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과의 인터뷰>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침체에 운다

몸과 마음도 망가지고 가정도 망가지고

배재탁 | 입력 : 2018/01/17 [13:15]

 

[한국인권신문=배재탁] 1월 15일 서울 방배동에서 한 커피샵 체인점을 운영하는 조○○(여, 56세)를 만나 소상공인의 하소연을 들었다.

 

문: 카페를 운영하기 전엔 얼마나 벌었나?

답: 직장에서 연봉으로 3,800만원 정도 받았다. 그런데 사업을 해보고 싶어서 커피샵을 차렸다. 정말 후회가 된다.

 

문: 커피샵 차리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어갔나?

답: 2억 7천만원 정도 들어갔다.

 

문: 융자 받은 자금이 있나?

답: 1억원을 융자 받았는데 이자율이 점점 오르고 있어서 그것도 문제다.

 

문: 요즘 사업은 어떤가?

답: 매상이 1년 전에 비해 한 20% 줄어든 거 같다. 월 2천만원정도 올랐는데 지금은 월 1,600만원 수준이다.

 

문: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있나?

답: 그것 때문에 아주 죽겠다. 주휴수당까지 합하면 실제론 시간당 9천원 정도로 갑자기 한 40% 오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바는 줄이고 내가 일을 더 할뿐만 아니라 가족(딸 둘)까지 나와서 일한다.

 

문: 알바는 얼마나 줄였나?

답: 작년에 8명까지 고용했는데 지금은 2명이고 그것도 한 명을 더 내보내려고 한다.

 

문: 사장님은 하루 몇 시간 일하나?

답: 오전 근무 알바를 내보내고 나면, 앞으로는 아침 8시부터 밤 11시 넘어서 까지 일해야 하고 마감하면 자정 넘어 퇴근한다.

 

문: 근무 시간을 좀 줄이면 어떤가?

답: 본사 규정 상 늦어도 오전 8시에는 열어야 한다. 원래는 10시까지 영업하지만 최근 한 대기업 커피샵이 10시에 문 닫는 것으로 바뀌면서, 혹시 그 이후 시간에 손님이 올까 해서 밤 11시 넘어서까지 영업을 한다. 정말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 휴일에는 좀 쉬나?

답: 우리는 365일 오픈을 하기 때문에 쉬는 날이 없다.

 

문: 한 달에 얼마나 버나?

답: 벌긴, 이 달엔 거의 4백만원 적자가 예상된다. 업주는 죽어라 일하고도 돈을 박아서 알바비 주는 격이다.

 

문: 그럼 알바들 일자리가 줄겠다.

답: 당연하다. 그래서 초짜들은 안 쓰게 된다. 전에는 2인 1조로 해서 초짜들이 배워가며 일했지만, 지금은 경력자만 골라서 쓴다. 아마 알바를 줄여서 소비가 더 위축되는 악순환도 생길 것이다.

 

문: 가족들이 대신 알바자리를 메운다는데..

답: 딸이 둘인데 둘 다 직장에 다닌다. 걔들이 저녁에 나와 일하고, 휴일에도 나와서 일 한다. 서로 얼굴 보고 밥 먹을 시간도 없다. 알바비를 주지만 가족이니까 주휴나 야근 수당 없이 준다. 걔들도 굉장히 힘들어 한다. 완전 가족 전체의 심신이 망가지고 있다.

 

문: 최저임금 인상 때문인가?

답: 당연하다. 이건 알바비 올리려고 업주들과 업주들 가족까지 다 죽으라는 얘기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소상공인들 다 그렇다. 만약 경기가 좋아서 매상이 확 오르면 최저임금 인상이 흡수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경기는 더 나빠지는데 최저임금만 올리는 정부가 이해가 안 간다. 소상공인들 알기를 봉으로 안다.

 

 

문: 정부에서 1인당 13만원까지 지원해준다는데 그러면 괜찮지 않은가?

답: 아직 안 받아 봐서 모르겠지만 그래도 매년 계속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경제성장이나 체감경기를 참작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무조건 올린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마구잡이식으로 올려왔는데, 앞으로는 경제성장률이나 임금 평균인상률 같은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문: 지금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까지 올린다는데 괜찮겠나?

답: 한마디로 문 닫아야 한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그럴 것이다. 내 돈 들여 사업하는데 알바보다 못 벌거나 손해가 나면 누가 하겠는가? 시간당 1만원이면 주휴 야근수당 합하면 그보다 훨씬 더 줘야 한다. 나도 커피샵 접고 차라리 알바 하겠다. 지금도 옆 가게 사장님은 자기가 한 달에 180만원 가져가는데 알바는 160만원 이상 가져간단다. 도대체 이런 사업을 왜 하나 싶다고 한다. 지금도 그런데 1만원까지 올라가면 정말 문 닫아야 한다.

 

문: 지금 가장 문제는 무엇인가?

답: 당연히 경제적인 문제가 크지만, 더 걱정되는 건 건강이다. 나도 꽤 건강한 편이지만 지금 알바 내보내고 내가 그 자리를 메우다 보니 몸에 무리가 많이 간다. 이러다가 언제 쓰러질지 모르겠다.

게다가 가족들한테까지 피해가 가니 정말 심각하다. 최저임금을 그렇게 인상을 할 경우 소상공인들한테 어떤 영향이 미칠지 전혀 생각도 안한 그야말로 탁상행정의 전형이자 인기 영합이라고 본다.

 

문: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답: 최저임금 인상은 언뜻 보면 약자를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고용을 줄이고 업주와 가족들이 그 자리를 메운다. 업주도 힘들고, 알바 자리가 줄어 알바도 힘 드는 이런 정책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업주들도 국민인데, 업주와 그 가족까지 다 죽이고 일자리도 줄이는 이런 정책은 재고해야 한다.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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