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청소년 죽음의 증거, 경찰에 의한 사형 암시하나

칼 안젤로 아르네즈(Carl Angelo Arnaiz)의 죽음은 살해당한 키안 데 로스 산토스(Kian de los Santos) 학생과 유사한 점이 많다.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7/09/17 [21:36]

 

▲ 과학 수사 전문가들이 사형으로 확인한 바 있는, 경찰에 의해 사망한 칼 안젤로 아르네즈. 그가 생전에 좋아했던 간식을 병아리들이 쪼아 먹고 있다.     © 후앙 타팡 2세(Juan Tapang, Jr)


[한국인권신문=가톨릭뉴스=번역 세륜중 박우빈] 필리핀 정부 과학 수사 전문가들은 마닐라 경찰이 총격전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한 한 청소년의 죽음에 대해, 고문의 흔적을 발견함으로써 사형으로 결론지었다.


9월 3일, 검찰청은 칼 안젤로 아르네즈 살해 혐의로 북부 마닐라 교외의 칼로오칸(Caloocan) 시 경찰들에 대한 기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 마닐라의 동쪽 끝 카인타(Cainta)에 살고 있는 아르네즈(19세)는, 경찰이 키안 데 로스 산토스(17세, 학생)를 총으로 쏴 사망에 이르게 한 장면이 CCTV에 찍히며 공분을 산 다음날인 지난 8월 17일 늦게 갑자기 사라졌다.


실종 10일 후, 그의 친족이 데 로스 산토스가 죽은 곳과 멀지 않은 시체 안치소에서 아르네즈의 시체를 찾아냈다.


경찰은 아르네즈가 집을 나온지 몇 시간 후 그를 쐈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그가 택시 기사를 강탈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체포하려는 경찰을 향해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가 죽은 날 마약을 소지하고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프레시다 아코스타(Presida Acosta) 수석 국선변호사는 어린 용의자들에 대한 경찰 작전에서 충격적인 “양상”을 보았다고 전했다.


“과학 수사 전문가들이 청소년의 손목에서 수갑 자국을 발견했는데, 곧 체포라는 뜻“이라며, “아르네즈의 몸 또한 멍자국이 발견되고, 눈두덩이 부어 있으며, 이가 부러져 있는 등 다른 여러 가지 고문의 흔적들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아코스타는 아르네즈의 몸에 들어간 다섯 발의 탄환의 궤적은 총을 쏜 사람이 그 어린 청소년이 무릎을 꿇고 있는 상태에서 총을 발사했음을 시사하며, 데 로스 산토스도 같은 방식으로 총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두 청소년은 다른 면에서도 유사점이 있다: 어머니가 가정 소득에 보태기 위해 해외에서 일했으며, 집에서 작은 가족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를 돕고 있었다.


아르네즈는 초등학교 시절 졸업생 대표였으며, 과학고등학교의 장학생이었다. 그는 작년에 필리핀 최고의 국립대학 인테리어 디자인과에 등록했으나, 임상우울증 진단을 받은 후 중퇴했다.

그의 가족은 그가 근심 걱정 없고, 총에 대해 아무 지식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그의 누이 카밀(Camille)는 그가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고 있었으며 법에 저촉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심지어 아르네즈의 경야(經夜) 또한 데 로스 산토스의 그것과 묘한 공통점이 있었다. 노란 병아리들이 그의 관 꼭대기에도 서서 그가 생전에 좋아했던 간식을 쪼아 먹었다. 그의 가족들은 동물들의 행동이 양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마닐라 경찰국장은 아르네즈의 죽음과 관련된 경찰관 2명에 대해 정직 처분을 내렸다.


로날드 데 라 로사(Ronald de la Rosa) 필리핀 경찰청장은 과오를 범한 두 경찰관과 팽배해 가는 적대적인 여론에 불만을 표출했다.


치안총감은 기자회견장에서 “우리가 범죄자들보다 못하게 행동한다면 우리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며,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범죄자가 된다. 우리는 범죄자들과 구별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민중에게는 “경찰을 비판하지 말 것” 혹은 법 집행자를 적으로 보지 말 것을 간청했다.

 

※ 기사 원문 : http://www.ucanews.com/news/evidence-in-new-manila-teen-killing-points-to-police-execution/80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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