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숙칼럼]국립극장∙예술의전당 적폐청산하라! 2

예술의전당은 전문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8/01/25 [11:35]

 

 

 

대표적인 국가문화예술센터인 예술의전당을 망칠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가?

예술의전당은 88올림픽을 계기로 1988년에 설립되어 내년이면 건립 30주년을 맞는다.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 최대의 복합예술공간이자 최초의 장르별 전문공연장으로 설립되었다(문화체육관광부 기록정보콘텐츠).’ 특히 오페라극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오페라 전문 공연장으로 오페라와 발레, 클래식공연을 위해서 특화되어 건립되었다. 오페라극장은 세계 유수의 극장에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전문공연장으로서 해외 예술가와 전문가들로부터 극찬을 이끌어내고 있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다.

현재 예술의전당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예술의전당 (공연예술통합전산망 / 공연시설별 통계)

년도

2014년 (26편)

2015년 (32편)

2016년 (29편)

구분

클래

뮤지컬

오페라

발레

클래

뮤지컬

오페라

발레

연극

복합

클래

뮤지컬

오페라

발레

공연

편수

0편

3편

14편

9편

3편

2편

15편

10편

1편

1편

3편

4편

12편

10편

공연

일수

0일

141일

48일

39일

3일

191일

52일

42일

1일

1일

3일

115일

40일

44일

 자료출처 : http://www.kopis.or.kr/por

    

그런데 이상한 일은 2014년도에는 클래식 전문공연장에서 클래식 공연이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오페라는 단지 48일, 발레는 39일만 대관했고 이에 비해 뮤지컬은 141일간 대관되었다. 2015년과 2016년에도 예외 없이 클래식은 3일 간만 공연했다. 반면에 뮤지컬은 191일, 115일 배가 터지도록 공연했다.

앞서 말했듯이 예술의전당과 국립극장의 음향시설은 마이크와 확성기가 필요없는 순수예술에 최적화되어 건립되었다.

 

그런 전문공연장에서 확성기를 빵빵 울리는 뮤지컬을 공연한다는 것은 뮤지컬 공연배우들에게도, 듣고 있는 관람객들에게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또한 전문가로서 할 짓도 아니다.

박근혜 정부의 1호 문화예술 기관장으로 임명된 고학찬 사장에게 문화예술 전문가로서 국가문화예술센터를 운영할 역량이 되는지 스스로 질문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예술의전당을 호화의전당으로 만든 이는 누구인가?

예술의전당은 국민세금으로 건립되고 운영되므로 사실 국민들 것이다.

나는 2007년 예술의전당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2010년 예술의전당 비전위원으로 경영자문을 하면서 가장 크게 비중을 둔 부분이 국민들이 예술의전당을 더 친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시키는 일이었다.

 

당시 내가 제시한 문화마케팅 전략과 전당 조직원들의 노력으로 다행히 예술의전당은 국민들이 사랑하는 국가문화예술센터로서 위상을 되찾았고 아이들부터 학생들까지 지갑이 가벼운 사람들도 즐겨 찾을 수 있는 대중적이고 친근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특히 커피숍, 식당 등 서비스 시설을 직영체제로 운영하면서 국민들이 저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였다. 그것이 국가 공공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관리영역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3년 고학찬 사장이 취임한 이후 직영체제로 운영되던 커피숍, 식당, 악세서리숍 등이 임대로 전환되면서 임대한 업체들은 고가의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이유로 비용을 올려 받기 시작했다.

예술의전당의 임대업체들인 테라로사는 약 23억 원, 모차르트는 약 25억 원, 벨리니는 약 30억 원, 바우하우스는 약 23억 원, 푸치니는 약 8억 원의 보증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한다.

 

임대전환 이후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왔다. 예술의전당 커피숍의 커피값은 5000원~8000원까지 시중 유명 커피숍 가격에 못지않고, 스테이크 값은 10만원이 넘는 곳도 있고, 출연자들이나 기념품을 판매하던 저가의 악세서리 대신에 1억 원이 훌쩍 넘는 다이아몬드 반지도 판매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혼자가기 보다 친구∙가족들과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가족 4인이 뮤지컬을 보고 스테이크를 먹는다면 일반시민의 한달 치 월급이 날아가 버릴 것이다. 예술의전당은 이렇게 국민들에게서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다.

 

예술의전당의 서비스시설은 공공시설의 일부인가? 아니면 영리시설인가?

