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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부채를 조심 할 시기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2/01/13 [10:30]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투자시장에서 신생 상장기업이나 등록기업들은 항상 보는 이들이 불안해하기가 쉽다. 증시제도도 나라마다 한국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 미국은 뉴욕증권시장과 나스닥시장의 나누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연혁과 업력의 차이가 골자이다.

 

그런데 이번에 1997년에 설립된 치과용 의과학제조회사에서 거액의 자금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시가총액만 2조원이 넘는 대형 코스닥 등록기업으로 꽤나 인기주식으로 비쳐져서 일반투자가들이 상당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또 40%가 넘는 비중을 외국인투자가들이 보유하고 있어 이 소식은 글로벌투자시장도 충격을 주었다.

 

도무지 생각을 해도 이번 사고는 설립 25년의 중견기업에서 생긴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것도 재무책임자가 이런 일을 했다면 누구 믿겠는가.

 

경영에는 대리인비용(agency cost)이라는 것이 있다. 기업에 돈을 투자했거나 빌려준 사람들이 사내의 경영자들이나 해당 기업을 감시하는데 드는 비용이거나, 피해가 되는 일들이 생겨 확증해주는 비용을 말한다.

 

증시에서도 사실은 사업연조가 짧은 기업에 투자를 하게 되면 그 주식을 오래 보유하기가 좀 꺼려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 주식시장은 두 개의 유통시장으로 나누어서, 주로 오래된 기업이 거래되는 유통시장(코스피)과, 신생기업들이 활약하는 유통시장(코스닥)을 구분하여 각각의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사전적인 유의를 당부한다. 신생기업이자 기술개발이 중심인 상장기업들은 주로 CEO가 기술개발자의 입장에서 경영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영업전문가에게 시장개척을 맡기거나, 재무전문가를 영입하여 CFO를 맡기기고 창업자 자신은 기술개발에 전념하는 경우가 많다.

 

대우그룹은 당시에 한성무역이란 섬유 수출기업의 무역부장이던 김우중이란 젊은이가 일을 배워 창업한 대기업이었다. 이처럼 작은 기업은 또 임직원들이 창업자에게 경영자 훈련을 받기에 좋은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너무 기술이 고급기술이거나 지식전문가 영역이면 일반의 임직원들은 이들과 서로 하나가 되지 못하고 시간이 갈수록 벽을 치고 지낸다. 서로 인사교류도 딱히 없고, 성과급도 기술개발자들이 주로 많이 차지한다. 창업도 일부의 기술지식인들이 일을 배워서 소수로 나온다. 실제로 네이버에서 일한 기술개발자들이 나와서 카카오를 만들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회사는 치과의사가 창업한 지식전문가형 기술개발 기업이다.

 

기업은 이제 우리가 아는 것처럼 하나의 꿈을 가진 사회가족 공동체이거나 직업윤리 공동체가 아니다. 갈수록 경쟁과 존립의 치열함을 더해가면서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당장의 문제에 집중하고 옆을 볼 여유가 없고, 집단 내의 개인들도 자신의 미래를 찾느라 여념이 없다.

 

기업의 재무업무는 전문성이 높고 엄격하고, 대외관계는 주로 네트워크이고 아니면 법률적이다. 그래서 재무업무는 전문가 직군들이 형성되고 헤드헌터들이 골라주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성만큼 윤리성도 높다는 보장은 없다. 과거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는 우수한 직원들을 일단 경리부서에 근무시켜보고 나서 후일 경영자감을 찾았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정말 다수의 삼성그룹 최고경영자들이 당시 주력기업인 삼성물산, 제일모직, 제일제당, 삼성생명 등의 재무회계부서장이나 경리과장을 지냈다.

 

누구나 잘 아는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있다. 기업의 재무부서나 은행관리업무나 경리부서에 근무하면 돈을 만지는 단위가 다르게 된다. 필자도 1980년대에 불과 몇십만원 정도의 급여자일 때 은행 마감시간에 손에 들고 다닌 회사 돈(수표)이 수십억 원이었다. 그 일을 매일 담당자들이 혼자 길거리를 다니며 처리했다. 그래도 큰 사고가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삽시간에 돈이 전자송금으로 천문학적인 규모로 이체된다. 이런 방식으로 수천억 원대의 회사 돈이 직원계좌로 날아가고, 그 돈으로 금괴를 사고, 주식을 투자했다는 일은 도무지 상상이 안 된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팩트이고, 우리 사회의 현실이 이럴진대 이런 사고는 언제든지 또 일어날 수도 있다.

