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지사에게 왜 ‘속았다!’는 생각이 들까?

배재탁 | 입력 : 2018/01/15 [13:33]

 

[한국인권신문=배재탁] 남경필 지사는 일찍 정계에 입문하여 5선 의원을 거친 뒤 경기도지사에 당선, 지금 현직에 있다. 남지사는 명문 예일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재원으로, 보수 정당 내에서 개혁성향의 젊은 의원으로 차세대 대권주자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박근혜 전대통령의 문제가 불거졌을 때 가장 먼저 탈당을 한 사람이 남경필 경기도지사였다. 그 때만해도 ‘역시 남경필이다’라는 찬사와 함께 소신껏 행동하는 그가 필자의 눈에도 호감이 갔다. 얼마 후 역시 탈당한 유승민, 김무성 의원 등과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그랬는데...........

필자는 지난 해 10월 21일 ‘바른정당 탈당파, 국회의원 맞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가짜 보수이고 자신들만이 진정한 보수”라 하며, 대통령과 관련하여 책임을 통감하며 무릎 꿇고 사죄를 구한 바른정당 의원들이다. 그런 의원들이 불과 9달만에 ‘가짜’ 보수들과 만나서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니, 이걸 코미디에 비유하자니 코미디언들이 화를 낼 것 같고, 동물에 비유하자니 동물보호단체에서 들고 일어날 것 같아 차마 비유도 못하겠다.‘라고 비난했었다.

 

남경필 지사가 탈당할 때와 지금 자유한국당이 바뀐 건 당명,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한 것, 홍준표 대표가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는 점, 그리고 지지율이 그 당시보다 더 떨어졌다는 점 정도이다. 소위 최경환, 서청원 등 친박, 진박 내지 잔박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모두 그대로 있고, 하는 것이나 이미지나 눈을 씻고 봐도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런 곳으로 다시 돌아간단다.

 

남경필 지사는 탈당의 이유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에 반대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비슷한 경우에 있는 원희룡 제주 지사와도 다르다. (원희룡 지사는 탈당은 하지만 자유한국당으로 복당은 안한다고 했다. 물론 그 말도 끝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1월 5일 발표한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을 전제한 정당지지율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44%,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정당 17%, 자유한국당 9% 순이었다. 정당 지지율만 볼 때에 남지사의 복당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남경필 지사에게 묻는다.

 

“이런 당에선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하며 탈당했던 당으로 돌아가는 이유가 무엇인가?”

“당신을 지지하는 많은 유권자가 등을 돌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 공천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겠는가?”

 

남지사가 자유한국당으로 원대복귀하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바른정당에 남는 것보다 재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리라. 또한 자식 문제로 이미지가 실추되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해법을 찾아 주겠다며 손을 내밀었는지 모른다. 인물난에 빠진 자유한국당에서야 남지사정도 되는 인물에게 뭔 들 못해준다고 했겠는가?

 

한 때 남지사에게 작은 호감이라도 가졌던 필자 같은 사람에게 이번 남지사의 자유한국당 복당은 큰 충격과 함께 ‘속았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해줬다. 그동안 소신과 개혁 등의 가면을 벗어 던지니, 그 뒤에 감춰져 있던 후안무치(厚顔無恥)의 민낯을 봤기 때문이다.

 

정치인에겐 소신과 신념, 신뢰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한때 소신과 개혁의 아이콘처럼 기대를 모았던 남지사는 스스로 그런 이미지를 집어 던지고, 구렁텅이 속으로 풍덩풍덩 걸어 들어갔다. ‘잠깐 망신스러운 것만 참아내면 된다, 결과만 좋으면 되지’라고 생각했나 보다.

 

흔히 ‘우리나라 국민들은 시간만 좀 지나면 금방 다 잊어 버린다‘는 자조 섞인 얘기들을 스스로 많이 한다. 이제부터라도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국민들이 보여줘야 이 사회가 발전하고 미래가 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소신이나 신념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철새’들을 절대 잊지 말고 반드시 표로 응징하시길 바란다.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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