만 문화계 생태계는 지속됩니다. 이 생태계에서 돈과 자리를 만드는 정치세력과 문화계 카르텔은 무사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예술가들은 비정규직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예술가들이 비정규직이라는 것에 거부감이 없지만 이건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예술가들은 생활과 생존을 위해서 급여와 의료보험 등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국가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의 예술가라는 명목으로 예술가들의 비정규직화를 방치하거나 심지어 가속화 시키고 있습니다.


예술가들은 창작과 생존을 위해서 문화계 카르텔에게 잘 보이지 않으면 돈과 지위를 얻을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 창조적인 예술가들이 비정규직 예술가들로 남아 있어야 합니까?


얼마 전 교육부 나모 기획관이 말한 구조가 바로 이런 구조를 말합니다. 나모 기획관은
관료 중심의 정규직 카르텔 1%만 국민이고, 99%의 비정규직 예술가들은 개·돼지 취급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1% 카르텔은 영원히 잘먹고 잘살지만, 99%의 비정규직 예술가들은 개·돼지 취급을 받으면서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왜 창조적인 예술가들이 받아야할 국가지원금을 1%의 카르텔들이 가로채도록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구조를 깨기 위해서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예술가들이 화이트 카르텔들의 착취에 저항하고 부조리한 문화계 생태계를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고 연대하지 않는 한 저들은 결코 저들이 만든 구조를 바꾸려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도종환 장관이 하실 일은 새로운 문화정책을 수립하는 일보다, 기존 화이트 카르텔을 끊어 놓고 새로운 문화계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며, 문화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도종환 장관께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구요?
첫째, 문화계 카르텔을 분쇄해야 합니다.
둘째, 현재 문체부 국가지원시스템을 ‘관료 중심’에서 ‘예술가 중심’ 시스템으로 바꿔야 합니다.
셋째, ‘예술가 중심’ 시스템은 현재와 같이 문화정책, 블랙리스트 TF Team부터 ‘관료 중심’위원들이 아니라 ‘현업 예술가’들이 위원들로 참여해야 합니다.
넷째, ‘예술가 중심’ 시스템에서는 기관에 ‘문화 관료’들만 있는 구조가 아니라 ‘현업 예술가’와 ‘문화경영자’가 함께 운영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섯째, 현재의 ‘관료 중심’ 시스템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관료들이 쥐고 있는 예산권과 인사권을 관료들로부터 분리시켜야 합니다.
여섯째, 모든 문화예술기관에 현업 예술가들이 당연직으로 취업되어야 하며, 모든 문화예술기관에 ‘관료’들보다 ‘예술가’들의 숫자가 더 많아야 합니다.
일곱째, 공정한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도록 문체부 및 문화기관 내부고발자들을 보호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여덟째, 비정규직 예술가들이 정규직이 되어야 합니다. 예술가들은 그저 먹고 살 정도만 주는 개·돼지가 아닌 21세기 문화대국을 이끌 창작자이자 고급인력들이기 때문입니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장관이 바뀌긴 했지만 문화계는 아직도 적폐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정권이 바뀌면서 기존 카르텔과 함께 새로운 화이트 카르텔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이런 흉흉한 시대에 문화계 1세대 선배로서 침묵하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사명감이 듭니다. 내 집 앞 쓰레기는 내가 치운다는 생각으로 문화계 혁신에 노력할 것입니다.


예술가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침묵하지 말고, 자신들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현답을 뒤로 하고 기자와 함께 눈길을 걸으면서 감동적인 인터뷰를 마쳤다. 원로와의 인터뷰는 여운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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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12 [13:40]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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