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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숙 인터뷰> 서지현 검사 전에 남정숙 교수가 있었다 - ④
새로운 문화의 패러다임을 깨닫지 못하는 대학
 
배재탁 기사입력  2018/02/08 [15:22]


[한국인권신문=배재탁]
문: 학교에선 정당한 절차 없이 사건을 진행했나?

답: 아니다, 절차는 다 지켰다. 그런데 문제는 절차만 지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사위원회가 구성되었는데 가해자와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로 조직하여, 조사를 한다기보다 학생들을 협박하고 나에게 큰소리를 쳤다. 내가 피해자인데도 내 얘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내가 운영위원회 위원인데 나만 빼고 운영위원회를 열어, 모든 사태를 내가 주도하고 기획한 것으로 몰았다. 주위 교수들까지 나서 가해자도 충분히 반성하는 것 같으니 용서하라고 회유했다. 그러나 나는 한 번도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거나, 가해자가 반성하는 기색을 본적이 없다.

 

문: 왜 그랬다고 생각하는가?

답: 그만큼 대학이 폐쇄적이고 권위적 조직에 후진적 문화다. 지금 세상이 바뀌었는데 대학 구성원들은 새로운 문화의 패러다임을 전혀 못 느끼고 있다.

 

문: ‘대학’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지성, 상아탑, 연구 이런 건데... 대학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가?

답: 지성의 대학 캠퍼스에서 피해자의 인간적 존엄성은 사라지고, 가해자 역시 인간적 존엄성이 없다. 성추행이 난무하고 사람을 사람처럼 대우하지 않는 곳이다. 모든 남자 대학교수가 다 그렇다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성추행 같은 일이 성균관대학교만 있으란 법은 절대 없다. 밝혀지지 않아서 그렇지 상당히 만연해 있을 것이다.

특히 여자 시간 강사들 같은 경우는 강의를 준다는 명목으로 성추행을 당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 막상 성추행을 당하게 되더라도 어떻게 할 뚜렷한 방법이 없다. 막상 어디 호소하거나 신고하게 되면, 그 순간 조직(대학)으로부터 배척을 받게 되므로 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야말로 갑을 관계가 되어서 그렇다. 피해자인데도 결국 모든 피해를 혼자 감당하게 된다. 거꾸로 대개 가해자들은 그대로 학교에 남는다.

 

문: 다른 대학 같아도 이렇게 처리되었을까?

답: 아마 다른 대학 같았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본다. 성균관대의 조직 문화일 수 있다. 전체 조직으로 나 하나를 상대했다. 언론은 눈을 감고, 여성단체는 외면했다. 나 혼자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너무 무서워 한동안 숨어 다니기도 했다.

 

문: 그런데 어떻게 고소 고발까지 하게 되었나?

답: 다행히도 여성변호사협회에서 도와주었다. 무료 변론을 해주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계속>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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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08 [15:22]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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