 

요즘 이전엔 본데없는 재테크 열풍 속에서 과연 개인 사이에는 이런 일이 없겠는가. 집안에서 어디에 꼭 써야 할 돈을 살짝 전용하여 주식을 투자하고 낭패를 보는 일은 지금도 비일비재할 수 있다. 주로 부모들이 자식의 학교등록금이나, 집을 늘리려거나, 자녀 결혼자금으로 준비한 돈을 잠간 주식에 투자하여 손실을 보면 부부지간에는 정작 돈보다는 더 큰 일들이 생긴다.

 

이 모든 일이 사람의 급하고 빗나간 탐욕에서 생기는 인재사고이다. 주식을 투자하라고 권하는 전문가들은 주로 장기투자를 권한다. 사실 모든 기업들이 좋다거나 돈을 벌기가 용이하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장기투자를 하려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재무적 안정성이고 사내의 도덕성이다. 그리고 기업의 역사이다. 그래서 장기투자는 종목의 변별 효과가 단기투자 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같은 의약사업 기업에 유한양행이라고 있다. 설립된 지 100년이 넘은 장수기업이다. 이런 기업은 사실 언제라도 전문가들이 어떤 장기포트폴리오에 편입해도 문제가 크게 없다. 3년 전에 4만 원정도 하던 유한양행 주가는 지금은 6만 원정도이다. 10년 전에는 2만원 정도였다. 중장기투자로는 좋은 대상이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가 된 기업은 놀랍게도 부채가 너무 많다. 지금이 제3공화국 시절도 아닌데 3천억 원 정도의 자기자본에 9천억 원대의 부채를 가지고 있으니 놀랄 노자이다. 더욱이 2019년에는 부채비율이 800%가 넘기도 했다. 이건 상식을 초과한 일이다.

 

아마 미래가 밝고 현재의 매출액이익률이 높은 기업이다 보니 영업상 자금회전을 믿고 과도한 부채로 사업을 한 탓이다. 그것도 사업진출과 현지정착이 오래 걸리는 해외투자를 하는데 부채가 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020년은 매출이 부채보다도 적었으니 이건 정말 난센스이다. 이번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런 기업은 투자에 유의해야 하는 종목이다.

 

100년 제약기업 유한양행은 2020년 기준으로 매출이 1조6천억 원에 자기자본이 1조8천억 원이고 부채는 5천억 원정도이다. 이게 담담한 장수기업의 아우라이다.

 

주가변동은 주로 이익규모 변동이 크게 영향을 주는데 해마다 이익은 그 때 그 때 다르다. 하지만 장기투자 대상기업의 기본 선별구도는 자기자본, 부채, 매출의 구조에서 먼저 보아야 한다. 삼성전자만 해도 이런 문제는 고민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언론도 전문가도 삼성전자가 때론 단기에 주가가 내려도 보유를 권하기도 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회사의 경우, 최고경영자의 과오는 당장 알 수가 없지만, 이 기업은 너무 공격적인 해외마케팅과 재무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부채가 이처럼 많다면 사내에 재무전문가들의 권한과 역할이 너무 크다고 보아야 한다. 이번 일이 재무책임자의 단독 사고라면 아마도 이런 공격적이고 자기재량권이 확장된 직무환경도 영향을 준 것일 수도 있다.

 

항상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챙길 일은 투자기업이 부채가 너무 많으면 기업 내에서는 부채관련 업무가 먼저이고 주주의 이익은 잘 보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일도 일반주주를 경시한 부채중심 경영의 풍토에서 나온 재무사고이고, 해외진출 사업에 공격적인 부채레버리지를 사용한 최고경영자 전략선택이 자초해서 만든 중대한 대리인 비용이다. 한마디로 최고경영자의 성장 과욕과 무리한 해외경영이 부패한 재무책임자의 탐욕과 만나서 발생한 명백한 인재이다.

 

또 이번 일로 보면 언제나 기업의 문제는 돈이나 기술이 아니라 거의 사람이 만드는 사고란 점이다. 이래서 점점 인간은 경영에서 배제되는지도 모른다. 나중엔 정치도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이 대신하지 않을까. 이번 선거에 벌써 지능운영사회에 능한 MZ세대들의 영향력이 곳곳에서 간단치가 않다.

 

마침 미국 연준(FRB)도 곧 금리인상을 언급하고 나섰다. 이래저래 새해는 부채를 조심하면 좋겠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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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1/13 [10:30]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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