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준 칼럼] 전문가란?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4/03/15 [03:48]

 
[한국인권신문=함께하는 사회 송세준]
전문가들이란 正義(정의)를 알려주는 사람들이 아니다. 교묘하게 자신의 일에서 편리한 대로 이권을 취하는데 능한 원칙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선도해가면서 만들어 가는 사회가 바로 이 사회이다. 세상을 요령껏 사는 방안을 더 잘 아는 사람들이 더 전문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게는 편법인 것들이 전문가들 손에서는 합법이 된다.
 
부정적인 측면에서만 쓰는 글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전문가가 그랬기 때문에 전문가는 전문적인 편법을 만드는 전문가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부류도 약간은 있는데 그들은 전문가 집단에서 소외당하기 십상이다.
 
전문가에 대한 이런 일화가 있다. 기업가와 경제학자 각 3명씩 기차 여행을 하는데 출발지에서 학자들은 표를 1장만 사더란다. 기차가 얼마쯤 지난 후에 검표원이 검표를 시작하니 학자 3명이 화장실로 피했고 검표원이 밖에서 노크하니 표를 내밀었고 그래서 무사히 지나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이를 배운 기업가들이 표를 한 장 샀는데 학자들은 아예 표를 사지 않더란다. 이번에는 검표원이 검표를 시작하니 기업가들은 화장실로 갔고 학자들이 화장실에 가서 노크하니 기업가들이 기차표를 내밀었고 이를 취득한 학자들은 다음 칸의 화장실로 가서 표를 내밀었단다. 이렇게 그때만 모면하는 이들이 경제학자며 전문가인 셈이다.
 
어떻게 세금을 회피하는가를 알려주는 것이 세무사이며 어떻게 불법을 합법적으로 피해갈 것인가를 알려주는 것이 변호사라면 자신은 비싼 대가를 받고 어떻게 싸게 힘들고 복잡한 과정을 모면하는가는 알려주는 것이 전문가 집단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왜 이런 생각들이 은연중에 우리 사회를 지배할까? 이는 당연히 전문기술을 이용해서 치부하고 권력을 모으는 기술이 합법인 것으로 오해해서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특권층의 이권으로 만들어진 전문가들이 판을 친다. 그들만이 가진 전문적인 이권이 무얼까? 언제 투기하면 부동산이 오르고 언제 투기하면 주가가 올라 부자가 될까?라는 판단은 전문적인 이권과 깊은 관련이 없는 것일까? 이렇게 하면 이만큼 줄어들고 저렇게 하면 이만큼 느는 일도 일반이 하면 먹혀들지 않는 사회구조는 어디서부터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원래는 혼란을 막는다는 취지로 생겨난 전문가들이 더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이권을 거머쥔 덕이다. 특정한 집단이 많아지고 전문가가 늘어날수록 세상은 더 그만큼 어두워진다. 이 말은 바꾸어 말하면 특권을 쥔 전문가 대신에 모두가 전문가여야 한다는 말이다. 변호사 대신에 일반인도 스스럼없이 변호하고 세무사 대신에 일반인도 쉽게 접근하는 세무업무, 심지어 자기 집을 자신의 설계로도 쉽게 지을 수 있고, 모두가 전문가와 똑같은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할 만큼 생활이 쉬워져야 한다. 무슨 허가니 무슨 신고니 하는 것들이 더 가까이 오는 시대에 살게 되면 될수록 특정계층을 전문가로 발전하는 제도를 줄여나가야 한다.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 이권이 사라지는 사회가 진정 좋은 사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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