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전 국방부장관, 아랍에미리트(UAE) 군사 개입 비밀 군사협정 실토

백승렬 | 입력 : 2018/01/09 [15:56]

 

 

 

[한국인권신문=백승렬] 지난해 12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특사 파견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이 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 때 아랍에미리트(UAE)와 원전 수주 계약을 맺으면서 유사시 군사 개입을 약속하는 비밀 군사협정을 주도했음을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비밀 군사협정 가운데 UAE에서 유사 상황이 발생하면 한국군이 자동 개입한다는 조항에 대해 "그렇게 약속했다"면서 "실제론 국회의 비준이 없으면 군사개입을 할 수 없다"고 말했으며, 지난 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UAE 원전 수출과 관련해) 이면 계약은 없다"고 한 말을 번복했다.

 

김 전 장관은 2009년 원전 사업 수주 당시 상황에 대해 "당시 UAE 원전 사업은 거의 프랑스에 넘어간 상태였다.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과거 중동 지역 공사 현장을 많이 다닌 전문가다. UAE 왕세제에게 협조를 구해 보니 가능성이 보였다"고 했다.

 

UAE의 구체적인 요구 조건에 대해선 "UAE에 군사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 한국군이 UAE에 와 주는 거였다. 평소엔 UAE군의 훈련을 돕거나 무기를 관리하는 역할 등이었다"며 "UAE는 오랜 기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나라다. 위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고 만약 발생해도 북한과의 관계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유사시 한국군 자동개입 조항의 경우 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국회의 비준을 놓고 많이 고민했다. 제일 큰 문제는 국회에 가져갔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동안 공들인 게 다 무너지는 거다"라며 "그래서 내가 책임을 지고 (국회 비준이 필요 없는) 협약으로 하자고 했다. 실제 문제가 일어나면 그때 국회 비준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파장에 대해 "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UAE에 간 줄도 몰랐다"며 "나한테 전화라도 한 번 했으면 한국과 UAE의 관계에 관해 설명해 줬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마 적폐청산한다며 과거 문서를 검토하다가 비공개 군사협약을 오해한 거 같다. 꼼꼼히 따져봤다면 안 해도 될 행동을 UAE에서 한 것 같다. (송 장관이) UAE에 가서 약속을 바꾸자고 하자 UAE 왕실이 자존심이 상해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백승렬 0177664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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