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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선동에서 자각으로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11/23 [10:10]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웅변가들이 전쟁을 일으키고 달변가들이 분쟁을 일으킨다. 조조는 한나라의 조정에서 임금인 헌재에게 일갈하여 그 유명한 삼국지 적벽대전을 일으킨다. 어딘가 사사건건 일상의 다툼을 보면 누군가의 사주와 분탕질이 있는데 주로 입담이 센 사람들이 그 뒷 담화에 기생하고 있다. 그래서 걸핏하면 웅변은 흥분을 담아내고, 달변은 흑심을 담는다. 후일 모두 자기의 거칠고 무모한 말에 스스로 걸려 넘어질 “자기 흑 역사”를 자초하는 부질없는 위인들이다.

 

크게 보아 격동의 우리나라 현대사는 노동운동에서 시작하여 지역갈등을 거쳐 오늘의 민주국가와 복지사회로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다. 이제 남북통일의 문제를 남겨두고 있는데 이 문제만 큰 틀에서 국민논의가 수습이 되면 중앙정치는 크게 일상의 주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대신 다시금 지방자치행정의 독립적인 지역경영 논의가 등장할 수순이다. 마침 이 즈음에서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경남울산등 남부지방에서 통합행정론들이 모습을 들고 나오고 있어 사실상 이 문제도 연방정부의 논의 등으로 어느새 새로운 출구를 찾아가는 조짐이다, 사실 그동안 한국의 민주정부 수립 후의 현대사는 남부지역 출신 정치인들의 중앙권력 다툼으로 얼룩진 시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여전히 세상의 흐름을 간파하지 못하고 때마침 준동한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편승해 어느 역사에도 기록되지 않을 선동과 당파 짓이 마구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인간의 진중함도 그 깊이의 심오함이 그지없지만, 한량없이 가벼운 인간의 용렬함도 참으로 목불인견이다.

 

특히 정보통신의 기술에 기대어 한껏 편리해진 사회관계망(SNS)에서 빚어지는 소란들은 세상의 선동과 모함의 진상(ugly heart)들을 모아 집대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일부 유튜버들의 사사롭고 협량한 입담과 무책임하고 저급한 내지름은 이 시대의 첨단과학이 남기는 담벼락 낙서들이다.

 

방송진행자로, 칼럼니스트로 적지 않은 시간을 학교와 미디어에서 보내면서 늘 스스로를 긴장하게 하는 자기감찰이 바로 공인의식이다. 공공인의 자세에 대해 장자는 무위자연의 순리를 강조했다, 자기 욕심이 없고, 내밀한 의도도 없이, 투명하고 순수하게 그저 보이는 미래의 맑고 옳은 것을 갈무리하여 집단지성으로, 또 공동의 잘 추스려진 행동으로 신중히 꾸려가는 사람들이 무릇 공인이다.

 

자기 이익과 속셈을 구현하려면 자기 나라와 자기 동네를 세우면 되지만, 유구히 함께 살고 있는 공동체에서 한 순간에 누군가들의 힘을 다수로 수작하여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는 결코 올바른 정사에는 기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대중적 수작의 미혹에서 나오지 못하고 맹종하여 따르다가 일신의 안위를 놓치고 통한의 세월을 산 사람들이 여느 나라와 저간의 시대에 즐비하다.

 

이렇듯 지금 사람의 역할이 기계와 이별을 고하는 순간이 하릴없이 다가오고 있고, 인간의 마음이 돈을 대저 무심히 보게 되는 순간도 서서히 미래역사의 갈피로 찾아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코로나 비대면의 인류비극을 타고 삽시간에 인간제외의 경제사회로 마인드 세팅을 마쳐가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현대통화이론(MMT)이 고개를 든다. 정부가 무제한으로 재정을 풀어서 사회를 유지하는 방식을 말한다. 정부 부채와 세금의 순환 고리가 핵심이다.

 

점점 천재적인 소수의 지식부자들이 새로운 돈을 독식하는 가운데, 현대통화이론은 한동안은 이단의 학문이었으나 코로나가 서서히 정상이론으로 소환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다면 이 이론은 그 실행이 미국에서 실험에 들어갈 소지가 큰 주목거리이다. 미 대선이후 급등한 우리나라 원화가치나, 우리와 미국과 독일과 일본 등의 글로벌 주가나, 우리나라 주택가격의 상승에도 일정하게 이미 그 프레임이 작동하기 시작한 선제적 인상을 준다.

 

어떤 것이 무한히 계속되면 지금 현실에 그것이 없는 것과 개념상 근본이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낮이 계속되는 북극의 여름은 그래서 밤의 침묵도 별반 없다. 또 그래서 그다지 소란한 낮도 북극의 여름에는 잘 없다.

 

대개의 나라는 민주정치를 하면서도 나라마다 서로 돈다발을 찾아서 대중정치는 미화되고 기능적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이제 정부를 누가 맡아하던 만일 나라의 돈을 계속 발행하기로 하고 나간 돈을 세금으로 다수 환수한다면 부자의 화폐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허접해진다. 어쩌면 그동안 서로 거칠게 부여잡고 있던 빈부간의 현금다발 줄다리기는 이렇게 싱겁게 다툼의 자리를 비워줄지도 모른다.

 

요즘 갑자기 집값들이 풍선처럼 떠오른다. 한적하던 부산 바닷가에서, 썰렁하던 수도권 벌판에서 한순간에 십 억대가 넘는 아파트가 솟아난다. 이렇게 뜬구름처럼 집값이 올라도 장차 나라 돈을 정부가 늘 필요에 따라 풀어대면 돈의 가치는 소주에 물을 타는 일이나 진배가 없다, 만일 이로 인해 자산가격들이 올라도 정부에서 오른 만큼 다시 세금이 올라 거두어간다면 정부와 가계의 현금순환 프레임으로 가는 것뿐이다.

 

미국 정부가 새롭게 바뀌는 새해를 앞두고 겨울로 더 시간이 깊어지기 전에 현대통화론 한권의 일독을 권한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그동안 차가워진 책을 손에 잡고, 지금 뜨거운 영상에서 서서히 눈을 좀 멀리하자.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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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1/23 [10:10]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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