예술의전당은 국가기관이지만 독립법인이다. 독립경영체로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라고 했더라도 사기업처럼 경영하라는 뜻은 아니다. 보통 공공기관들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약칭 공유재산법)’을 기준으로 ‘공유재산 및 물품을 보호하고 그 취득, 유지, 보존 및 운용과 처분의 적정을 목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더 기가 찬 사실은 2017년 11월 13일 국회예산정책처에서는 예술의전당이 매년 20억~40억의 적자를 내고 있으면 2016년 한 해에만 54억 4900만원의 손실을 냈고, 더 심한 건 2016년 말 기준으로 예술의전당이 보유하고 있었던 임대보증금 74억 8539만원을 모두 지출경비로 소진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임대보증금은 운전자금으로 사용하면 안되는 고정비용이다. 그건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상식이다.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고학찬 사장에게 물어야 한다. 109억 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웬만한 공연장을 지을 수도 있는 돈이고, 전당 내 노후 된 극장들을 리모델링 할 수도 있는 돈이며, 수백 명의 예술가들에게 공연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이기도 하며, 수천 명의 사회소외계층에게 예술교육과 예술향유를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이다. 터무니없는 높은 보증금을 받아서 어디에 쓰셨는가?

    

예술의전당은 전문가들이 우선 사용해야 한다.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공연장과 공연시설을 갖춘 최고의 공연장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국내 주둔 미국 장병을 위문한다는 취지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아마추어인 ‘미8군 군악대 연주회’가 9회째 열리고 있다.

 

전문가들도 대관하기 어려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아마추어인 미8군 군악대가 9년 동안 대관할 수 있는 능력은 무엇일까?

이상하기는 국립극장도 마찬가지다. 전문예술가들이 사용할 공간을 종교행사가 대관하여 사용한 일도 있다.

또한 고학찬 사장은 예술의전당에 어린이예술단을 창단했다. 어떤 기관에 고정급을 지불하거나 고정 공연을 지속해주어야 할 상주단체를 창단하는 것은 장기적인 책임감을 요하는 일이다.

 

나도 어린이들이 예술의전당을 사용하거나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연 예술의전당에 어린이예술단이라는 상주단체를 창단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적합한 일인지는 의문이 든다.

 

이번 국감에서도 예술의전당 4층 상주단체동은 문체부 퇴직자들의 텃밭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상주단체에 대한 경영적 부담감∙문체부의 부조리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예술의전당이 건립목적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는데도 고학찬 사장은 자신만의 신념에 차 있다는 것이다. 예술의전당은 당신들의 놀이터가 아니다.

 

고학찬 사장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예술 공간인 예술의전당 수장으로서 미8군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왜 9년 동안이나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공연이 예술의전당이나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대답해 보라고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상업뮤지컬과 공동주최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예술의전당은 2015년 한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와 연극 페리클레스를 공동 주최했고, 2016년에는 역시 한엔터테인먼트와 라비다를 공동주최했다.

 

2016년 신시컴퍼니와 뮤지컬 렛미인을 공동주최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형 공연장은 대부분 뮤지컬을 뮤지컬기업과 공동주최하거나 공동기획하고 있다.            

 

그 일은 국가문화예술센터인 예술의전당이 1997년 에이콤과 겨울나그네라는 뮤지컬을 공동주최하면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아래는 내가 예술의전당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던 당시 조사한 자료로 2007년까지 예술의전당이 상업공연인 뮤지컬과 공동주최한 현황이다.

    

    

공연명

    

공동주최사

공연기간(회수)

겨울나그네

에이콤

1997. 2.14 ~ 3.13

(40회)

앵콜 겨울나그네

에이콤

1997. 4.18 ~ 4.27

(15회)

더 라이프

신시뮤지컬컴퍼니

1998. 8. 1 ~ 8. 9

드라큘라

서울방송,

극단 갖가지

1998. 9.12 ~ 9.30

(27회)

명성황후

에이콤

1999.10.16 ~ 10.31

명성황후

에이콤

2000. 2.21 ~ 3.12

렌트

신시뮤지컬컴퍼니,

미래에셋, MBC

2000. 7. 5 ~ 8. 6

렌트

신시뮤지컬컴퍼니,

미래에셋, MBC

2001. 2.17 ~ 3.11

키스 미 케이트

신시뮤지컬컴퍼니,

미래에셋, SBS

2001. 7. 5 ~ 7.19,

9.15 ~ 10. 3

둘리

에이콤, SBS

2001. 7.27 ~ 8.19

(35회)

몽유도원도

에이콤

2002.11.15 ~ 12.1

(20회)

맘마이아

신시뮤지컬컴퍼니,

에이콤, MBC

2004. 1.17 ~ 4.24

(114회)

명성황후

에이콤, CJ엔터테인먼트

2005. 2. 4 ~ 2.22

(25회)

오페라의 유령

설앤컴퍼니, CJ엔터테인먼트

2005. 6. 8 ~ 9. 1

(100회)

맘마이아

신시뮤지컬컴퍼니,

에이콤

2006. 6.15 ~ 9.10

(106회)

댄싱 섀도우

신시뮤지컬컴퍼니,

조선일보, SBS

2007. 7. 5 ~ 8.26

(62회)

예술의전당 공동주최 현황(1997년~2007년)

 

예술의전당은 본질적으로 공간지원 기관이지 현금지원 기관이 아니다.

