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엄길청 칼럼]초 연결 속의 몰 연결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03/11 [14:06]

 

 

[한국인권신문=엄길청]

 

패러독스(paradox)란 말은 일상적으로는 통하던 생각과 이치가 어느 특정한 상황에서 논리적인 모순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2020년 새해부터 우리 한국사회를 뒤덮은 코로나19 사태는 한두 가지의 패러독스를 겪게 한 것이 아니다. 사회성 짙은 정치인들이 맡은 정부가 감염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를 두라고 행정지도를 하는 가하면, 종교의 성전이 감염의 우려가 되어 예배와 예불을 스스로 금지하는 일도 겪었다. 또 누구는 잠시 호강 속에 지내던 호화여객선에서 감염전파 우려자로 몰려 내리지도 못하고 배 안에 오래 갇힌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패러독스는 초 연결 속의 몰 연결이란 극적인 국가적 상황이다. 세계는 지금 이런 대혼란의 시간과 무관하게 정보의 처리속도와 이동속도가 더 높아가고 있으며, 사람과 물체, 물체와 물체간의 정보와 정서가 소통하는 기술과 과학이 기하급수로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정상급의 정보통신 기술과 소프트웨어 콘텐츠국가인 한국과 한국인들은 2020년 새해 벽두에 수많은 곳에서 예고도 없이 벼락같이 입출국을 금지당하는 몰 연결 상태로 들어가는 경험을 겪었다,

 

이 놀라운 경험과 사건은 한국인에게, 아니 세계인에게 앞으로 이 일이 지나고 나면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나, 무슨 대비를 해야 하나 궁극의 질문을 던지게 할 것이다,그러나 정말 누구도 아직은 그 답을 모른다, 다만 이제와는 미래의 준비가 달라져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평범한 국가의 사람들은 경제생활이 열린사회와 열린 시장을 통해 상당한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 에서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게 대외적인 외부효과이다. 예컨대 어느 동네에 외지인들이 들어오면 방세도 받고 식당도 돌아가고 기차역도 붐빈다. 어디선가 수입품이 들어오면 가게도 북적이고 부품상도 움직이고 수리점도 돌아간다. 수출 주문이 들어오면 배도 기차도 움직이고 하청도 받고 운전도 하고 노동자도 찾는다. 이런 것이 국제화나 개방이 주는 실생활의 승수효과의 한 사례들이다. 그리고 국가에서 가장 제도적인 승수효과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 공급이다. 돈을 풀면 신용이 창출되고 다시 유동성이 늘고 생산과 투자와 소비가 늘어난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19 사태로 곳곳에서 한국인의 입출국이 제한되고 행동반경이 우리의 국토로 제한받게 되고 보니 생각이 복잡하다. 그나마 내부에서도 다시 격리시설이나 집안으로 제한받으면 더욱 그렇다. 정말 살면서 한 번도 사회가 일반적으로 겪을 것이라곤 한 번도 생각지 못한 일이 눈  앞에서 엄연한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또 곰곰 생각을 해보면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관광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로 한 나라들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 우리도 그런 일상을 살던 분들이 적지 않은데 그 분들은 다시 삶의 용기를 가질까. 거리의 이동을 바라고 사는 사람들, 객석의 사람들의 집합을 기다리는 사람들, 운동장에서 팬들의 환호를 기다리는 그들에게 다음 세상을 어찌 설명할까.

 

결국 이 사태의 국민보건 차원의 수습이 지나고 나면 국민 모두에게 새로운 삶의 출발선이 국가적으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 시스템으로 국민의 삶을 멈추게 한 이 전대미문의 사건은 다시 국가의 통치경제적 차원에서 대대적인 비상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지금 경제의 세계는 자본과 과학이 만들어 가는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류가 엄연히 있어서 그 기류를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인간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문제는 지구경제적인 방식을 사용해야만 한다. 그건 다름 아닌 도시의 건설이나 대공사의 착공이나 국가 인프라의 건설 등이다. 그리하여 지역경제를 살려야 하고 저 숙련 저 기능 국민들을 일하게 해야 하고 자영업이나 중소사업장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지식과 상상력과 돈으로 창조되는 새로운 산업혁명은 국가의 파트너인 과학자들이나 글로벌기업 그리고 야심찬 미래 세대들이 초 연결 상황에서 이루어 갈 것이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로 막히고 생활격리로 끊어진 공동체의 공감과 협동의 회복은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전한 사회, 완전한 개인을 찾는 일들이 부지불식간에 자리 잡으면 우린 어렵고 힘들고 고단한 이웃을 눈앞에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혹자는 이런 비정한 시대를 우려하여 돈을 좀 나누어 주자고도 하지만, 그 불가피성을 이해하면서도 그게 품격 있는 인생의 권할만한 지성적 환경은 아니지 않는가.

 

소비와 투자로 다시 일어나야 하는 코로나 19 이후의 국가운영에서 특히 도시나 기업이나 사회 인프라의 투자촉진과 지원의 정책을 전향적으로 정부가 다루길 희망한다.

 

이번 일로 국가 경제의 미래가치 창출구조가 과학과 자본으로 더 높이 고도화되어 가더라도, 노동, 문화, 여행 등의 소박한 삶의 자기방책으로 살아온 많은 보통 국민들의 인생터전은 정책의 이름으로 꾸준히 제공되길 희망한다, 그게 바로 정치인들이 초 연결 속에서 몰 연결의 함정에 빠지는 국민들을 구하는 일이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트위터 페이스북 공감 네이버 블로그
기사입력: 2020/03/11 [14:06]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1/39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