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숙 칼럼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남정숙 인터뷰> 서지현 검사 전에 남정숙 교수가 있었다 - ②
성추행은 남녀 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엄성의 문제다
 
배재탁 기사입력  2018/02/06 [13:34]

 

[한국인권신문=배재탁] 문: 성추행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답: 맨 처음 성추행은 2011년 4월 초빙교수로 근무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당시 신분이 정규직 교수가 아니었던 관계로 (사실 모든 근무 조건이나 업무는 정규직 교수와 전혀 다른 게 없었지만) 웬만하면 참고 넘겼다.

*성추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미 여러 언론에 보도되었고 너무 수치스러워 생략하기로 한다.

 

문: 누가 성추행을 했나?

답: 성추행의 당사자는 본인이 소속되어 있었던 이 모 대학원장이었다.

그는 성추행이나 성희롱으로 악명이 높았다. 원장 겸 교수에 약자일 수밖에 없는 석사 박사과정 학생들과 여강사들이 주 대상이었다. 그들은 교수가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으므로 어쩔 수 없이 참았다.

 

문: 문제를 삼게 된 계기가 있었나?

답: 성균관대에 입학할 정도면 공부도 잘했고, 부모들도 자녀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갖고 키웠을 것이다. 그런 소중한 자녀들이 학교에서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한다고 생각해 보라. 다른 건 몰라도 인간으로서 학생의 존엄성을 짓밟은 일이다. 어쩌다 한번 실수가 아니라, 교수가 당연하게 즐기며 계속해 온 게 문제다. 나는 당시 정규 교수를 목전에 둔 상태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나도 비겁하게 눈 감고 넘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종종 여학생들이 나를 찾아와 울며 호소하면서, 나만 참아서 넘길 일이 아니라 내 제자 내 후배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일을 당하면서까지 교수가 되고 싶지 않았다.

 

문: 교수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닌데?

답: 원장은 상대방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학생이든 교수든 누구한테든 성추행을 할 수 있는 권력을 갖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수 년 동안 그런 식으로 인간적 존엄성을 짓밟힌 게 더욱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교수인 나도 그 정도인데 학생들은 오죽했겠나?

 

문: 그래서 고발하게 되었나?

답: 그렇다. 여러 단계, 여러 기관에 호소했고 하다하다 안되어서 소송까지 했는데, 결국 일 년은 강의도 못 맡고 2016년 2월에 계약 해직 당했다.

 

문: 그럼 담당했던 강의는 어떻게 됐나?

답: 정말 답답한 게 나는 문화기획 분야의 개척자나 다름없이 35년을 실무하고 연구했던 사람이다. 성균관대에서만 12년을 근무했다. 그런데 한 칼에 나를 쫓아내더니 내 자리를 비전문가가 메우더라. 특히 여성이라고 해서 인권과 노동권을 쉽게 파괴하고 조직으로부터 배척되며, 전문가로서 인정을 안 하고 결국 남성 비전문가가 그 자리를 메웠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여성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다.

그러면 누가 피해를 입는가? 바로 학생이다. 즉 대학이란 곳이야 말로 개방적이고 최신 학문과 트렌드를 흡수해야 하는 곳인데, 거꾸로 권위적이고 폐쇄적이고 바뀌려고 하지 않는 곳이다. 연륜과 실력보다 그들 마음대로 (함부로, 하고 싶은 대로) 운영해도 되는 곳이다.

 

문: 학교 내에서 해결할 수는 없었나?

답: 처음에는 학교 내에서 해결하려고 시도 했었다. 이 일과 관련하여 총장 4번, 상임이사 2번이나 면담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계속>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트위터 페이스북 공감 네이버 블로그
기사입력: 2018/02/06 [13:34]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1/39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