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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학생인권, “인권을 존중하는 동시에 책임을 강조”
 
한국인권신문 김태균 기사입력  2012/10/15 [07:20]
 

 
[한국인권신문=김태균 학생기자]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학생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체벌 금지, 학교폭력 가해자 생활기록부 등재, 교권 침해 등 학생인권에 관련된 기사들이 쉴 새 없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명백하게 한쪽은 옳고 한쪽은 그르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모두가 만족하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미국 공립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학생인권에 관련된 사례들을 몇 가지 검토해보려고 한다. 아래 내용은 기자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공립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동안 경험했던 일들을 중심으로 작성하였으며, 미국은 주에 따라서 제도가 다르게 적용될 수 있음을 밝혀둔다.
 
미국의 교육현장에서는 학생의 인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동시에 자신의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강조하여 가르친다.
 
미국의 공립학교에서는 복장 및 두발에 대한 자유가 보장된다. 모든 사람의 개성을 존중하고 이를 부당하게 억압하지 않겠다는 사상이 기본이 되어 욕설이나 논란이 될 만한 사진 등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이상 모든 복장은 허용된다. 머리를 분홍색으로 염색하거나 색다른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개성 있는 복장으로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거기에 대한 제재는 찾아볼 수 없다.

또한, 미국의 학교에서는 학생의 표현 자유가 허용된다. 학생들은 일정 범위 내에서 학교 운영에 대한 공식적인 비판을 할 수 있다. 사물함 유료화, 교내 리모델링, 교내 학칙 등에 대한 논리적인 비판이 학교 신문에 실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학생 대부분은 그런 의견을 주장하는 것을 꺼리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권리로서 당연하게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시위가 허용되기도 한다. 기자가 다닌 학교에서 학생들이 인기 있는 게임을 하면서 돈을 걸기 시작하자 그 게임을 교내에서 하는 것을 금지했던 적이 있었다. 이에 부당하다고 생각한 학생들이 페이스북에서 그룹을 만들어 시위를 하기로 결정했고, 다음 날 200여 명의 학생들이 묵언의 시위에 참가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금전적인 것을 걸지 않은 이상 게임을 허용하겠다고 방침을 바꿨다. 학생들의 의견이 바로 학교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실례이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단지 권리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권리를 존중해주는 대신 그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고 벌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에게 본인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다. 입학할 때부터 학교의 교칙을 알려주고 이를 준수하겠다는 서류에 서명함으로써 교내 제도를 지킬 책임이 있다는 것과 이를 어겼을 때 어떤 책임이 따르는가를 명확히 알도록 한다. 스포츠 동아리에 가입할 때 ‘만약 허락 없이 약물을 먹을 경우 민·형사적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해야 하는 것이 그 예이다.
 
학교 교칙을 위반했을 경우에는 책임을 확실히 물어 예외 없이 처벌을 받게 되어있다. 그 처벌은 대부분 신체적 체벌이 아닌 형식으로 수업 없는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오기, 부모에게 연락하기, 그리고 반성문 쓰기 등의 벌이 흔히 주어진다. 좀 더 심각한 경우에는 그 학생을 축제와 여행 같은 학교 행사에서 배제하거나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서류에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며, 경찰에 신고하여 법적 처분을 받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엄격한 적용을 통해 학교는 학생들에게 자기가 한 일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미국에서는 18세 이상인 국민을 정식 성인으로 간주하여 어른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부여하는데 이는 학교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8세 이상이 되면 학생은 부모와 별개의 성인으로 인정되어, 이전에 부모의 서명이 필요했던 모든 문서에 학생 본인이 직접 서명할 권리를 가지게 된다. 보호자 없이 결석 통보를 할 수 있으며, 학생 본인의 허락 없이는 부모라고 해도 자녀의 성적표를 요구할 수 없게 된다. 학교는 새로 성인이 된 학생들에게 권리를 인정해주는 동시에 학교 교칙이나 법을 위반할 경우 성인으로서 직접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일찍부터 교육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다른 나라의 사례를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은 수정하여,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그에 따른 책임을 가르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본인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람만이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실제 학교생활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학생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이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행복한 학교’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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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10/15 [07:20]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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