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엄길청 칼럼]모험의 묵비권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06/25 [09:53]

 

 

[한국인권신문=엄길청]

 

경제이론에 게임이론이라고 있다. 수학자 폰 노르만과 경제학자 모르겐슈테른이 만든 이론으로 네쉬가 이 이론을 살려 ‘네쉬균형’으로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시장경제에서는 항상 경쟁상대가 있음을 서로 의식하고 행동한다는 이론으로 영합게임(zero-sum)과 비영합게임(nonzero-sum)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이론이다, 여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상호작용(interaction)과 보상(payoff)이다.

 

지금 팬데믹 이후 전 세계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직접 참여하는 놀라운 행동을 보여주고 있고, 그들의 행동이 적어도 2020년 상반기 중에는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도 유럽도 비슷한 추세이다.

 

갑자기 이런 데는 주가가 급락하여 투자동기가 생겨난 것도 있겠지만, 팬데믹으로 직장을 나가지 못하고 장사도 하지 못하면서 비대면 상황에서 상호작용이 늘어나자 그동안의 경제적 손실의 보복심리와 보상심리로 갑자기 비대면 주식투자가 급증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도 있다,

 

게다가 미국을 위시하여 주요 각국들이 무제한으로 돈을 푼다는 입장이다 보니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 또한 돈의 가치 하락에 대한 방어심리로 개인투자가의 행동을 비영합적 게임에 참여하도록 더 부추긴 것으로도 보인다.

 

경제가 삽시간에 극도로 어려워진 팬데믹상황에서 개인들이 주식투자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분명한 모험이다, 그러나 우연과 무작위성을 생각한다면 금융투자는 준비된 우연이나 우연한 발견이 가능한 모험이라고 하버드금융학자 미히르 데사이는 주장하기도 한다, 결국 개인들이 온라인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상황에서 비영합적으로 우연과 무작위의 머니게임을 하면 개인의 상상력이 실제로 개인에게 가치화되는 길이 합리적으로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는 전문가들이나 대형투자가들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실제로 한국증시에서는 2020년 2월 하순이후 급락장세에서 외국인들이 팔고 기관투자가들이 파는데 개인들은 사들였다, 2월-5월 사이 기간 동안 40조원 이상이 개인 돈으로 유입되었다, PER이나 ROE로도 이미 적정의 도를 넘은 주식들도 많다. 그래서 주가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자 주가와 경제의 관계를 주장하는 전문가 일각의 우려와 장세비관론이 등장했다, 아주 당연한 반응이다,

 

그러나 그런 주장이 나와도 주가는 2000포인트 이후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코스닥은 오히려 신 고가를 만들었지만, 그 모습을 본 많은 전문가들이 더 이상 그런 우려에 적극 동조하지는 않았다.

 

게임이론에는 묵비권의 가치이론가 있다. 죄수의 딜레마로 알려진 이 이론은 모두가 함께 한 잘못에 대해 모두가 입을 닫으면 잘못의 대가와 그 피해가 가장 적다는 의미이다,

 

현재의 너무도 참혹한 상황에서 나라마다 증시의 주가가 많이 올라가는 일은 후일 거품의 소지도 있겠지만, 당장은 눈에 보이는 희망의 등대 역할도 크다. 지금 이것을 누리면 후일 거품의 비용도 얼마간은 치르겠지만, 지금 모두가 보고 누리는 희망은 그대로 작동한다, 그래서 어느 정치인도, 경제분석가도, 투자전문가도 지금 주가가 가는 길을 굳이 막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것은 비단 주식투자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은 사업장에서, 또는 가정에서 닥치는 큰 어려움을 두고 모두가 긍정을 위주로 공감하고 대응하는 것이 지나고 보면 모두에게 가장 적은 비용으로 위기를 치른 지혜라고 할 수 있다,

 

청년장교 시절에 군사분계선에서 수색부대를 맡아 자주 비무장지대 안에서 작전을 지휘한 바 있다, 곳곳이 지뢰이고 코앞에 북한군의 초소가 있어도 함께 간 병사 누구도 두려움을 말하지 않았고 언제나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이것이 모험의 묵비권이 갖는 가치이자 정당성이다.

 

엄 길청(글로벌애널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트위터 페이스북 공감 네이버 블로그
기사입력: 2020/06/25 [09:53]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1/39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