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옥 사랑학 교실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안명옥 사랑학 교실] 의사와 정치…“진정으로 큰 의사는 나라를 고친다”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4/06/06 [11:38]

 
 
[한국인권신문=안명옥 교수]
 의사로서의 삶이 정치와 접목되면서 어떠한 사고를 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저의 학문과 경험을 정치에 연결하여 활용했는가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이러한 경험이 혹시나 여러분들이 하시는 일, 생각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에 앞서 무엇보다도 먼저, 여러분들의 도움과 보살핌 덕분에 17대 국회의원직을 시작할 수 있었고(특히 맑은정치 여성네트워크 100인에 저를 추천해 주신 여성계 선배님, 동료, 후배 여성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의료계, 환경운동계에도 감사드립니다), 4년간 국회에 있으면서 때로는 좌절하며 마음 졸이기도 하였으나, 정성과 열정으로 후회, 미련없이 열심히 일할 수 있었습니다.

국회의원의 직무를 하면서 순간순간 의사로서의 매일의 훈련이 얼마나 정치활동에 도움이 되는지 절감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어제 연꽃이야기 난에 서술한...)를 감동의 마음으로 새기며 시작한 의사의 직무는, 최선을 다하며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끊임없이 천직으로 생각하게 하였고, 그 삶의 자세는 국회에 가서도 변할 수 없는 원칙이 되었습니다.

또한, 한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는 전문인으로서 추구해왔던 무결점주의를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지는 정치 분야에도 접목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의사가 한순간의 오판으로 환자를 그릇되게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한 생명을 죽음의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의 정책담당자들은 더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정책결정자의 오판과 실수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본인식 하에 보건의료인으로서 훈련받으면서 익혀온 꼼꼼함과 섬세함, 치밀함의 소양들을 정책활동에 접목시켰습니다.
 
또 다른 덕목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신뢰와 정직은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에서는 기본요건입니다. 신뢰의 가장 밑바탕에는 상대방이 어떤 경우에서도 나에게 정직하리라는 것과 그 정직함에 성실함과 사랑을 다 하여 나를 대할 것이라는 전폭적인 믿음이 함께합니다. 이 점은 모든 인간관계의 신뢰의 근본이기도 합니다. 정치가 인간의 삶의 기본 배경일진데, 신뢰가 정치의 또 다른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믿음은 저의 정치가로서의 삶의 한 축이었습니다.

신뢰와 정직은 환자와의 관계만이 아니고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 자체, 그 과정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 즉 팀워크의 원칙이기도 합니다. 의료현장은 거대한 팀에 의해 운용됩니다. 검사결과를 못 믿거나 함께 수술하는 팀, 혹은 환자를 돌보는 각 영역에 대한 무한한 신뢰 없이는 원천적으로 치료행위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또한, 내가 잘 모르는 영역은 바로 잘 모른다 하고, 최고의 지식과 지혜를 구하는 자세를 기본으로 합니다. 그러나 국회 현장에서는 만사가 그렇지는 않음을 깜짝깜짝 놀라며 확인하게 되는. 놀람의 연속인 경험이기도 하였습니다. 환경이 어떠해도 제 원칙에 어떤 미동도 없었음은 30여 년 살아온 의사의 자세로 인한 것임을 고백합니다.

의사와 정치의 관계를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의대 1학년 때부터의 저의 좌우명을 소개합니다. “소의치병, 중의치인, 대의치국”, 글자 그대로 “작은 의사는 병을 고치고, 더 나은 의사는 사람을 고치지만, 진정으로 큰 의사는 국가, 나라를 고친다”는 뜻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손문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손문 선생님은 의사 출신 철학가이자 훌륭한 정치가이셨기 때문에 이 말씀이 저에게 주는 의미가 특별합니다. 특히 정치인이 된 후 저는 이 말을 되새기며 모든 판단과 결정의 지침으로 삼고 행동하였습니다.

정치가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의사의 직분과 분명 통할 것입니다. 국회에 가서는 또 하나의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한 환자를 지극한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는 의사선생님들 모두가 “대의”이지요. “소의”는 치병만을 하고 “중의”는 치인까지 하며 “대의”는 환자와 가족의 행복을 통하여 결국은 국가를 고치는 일임을 또한 크게 깨우쳤습니다. 더욱이 정치인들은 워낙 대의의 소명을 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선택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행정부의 공무원 특히 고위직 공무원도 그 맥락을 함께 합니다. 조금 더 확대하면 이는 다른 직업인들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의사로서의 냉철한 두뇌와 뜨거운 가슴, 민첩하고 섬세한 손놀림이 동시에 작동하는 멀티 플레이어(multi-player)의 훈련과 성실한 자세가 정치에도 가장 좋은 덕목이기도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생명을 살리는 일만 하던 의사는 어떤 환경에서도 도통 나쁜 일에 눈이 가지 않음을 국회에서 온몸과 마음과 영혼으로 경험하였습니다. 그저 그 순간 그곳에서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그 결과가 결국 60년 헌정사에 최고의 의정활동을 한 국회의원으로 기록되는 벅찬 명예를 갖고 17대 국회의원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국회의 존재 이유인 입법활동은 143건의 법안발의 중 52건이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통권 86권의 정책자료집을 내었고 57회의 공청회 및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의료의 현장과 같이 충실한 팀플레이에 의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저의 보좌진들과 저희와 함께 일하신 모든 분들께 또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모두가 생명을 최선으로 생각하고 무결점주의와 정직, 신뢰를 바탕으로 한 더불어, 함께하는 팀워크에 대한 믿음의 직업윤리가 국회의 일에 녹아서 이러한 결과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도출하게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의사만의 전유물이 아닐 것입니다. 모든 삶의 일에 낙천적인 근본하에 이러한 태도를 지니고 갈 때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결과가 올 것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공감
기사입력: 2014/06/06 [11:38]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