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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숙 인터뷰> 서지현 검사 전에 남정숙 교수가 있었다 - ③
성추행을 당해도 호소할 곳 없는 대한민국
 
배재탁 기사입력  2018/02/07 [13:59]

 

[한국인권신문=배재탁] 문: 학교에서는 어떻게 나왔나?

답: 2015년 9월에는 학생들이 성추행으로 학교에 투서를 했는데, 내가 주동자 내지는 학생들을 부추긴 것으로 몰아갔다. 나도 피해자인데 피해자로 대한 게 아니라 마치 문제 유발자 내지 사건 기획자로 취급했다. 그 과정이 정말 너무 수치스럽고 모욕감을 느꼈다.

교수들이 나서서 나를 말리거나 오히려 정신 나간 사람으로 몰아 세웠다. 가해 교수를 중심으로 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학생들과 다른 교수들을 협박했다. 조직 대 개인의 싸움이 얼마나 힘든 건지 그 때 처음 알았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내가 성상담센터에 고발을 했고 내용을 JTBC가 취재 보도했는데, 그걸 트집 잡아 학교명예훼손으로 면직 처분을 받았다. 가해자는 3개월의 가벼운 징계만 받고 지금도 학교를 잘 다니는데, 오히려 피해자인 나는 내 쫓긴 경우다. 이게 대한민국 대학교의 현실이다.

 

문: 여러 관련 기관에 호소할 수도 있었을텐데?

답: 처음엔 여성가족부에 찾아갔다. 그랬더니 자기네는 연구하고 통계 내는 데지, 고발을 받고 해결해 주는 데는 아니라고 하더라.

이번엔 국가권익위원회에 찾아갔다. 거기에서는 최소 6개월은 걸리니 차라리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설마 청와대는 다르겠지 하고 청와대 신문고에 글을 올렸다. 그랬더니 그 사안을 교육부로 보내고 교육부에선 성균관대로 보내 답변을 거꾸로 받더라. 그러니 잘 해결됐다고 답이 올 수밖에 없었다.

또 변호사협회도 찾아갔다. 민우회란 곳을 소개해 줬는데 찾아 갔더니 사람이 없어서 못 도와준다고 하더라.  

또 민교협이란 곳에도 갔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다. 설마 이곳이야 말로 진정성 있게 나를 도와주겠거니 했다. 찾아 갔더니 각 대학별로 지부가 있으니 그곳에서 상담을 하라고 했다. 다시 성균관대로 와서 2016년 5월 6일 오전 10시 경에 지부 교수를 만났다. 남자 교수 한 분과 여자 교수 한 분이었다. 내 얘기를 쭉 하니까 여자 교수 첫 마디가 “두 분이 애인사이냐?”였다. 너무나 기가 막혔다. 그 여자 교수가 지금의 여성가족부 장관 정현백씨였다. 그러면서 정현백 교수는 “이거 나가 봤자 학교 망신이니 그만 덮읍시다.”라고 했다. 나는 민교협 지부를 만났는데, 그 교수는 성균관대 입장에서 얘길 한 것이다. 너무 어이가 없고 실망이 컸다. 같은 여자로서, 민교협 지부교수로서 이럴 수가 있나 싶었는데, 그녀가 여성가족부 장관이 되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지금이라도 정현백 장관은 나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

 

※ 필자 주: 2018년 2월 1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사건(서지현 검사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직장 내 성폭력·성희롱이 완전히 근절되는 그날까지 여성가족부는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고충을 말할 수 있고 조직 내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 무엇보다 조직과 사회 전반에 직장 내 성폭력·성희롱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정말 그 과정이 힘들었을 것 같다.

답: 나는 명색이 대학교수였고, 서지현 검사도 검사였지만 성추행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놓고 호소하고 신고할 데가 없었다. 그러니 일반인들은 어떻겠는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결국은 거의 대부분 그냥 참고 넘어간다. 그래서 성추행이 아직도 이렇게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건 권력 대 비권력의 싸움이고 조직 대 개인의 싸움이다. 개인은 권력이나 조직을 이길 수 없다. 그러면 그 장치를 국가가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는 게 문제다. 당신의 귀한 딸들이 밖에 나가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더구나 그걸 부모가 알아도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데 분통이 터지고 좌절할 것이다. <계속>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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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07 [13:59]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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