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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실천하지 않는 지식은 빈껍데기나 마찬가지다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6/04/29 [00:21]

 

 

    

[한국인권신문=김광석] 어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경기지역본부(수원 권선구 호매실로)’에 갔다. 오후 2시부터 그곳 3층 대강당에서 열린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하루 전날 언론사협회 관계자로부터 취재요청을 받고 지하철 분당선에 몸을 실었던 것이다.

    

수원역이 분당선 종점이기 때문에 마음 놓고 책을 읽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이동하면서 <포스트 휴머니즘의 미학(김은령, 2014, 그린비)> 읽기를 끝냈다. 그리고 <이이화·한국사 이야기(이이화, 2015, 한길사)> 10권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 10권은 ‘왕의 길 신하의 길’을 다뤘다.

    

최근 <길의 역사: 직립 존재의 발자취(강내희, 2016, 문화과학사)> 독후감 작성을 끝냈다. 이 책을 읽으면서부터 ‘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저자는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은 발로 서서 산다는 것, 길을 걸으면서 사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길 때문에 어제 점심도 먹지 못한 채 얼토당토않은 일을 겪었다.

 


    

목적지로 가기 위해 스마트폰 ‘앱’에서 지도와 함께 이동경로를 확인했다. 수원역에서 ‘51번’ 버스로 환승하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수원시 권선구 행정타운에 자리하고 있었다.

    

12시 50분경에 수원역 광장으로 나왔다. 수원역 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에 버스정류소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어중간하게 알고 있는 것이 병이었을까?

    

아무튼, 수원역 지하상가를 통해 수원역 광장 맞은편 정류소로 갔다. 그곳에 설치돼 있는 승강장 안내도를 자세히 살폈다. 51번 버스 승강장은 ‘H’로 돼 있었다.

 


    

사람들에게 ‘H’ 승강장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물었으나, 아무도 몰랐다. 그래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권선구청으로 가는 51번은 어디서 타느냐고 물었다. 잘 모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다수 사람들이 그곳에서 타면 된다고 했다.

    

그런데 그곳도 승강장이 ‘2열’이어서 어느 곳으로 51번이 들어오는지 헷갈렸다. 안쪽 바깥쪽을 번갈아 오가면서 모니터를 꼼꼼히 주시했다. 한참 기다려도 51번은 나타나지 않았다.

    

급기야 승강장을 오가면서 그곳을 통과하는 버스 기사님들께 51번 버스가 정차하는지 물었다.

일부는 정차한다고 했고, 일부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떤 분은 광장 건너 ‘노보텔앰버서더 호텔’ 쪽을 가리키기도 했다.

    

버스정류소 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거듭 큰 소리로 물었다. 그때 대학생으로 보이는 어떤 여성이 육교를 건너 광장 건너편으로 가라고 알려줬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 지하상가를 걸으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또 물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잘 몰랐고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 한 분이 출구를 자세히 가르쳐줬다. 그분이 가리키는 출구로 나오니 ‘노보텔앰버서더 호텔’이 있었다. 그곳 버스정류소는 1열이어서 다행이었으나,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봐도 51번은 없었다.

    

또다시 거기서 기다리고 있는 어떤 청년에게 물었다. 그 청년이 알려주는 대로 수원역 광장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 정류소로 이동했다. 그 버스정류소 승강장 역시 2열이었는데 어느 도로로 51번이 진입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양쪽 승강장을 왔다 갔다 하면서 모니터를 살펴봤다. 안쪽 승강장 모니터에 15분 후에 들어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때부터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우선 그 방향이 권선구청 방향인지 반대방향인지 알 수 없었다. 생각으로는 화서 쪽 철로 위 도로를 통과해야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마침 그 근방을 순찰하던 경찰 두 분이 있어 그분들께 다가가 물었다. 그중 한 분이 스마트폰 앱을 검색하더니 이 승강장에서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개회시각(14시) 70분 전에 수원역에 도착했지만, 거기서 40분 이상을 허비해버렸다. 그때까지 점심도 먹지 못한 채 분주하게 움직였다. 애당초 점심은 행사장 인근에서 해결하려고 했는데 그만 굶고 말았다.

    

버스에 탑승할 때 환승 신호음이 울리지 않았다. 버스 기사님께서도 최소 30분 이상 경과됐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확인하게 됐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경기지역본부’로 이동하면서 버스 기사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수원역 광장의 버스정류소 승강장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먼저 안내도에 따른 승강장 표시(알파벳)가 안내도에만 기재돼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리고 2열로 돼 있는 승강장에서는 어느 도로로 버스가 들어올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했다. 이 버스 기사님께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하셨다. 더불어 늦지 않도록 노총 빌딩 앞에 세워주겠다고 하셨다. 그 버스 기사님이 참으로 고마웠다.

    

그렇게 해서 13시 50분경 도착할 수 있었다. 수원역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경기지역본부’까지 이동하는 데 자그마치 1시간이나 걸렸다.

    

귀경하면서 수원역 광장 맞은편에 설치돼 있는 안내도를 DSLR에 담아왔다. ‘수원화성’ 그림이 ‘버스정류소 안내도’와 ‘버스노선 안내도(알파벳 포함)’를 갈라놓고 있었다. ‘버스정류소 안내도’를 이해하고 위치를 찾았다 해도 2열 승강장에서 또 헷갈리게 돼 있었다.

    

오늘 어제 겪었던 사연을 수원시 담당 공무원에게 알리려고 한다. 버스정류소 승강장마다 안내도를 게시하고, 안내도에 기재된 승강장 기호(알파벳)를 승강장 기둥마다 붙이라는 개선책을 제시하려고 한다. 모처럼 수원역에 발을 디딘 나와 같은 ‘서울 촌놈’이나, 처음으로 수원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이 겪을 어려움을 생각해봤느냐고 물을 것이다.

    

이 땅의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을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수원이 초행길인 사람들을 고려해주길 바랄 뿐이다. 관광종사원은 ‘제2외교관’이라고 배웠다. 나는 한때 잠시나마 관광종사원인 ‘호텔리어’로 근무했다. 이런 잘못을 시정하라고 권유하는 것을 나는 의무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식은 실천에서 나와 실천으로 돌아가야 참다운 것이라고 하셨다. 고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교수께서. 실천하지 않는 지식은 빈껍데기나 마찬가지라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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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4/29 [00:21]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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