그런데도 당시 예술의전당은 공동주최하는 상업적인 뮤지컬기업에게 수십억을 투자하였으며, 대관료를 무료로 해주거나 후지불하게 편리를 봐주었다. 어떤 부도덕한 뮤지컬기업은 자신의 돈을 한 푼도 투자하지 않으면서 예술의전당에서 십여억 원 이상의 현금지원도 받았으며, 3개월에 15억 원이나 되는 대관료를 무료로 제공받거나 공연수익을 얻은 후 후불로 지불하는 등 엉망으로 운영된 경우도 있었다.

 

예술의전당은 설립목적에 따라 순수예술을 지원해야 하는 공간지원 기관이다. 그런데 왜 상업적인 일개 뮤지컬 기업에게 공간지원뿐만 아니라 현금지원을 한 이유가 무엇이며 공동투자를 통해서 예술의전당은 높은 수익을 얻었는가? 또한 클래식, 발레, 오페라도 뮤지컬처럼 3개월에 15억 원이나 하는 대관료를 후지불 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적이 있는지 물어 보고, 예술의전당의 경영방식에 대해 문체부는 어떤 평가와 감시를 해 왔는지도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고학찬 사장은 전문성을 갖춘 리더로서 역량을 갖추었는가?

고학찬 사장이 대한민국 국가문화예술센터의 수장으로서 역량을 갖추었는가라는 논란은 취임초기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2017년 9월 29일에 예술의전당 노조에서는 「예술의전당, 언제부터 1인을 위한 사기업이 되었나?」라는 노조소식지를 발행해서 고학찬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고, 2017년 12월 23일에는 「정유7적, 무술년에 청산」이라는 노조소식지를 통해 예술의전당 내 고학찬 사장포함 부역세력인 7인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단지 소극장 운영경력 3년에 불과한 사람이 박근혜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취임해서 예술의전당을 문화예술기관의 운영과 발전을 추구하기 보다는 예술의전당를 이용해서 사적 인프라를 얻으려고 하며, 30년을 맞이하는 예술의전당은 개인의 허영심과 욕심을 채우기 위해 한 사람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있다’라고 쓰고 있다.

특히 ‘영상화사업’ ‘예술대상 사업’ ‘가곡의 밤과 동요콘서트’ ‘C채널 클래식 비타민’ 등의 사업이 모두 전문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아마추어적이고 개인을 위한 방송제작비 지원 등 무분별한 예산낭비로 인해 직원들은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잃어버리고 통탄스러울 뿐이라고 적고 있다.

    

▲   2017 예술의전당 노조 소식지

   

고학찬 사장은 이미 수장으로서 조직 내에서 리더십을 잃었다. 외부에서는 끊임없이 적폐인사임을 지적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직원들까지 사장을 불신임하는 예술의전당의 수장을 건립이후 최초로 재임명하는 문체부는 무슨 배짱인지에 대해 문체부장관은 대답해야 한다.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전국에서 1등!

더 기막힌 사실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의 발표다.

예술의전당은 109억이나 되는 임대사업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자에, 경영악화에 시달리면서 국가지원금을 신청했던 그 시기에 예술의전당은 우리나라에서 기관장 업무추진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2017년 12월 20일 일제히 발표된 기사에 의하면 2016년 대한민국 공공기관들 중에서 기관장의 업무추진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예술의전당으로 4천743만6천원을 사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    2017년 12월 20일 연합뉴스 기사

 

만일 나라면 공공기관 사장이 아니라 일반기업의 사장이라고 하더라도 회사가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태라면 성과급은 사양했을 것이다. 아니 책임 있는 국가문화예술센터 수장으로서 책임감과 양심에 따라 그동안 받은 성과급과 업무추진비를 반환하는 퍼포먼스라도 할 필요성이 있으셨다.

    

꼭 집어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설립목적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이익과 정치적 목적만을 추구했던 부패∙적폐세력들에 의해서 농락당했던 문화예술기관들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그리고 노파심에서 말씀드린다면 실력 없고 전문성 없는 기관장 임명은 지난 정부로 족하다.

현 정부 들어서도 이미 많은 문화예술계 기관장들 역시 청와대에 들어간 민예총 간부였던 사람들이 좌지우지 한다는 둥, 신임 장관들이 국가지원금이 내려오는 길목에 자기사람들을 심는다는 둥, 문체부 간부들이 주요요직에 전문가 대신 자기 대학원 은사로 바꿔치기 한다는 등 새 정부가 적폐청산을 하는 척하면서 새로운 화이트 카르텔을 만들고 있다는 험악한 풍문이 흉흉하다.

국민들은 이런 꼴을 보려고 촛불을 든 것이 아니다.

 

전국에 있는 문화예술센터들이 다시 국민에게 친근한 곳으로 거듭나고 미래 우리나라 창조경제의 기틀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기관장들이 임명되어야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권에 따라 얼굴을 바꾸고 매번 재 등판하는 정치예술가, 정치교수, 정치기관장들을 솎아내고 구분해서 적재적소에 맞는 인재를 등용시키는 임명권자의 현명한 책임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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