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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조를 넘어 경이 온다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06/17 [13:28]

 

 

[한국인권신문=엄길청]

 

돈은 사람이 만든 문명 중에 가장 광범위 하지만 연약하고 위험한 제도의 하나이다. 그래서 돈을 다루는 기관을 많은 나라들이 중앙은행이라고 부르고, 여러 감독기구도 세워두고 엄중하게 운용을 한다. 민법, 형법 등으로 사람과 돈의 관계를 엄격히 다루기도 한다.

 

그런 돈이 시중에서는 때론 단순한 언어일 수도 있고, 거대한 힘일 수도 있고, 달콤한 유혹일 수도 있고, 검은 그림자일수도 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이 갑자기 돈을 너무 쉽게 다룬다, 게다가 근자에 회자되는 돈의 규모가 끝없이 늘어난다.

 

이번 팬데믹으로 정말 천문학적인 돈을 인류는 잃어버렸다. 아니 앞으로 얼마나 더 잃을지 아무도 모른다. 분석가의 한사람으로 본다면 지구가치를 100경원 내외로 잡아도 줄잡아 10경원 이상은 날려버린 양 싶기도 하다, 세계 10대 경제국가인 우리나라만한 국부가 한 6-7개 날라 간 셈일 수도 있다. 또 위기를 막는다고 각국이 발효하는 정책들도 삽시간에 엄청난 돈을 쏟아 낸다. 미국 연준이나 우리 한은이나 유럽중앙은행이나 모두 돈의 관리기준을 내려놓았다.

 

그러는 사이에 주식시장을 운용하는 나라들의 폭락했던 주가들도 어느새 바람처럼 일어나기도 한다, 시가총액이란 신기루 같은 가격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팬데믹의 두려움도 잊은 채 널뛰기 주가 앞에 몰두하게 한다. 일찍이 주민들에게 이런저런 돈을 주자는 것으로 잘 알려진 어느 수도권 단체장은 아주 민첩하게 사회적 지출 아이디어를 속속 제안하기도 한다.

 

하도 많아서 이름도 잘 모르는 경제방송의 어느 프로그램은 사금융업체 사람들로 보이는 출연자들이 마치 공신력 있는 패널처럼 하고 나와서 비대면으로 하는 직접거래의 불완전한 사적인 투자거래들을 마치 매력적인 금융제도처럼 소개한다. 다른 경제방송에서는 이름은 투자전문가로 소개하지만 본인의 투자정보업체를 소개하는 광고성 방송을 통해 마치 족집게 같이 곧 오를 주식을 소개한다고 무슨 신 내림처럼 강변을 토한다.

 

도대체 정체도 모르는 바이러스 앞에서 절절매면서도, 돈을 둘러싼 작금의 대소동의 끝은 어디일까 두렵기만 하다. 역사에서는 세상이 돈을 탐욕으로, 또는 전쟁의 무기로, 또는 힘의 도구로 사용하면 그 대가는 처참한 결말로 온다.

 

연이은 흑사병과 천연두의 대감염으로 유럽에 죽음의 쓰나미가 지나고 나서, 해외정복으로 돈을 번 네덜란드에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한낱 꽃나무에 불과한 튜울립을 사느라 집을 팔고 땅을 팔고 금부치도 팔았다, 튜울립 한 뿌리가 암스테르담 집값만 하기도 했다, 지나고 보면 모두가 미친 시절이었지만 그 땐 그랬다. 후일 왕이 칙령을 내려 요즘으로 치면 라면 한 봉지 값도 안 되게 법으로 튜울립 가격을 만들고서야 이 세기말적인 추한 소동은 가라앉았다.

 

우린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무서운 돈의 폭풍 앞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미국의 경제방송 진행자는 요즘 시중 돈들이 <미친 돈>처럼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쩌면 사정이 어려운 국민들의 눈에는 그래도 조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쌈지에 남겨둔 돈이라도 이럴 때 같이 좀 나누어 쓰고 싶은 마음이 공연히 생겨날 법한 딱한 시중의 사정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정말 더 어려워져서 각자에게 이런 <돈 나눔의 마음>이 세상에 널리 퍼지면 이를 어찌해야 할까. 진정 이런 일이 생기면 눈앞의 가련함과 엄중한 돈의 질서를 놓고 과연 어찌해야 하는지, 

인간의 삶을 마구 파괴하는 미증유의 팬데믹사태 앞에서 정녕 저 돈들의 공연한 팔랑거림을 어찌해야할까, 누구나의 눈앞에 내 돈도 아닌 저 많은 돈들이 갈대처럼 내 용처로 아른거린다면 뭐라 그 딱한 욕심 부림을 막을까.

 

어쩌면 지금 세기말적인 대감염병의 무차별한 공습 앞에서 인류가 삽시간에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부서지고 막히는 경제활동의 교류만이 아니라, 막장 같이 찾아온 낯선 세상에서 순식간에 머리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은 늘 분별 있던 <돈의 관념>은 아닌지 못내 두렵다.

 

곧 우리는 저만치에서 <조>를 넘어서 <경>이란 돈의 단위가 기다리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중국이 아주 장기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푼다고 전해지는 돈의 규모가 우리 돈으로 거의 1경원에 근접하고 있고, 미국도 당장 1천조원이 넘는 돈을 경제회복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돈이 참 쉽다.

 

엄 길청(글로벌애널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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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6/17 [13:28]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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