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섭칼럼] 통합치료의 실현을 위하여 -4편 -

아름다움이 몸을 망친다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7/11/22 [11:06]

 

10년 전쯤인가?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당시 인기 아이돌 그룹 GOD의 멤버 박준형은 미국에서 성장했고 성인이 되어서 한국에 왔다고 한다. 당시 프로그램 MC는 박준형에게 “한국와서 미국과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물었더니 대답은 “하이힐 신고 잘 뛰어요” 였다. 꾸미기 좋아하는 여성은 한번쯤은 하이힐을 신어 봤을 것이다. 길거리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불편함을 감수하며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할 수 있다. 박준형이 말한 것처럼 한국 사람들은 하이힐을 신고도 잘 달린다. 특히 슈퍼 여성 즉 아줌마에 대한 이야기 일 것이다. 한국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살기 힘든 나라에 속한다. 그럼에도 슈퍼 여성은 왜 하이힐을 신고 뛰었을까?


하이힐은 여러 가지 용도로 사람의 아름답고자하는 욕구를 충족시킨다. 구두 자체가 주는 고급스러움과 예쁜 디자인은 물론 여성의 잘 빠진 다리를 돋보이게 해준다. 또한 키가 작은 한국 여성들은 키가 커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최근에는 남성들도 밖으로 보이지 않지만 신발 내에 삽입하여 하이힐을 신고 다닌다.
아름다움의 욕구 특히 고위층일수록 돋보이고 예의를 차리기 위해서 더욱 많다. 하이힐의 기원은 기원전 3,5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고위층 남성들은 하이힐을 즐겨 신었는데 그 이유로 첫 번째는 돋보이고자 했고, 말에 올라탈 때 발걸이에 신발을 쉽게 걸치기 위해 사용하였으며 아랫것들보다 높아 보이기 위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여성의 하이힐은 15세기 경 터키에서 만들어진 ‘쵸핑’이란 하이힐이 기원이다. 역시 부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는 개개인의 능력으로 부를 쌓는 시대로 변모하면서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점차 멀리하게 되었다. 사실 이때부터 하이힐의 부작용은 널리 알려진 것이라고 보여진다.
본 필자의 칼럼 전편을 통해 중요하게 다뤄진 것이 사람의 발에 대한 이야기인데 바닥과 우리 몸은 발을 통해서만 통신하게 되어 있다. 면적이 좁은 발이 60kg 정도의 신체를 떠받들다 보니 피로가 많이 쌓이고 충분하지 않은 휴식으로 인해 질병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인체는 206개의 뼈와 약 600여개의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근육은 효과기로써 신체에서 유일하게 물리적인 일을 하는 기관이다. 또한 너무 똑똑해서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즉 600여개의 근육 중 하나를 손상 받으면 599여개의 근육이 나머지 일을 대신한다는 뜻인데 이런 식으로 과사용과 무사용이 반복되어 심하면 200여개의 근육으로만 일상생활을 하게 되는 원리이다.


휴식은 신체의 더 많은 부분이 바닥에 닿아 있음을 뜻한다. 서있다 힘들면 앉게 되고 앉아서 힘들면 눕게 되는 원리로 볼 수 있다.
즉 신체의 더 많은 부분이 땅에 닿을수록 몸이 편하고 휴식하게 된다는 뜻인데 반대로 사람이 걸을 때는 가장 적은 부분을 바닥에 닿게 함으로써 안정성이 떨어지고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수업 중에 졸리면 선생님께서 서 있으라고 말씀하신 것을 떠올려 보면 사실 간단하지만 인체학적으로 보면 아주 심오한 논리인데 이것은 몸이 바닥에 닿는 면적이 적을수록 정신이 차려진다는 것이다.


바닥에 닿는 면적이 적으면 신체의 근육을 더 많이 사용한다는 뜻이 된다. 즉 걸음을 걸을 때 우리 몸의 근육을 가장 많이 사용하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한계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인간의 어리석음을 찾을 수 있다. 동물을 창조할 때 모든 뇌는 자신의 신체를 지키기 위해 보호본능을 충족하도록 설계 되었다. 사람은 걸을 때 가장 많은 힘을 발휘하도록 설계되어 그때 축적되는 피로는 최대가 된다. 안타깝게도 지위를 뽐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그 한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의 신체는 발이 땅에 닿았을 때 가장 적은 면적이 바닥에 닿은 것으로 간주되며 중력에 대항하는 항중력근의 근력은 최대가 된다. 하지만 하이힐을 신었을 경우 발의 앞쪽만이 땅에 닿게 되어 더욱 좁은 면적만을 사용하여 서있고 걷는 자세가 된다. 그렇게 되면 발이 땅에 닿았을 때 사용하였던 근력보다 한계를 넘어서는 더 많은 근육을 과사용함에 따라 신체 어느 부위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몸을 지탱하는 근육은 발의 뒤꿈치가 닿았을 때 발동 된다. 그런 뒤꿈치를 하이힐을 통해 공중으로 띄워버리니 몸을 지탱하는 근육을 사용하지 못하고 다른 부위에 과사용을 초래한다.
특히 종아리, 무릎, 엉덩이 등의 하체는 사용하지 못하고 허리나 어깨에서 많은 힘을 주어 활동하게 된다. 뒤꿈치를 닿지 못하고 허리 등을 과사용함으로부터 질병이 시작되어 무릎, 엉덩관절 전치환술과 같은 무서운 수술에 이르기까지 진행될 수 있다.


하이힐이 신체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려졌고 연구도 많이 진행 되었지만 어떠한 식으로 손상이 되고 또 손상된 신체를 어떠한 식으로 관리 하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부분만을 치료하기 보다는 내 몸의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아픈 허리, 어깨를 주무르기 보다는 뒤꿈치를 닿게하고 걸을 때, 서있을 때 적절한 근육사용을 느끼게 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아름다움추구하는 것은 겉으로 꾸미는 것 보다는 신체를 순리대로 사용함으로써 무리하지 않은 자세와 이로 인해 얼굴빛에서 생기가 도는 그러한 모습이 자신감 있고 멋진 모습이라고 조언하는 바이다.


몸을 망치는 아름다움은 아름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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