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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저렴한 노마드의 그림자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03/23 [10:42]

 

 

[한국인권신문=엄길청]

 

중국이라는 나라가 생산대열에 참여하면서 국제상품과 서비스시장은 저렴한 대량소비 풍조로 삽시간에 접어들게 되었다. 급기야는 스페인 자라, 스웨덴 이케아 같은 저렴한 옷, 저렴한 가구를 만들어 대량으로 파는 가게들이 세계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미국의 코스트코라는 회사는 저렴한 물건만 대량으로 사 모으거나 별도로 만들어 회원제로 물건을 파는 비즈니스로 급속히 성장을 했다.

 

어딘가에는 사람도 살지 않는 허허벌판에 대규모 아웃렛을 만들어 저렴한 소비의 알 수 없는 별천지를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이젠 인터넷과 케이블 TV에서 홈쇼핑이란 이름으로 저렴한 물건을 많이 사가라고 밤낮 없이 외치는 쇼핑호스트들의 처지들이 너무 가여울 정도이다. 저렴한 경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보플랫폼을 기반으로 빈집을 연결하여 숙소를 빌려주는 에어비앤비가 등장하고, 빈차를 함께 타는 우버도 예고 없이 등장했다. 그리고 마침내 저가항공 저가여행이 저렴한 소비시장의 백미를 찍었다, 이웃 동네 가기보다 싼 가격으로 해외를 다니게 되고 특히 저렴한 나라로의 “준비 안 된 여행”이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사단을 일으켰다. 원가 300원의 마스크를 3천원을 주고도 사지 못하는 그 혹독한 대가를 온 인류가 치르고 있다. 아마 어디서 “며칠 살기”하던 노마드의 꿈들은 이렇게 각자 알아서 멈추게 될 듯싶다.

 

지금 우리는 2020년 연초부터 중국의 잘 모르던 내륙의 도시 우한이란 동네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과 동물간의 인수전염의 바이러스와 세계인이 모두 공포 속에 만나고 있고 엄청난 희생을 치르고 있다. 어쩌면 그 동안 세계 각국이 중국이란 저렴한 나라와 사이에서 편리하게 얻은 것들의 몇 배의 비용과 희생을 치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곳곳에서 저렴한 항공사들이 속속 도산하고 있고, 급기야는 작은 나라보다 규모가 큰 굴지의 항공기 제조사와 세계적인 석유회사들이 도산을 앞두고 있다,

 

불과 두 달도 안 된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인 대유행(pandemic)으로 모든 나라의 국경들이 차단되면서 유엔도 할 일이 없고, WHO도 소용이 없고, 올림픽도 안중에 없는 초유의 일들이 일어난 어마어마한 인류의 대 비극이다.

 

당연히 이 거대한 쓰나미 뒤로는 저렴한 해외 여행객을 전문으로 받던 가게 식당 비즈니스호텔 렌트 카 업소 등이 숨소리도 못 내고 문을 닫을 것이다. 그들은 이 고비를 넘길 정도의 충분한 자금이 원래부터 없는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곳들이다.

 

그런가 하면 저렴한 풍조의 그늘은 IT기술이 대출시장에 진출해서 핀테크란 비대면 금융대출 기법의 범람으로 젊은 국민들이 곳곳에서 위험한 단기금융시장과 투자연계 대부업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금융시장의 신용창출과 신용관리는 원래 이용의 신속함과 간편함이 초점이 아니라, 신중한 대출과 빌린 사람의 엄격한 책임감이 핵심이다, 긴 세월 동안 굳은 약속, 엄중한 감독으로 만든 대출시장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신속함과 간편함으로 깨고 있는 이 위험한 핀 테크 기반의 금융투자 놀이는 지금 소리 없이 젊은 국민들을 또 주식투자로 멍들게 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저기서 푼돈을 손쉽게 빌려서 다시 잘 모르는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 무서운 소식이 들린다. 심지어 소셜 미디어에서 젊은 국민들 사이에 특정한 주식 사기 움직임도 있다고 하니 참으로 할 말이 없다.  만일 단 시간의 자기 공부로 주식투자를 잘 하고, 사람들이 힘을 모으면 주가가 오른다면 누가 그동안 큰돈을 벌지 못했겠는가.

