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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무리와 물의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09/04 [10:53]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하이데거는 언어는 인간이 존재하는 집이라고 했다. 우리말에 무리(crowd, party, group)와 물의(public criticism)라는 언어가 있다. 이 두 언어 사이에 오늘의 비통한 감염병에 시달리는 우리의 사회상이 함축(implication)되어 들어있다,

 

코로나팬데믹 사태이후 감염의 경로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 종교집회와 판매모임, 정치집회 등으로 보도가 나오고 있다. 모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속성으로 하는 조직형 집단들이다. 모두 개인들의 행복이나 성공이나 발전을 주로 그들의 희망의 언어로 사용하는 곳인데, 정작 지금은 사회보건에 걱정을 끼치는 일의 원인제공자로 자주 드러나고 있다.

 

많이 실망스럽지만, 도대체 그들은 왜 그런지 속사정도 참 궁금하다, 그런데 그런 무리에는 반드시 우두머리(boss)가 있고, 패거리(gang)가 있다. 원래 우두머리는 물건의 꼭대기를 가리키는 말이고, 패거리는 어울려 다니는 무리들의 낮은 표현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무리를 이끌고 자극하여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주로 매몰차고 참혹한 말들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은 항상 그 말을 막으면 탄압이고, 그 길을 막으면 독재라고 한다. 그동안 한국 현대사회를 돌아보면 극명하게 드러나는 현상이다, 흔히 자신의 삶을 언어 속에 존재하려는 유형의 사람들이 보여주는 외부적 삶의 전형이다.

 

그들이 주로 사람들의 눈에 띄려고 하거나, 사람들을 항상 자기 말 앞에 모아두려고 한다. 사람들을 모아 정치를 하려고 하고나 물건을 팔거나 돈을 모으게 하는 일은 주로 정보공유나 상호학습이나 세미나 등으로 그들의 언어를 공유하고 말을 듣게 하는 곳이다, 이들은 그런 속성을 가지고 있어 감염병이 돌아서 사회적 거리를 강조하여도 여기저기에서 집회나 모임이나 결사를 멈추지 않고 끝내 물의를 일으킨다.

 

이런 일들을 오로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획책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언어의 영향력을 지키고 키우기 위한 일이지만, 그 속에서 온 세상을 공포에 떨게 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함께 창궐(rampant)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창궐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말하는 것으로 한순간에 손을 쓸 수가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말한다.

 

돈을 다루는 곳에서도 이런 속성은 그대로 담겨있다. 돈을 다루는 일은 아주 신중하고 장기적이며 개별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주식을 투자하게 하거나 주택을 파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다중을 모아놓고 하는 설명회를 하면서 투자를 권유한다. 그들이 하는 말들은 아주 자극적이며 달콤하고 심지어 몽환적이다,

 

그러나 투자이익의 기대는 본질이 합리성이고, 기대치는 확률적 추정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주 단기적으로 사실 이 두 가지도 건질 수 없는 불확실성의 의사결정 상황이다. 그런데도 자료를 인쇄하고 방송도 하고 발표회도 하고 심지어 모델을 사용하여 사람들을 그들의 준비한 언어로 휘어 감으려 한다.

 

주식투자에는 테마란 말을 많이 사용한다. 이런 말들이 전형적인 패거리 용어이다, 모든 것을 더 잘게 쪼개서 그 요인을 찾아도 전체의 방향성을 모르는 판국에 한두 가지의 특징만 가지고 투자의 바람을 잡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예컨대 바이오투자나 비대면투자는 이성적이고 논증적인 투자방식으로 그 유효성을 규명하기 불가능한 언어들이다. 그런데 이런 말들을 사용하면서 일정한 효과를 보려는 무리들이 증시에는 언제나 암약(secret action)을 한다. 암약이란 어둠 속에서 날뛰다란 말이다.

 

주택시장도 그 내용은 유사하다. 물건을 거둔다는 말은 주택을 무슨 사재기가 가능한 상품으로 보는 표현인데, 이런 자극적인 언어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마음을 몰아가는 것이다. 모두 판매상이나 중개인들이 있는 시장의 특성이다. 그들은 그들의 언어로 자신들의 이익을 채우려 한다.

 

투자는 특히 그런 일이 주는 피해가 크다, 주식이나 주택이나 어느 시기에 투자가 몰리면 반드시 한동안 투자는 한산해진다. 주식 그래프를 가만히 보면 단기에 급등한 주식은 반드시 그 시기에 대중을 현혹한 투자언어가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주택분양도 이렇게 같이 하고, 같이 짓고, 같이 노는 방식으로 한다. 그래서 항상 회사마다 동네마다 분양이 쌓이는 시기가 몰려다닌다.

 

돔(dome)이란 영어는 자기의 존재공간이란 의미로서 야외의 축구장이나 야구장에서도 쓴다. 비가오고 눈이 와도 그 안에서는 운동공간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국내란 단어의 domestic도 그런 함의가 있다,

 

코로나팬데믹으로 자주 외부로 나오지 못하게 되고, 해외로 나가지 못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나의 살아있는 존재의 공간을 확인하는 기회이다, 이 시간이 길수록 그 공간에서 나를 보호하고 가족을 지키는 우리의 내부 언어가 있어야 한다. 주거란 단어에는 해악으로부터 지킨다는 의미가 있고, 터전이란 단어는 위험으로부터 보살핌의 공간이란 의미가 있다.

 

낱말이 비어있는 사물은 존재하지 않는 사물이다. 주식이나 주택의 투자시장에서 들려오는 말 중에는 반드시 그 존재여부를 꼭 따져보아야 한다. 그 중 대표적인 말이 종전의 “대박”이란 말이고, 요즘은 “동학개미”말이다. 순수한 국민들을 투자무리로 유도하여 한 시기에 거래에 집중적으로 참여시켜 자신들이 이익을 보려고 하는 어느 패거리의 농단으로 보아야 한다.

 

위기가 오면 몸도 집안으로 들이는 것처럼, 주식투자도 주택투자도 나만의 언어 속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 안전하다. 나 자신에는 은닉된 신성(spiritual practice)의 깨달음이 있다. 가장 확실한 깨달음은 수확의 본질이란 주식이나 주택이나 손수 가꾸고 기르고 보살피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열매를 거둔다는 것이다, 수확이 기대보다 크다면 그건 신의 축복이지 본인의 재주가 아니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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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04 [10:53]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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