 

그런데 요즘 인터넷으로 모바일로 주식공부를 좀 했다고 온갖 음모와 동조와 획책과 준동이 잘 구분되지 않는 소셜 미디어에 그대로 노출되어 폭락하는 주가 앞에서 소나기를 맞는 저 많은 나이브한 투자자들의 귀한 돈을 누가 보호해 주겠는가.

 

자영업자나 근로자들이나 서민들은 정부가 국민들의 양해를 구해 얼마간의 돈을 준다고 하는데 투자자의 손실은 하늘도 돕지 않는다. 저렴한 이동과 소비의 대가는 결국 우리에게 다시 인간의 삶의 원형을 일깨운다. 모두 이제 집안으로 들어가라는 것이다. 사회와 거리를 두라는 것이다. 종교도 학교도 산책도 여행도 운동도 중단하고 오로지 생존의 소비만 집안에서 하라는 것이다. 이 단절과 차단의 후폭풍은 지금은 아무도 모른다. 급기야 대통령은 자신과 각료들의 4개월 치 월급을 30% 반납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건 언제 끝날지 이무도 모른다. 4개월이 4년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앞으로의 기약도 없는 손해와 결핍을 준비시키는 신호이다.

 

맛과 멋을 찾아 이동하고, 시간의 여유와 마음의 즐거움과 쾌락과 정신의 힐링을 쫒던 어리석음의 대가는 이렇게 온다. 인류의 조상들이 변화무쌍한 자연 앞에서 동굴 안에 식구들이 무리를 지어 피와 땀으로 살고 버티고 견디고 사라지고 그런 것이 인류생존의 본질인데, 어찌 우린 그것을 까맣게 잊었는지 모른다. 

 

지금 모든 나라에서 한 순간에 모든 힘은 국가로 가고 있다. 이동과 거주와 자유와 민주와 합리와 균형과 풍요와 선택과 발전의 가능성은 잠시 개인의 손을 떠나고 있다. 그리고 갇히고 지키고 참고 기다리고 숨죽이고 있어야 한다, 물론 잘 뜨던 아이돌도 셰프도 도시어부도 달인도 트롯가수도 이제 모두 갇힌 사람들이다.

 

인류의 대 위기 앞에 개인에게 요행은 없다. 다시 회복되어도 과거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더 깊이 진정으로 나 자신의 허약함을 확인하고, 인간의 나약한 본질을 찾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리고 야외가 아니라 집이 곧 울타리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가족이 우리임도 알아야 한다. 그동안 믿던 사회관계는 이렇게 취약하다.

 

WHO는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이제부터는 각각의 국가와 개인의 몫이다. 지금 우리 모두는 국가 앞에서 그동안 누리던 사업과 직업과 풍요와 권리와 자유와 소소한 행복들을 일제히 제한 당하고 있고 심지어 잃고 있다. 이것은 국가의 의도된 억압이 아니라서 모두 참아야 한다, 다만 이후에 우리가 다시 이전처럼 풍요롭고 자유로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 가운데 지금 코로나19가 아프리카를 향하고 있다. 그들은 대부분의 국가도 개인도 아무런 힘도 없고 마실 물도 없다. 원래 저렴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 다른 이들의 저렴한 방종과 탐욕의 대가는 왜 그리로 가는가. 차마 울 수 있는 힘조차도 없는 그들에게 도대체 이게 뭔가. 저마다에게 찾아온 “동굴의 시간”에서 단란한 우리 집식구들, 고마운 우리 강산, 강인한 대한민국이라는 원래의 우리와 울타리에 감사하고 우선 나의 내면과 가족의 삶의 실력을 강하게 다시 키우자.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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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23 [10:42]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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