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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심리적 디플레이션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03/04 [09:49]

 

 

[한국인권신문=엄길청]

 

주가와 장기채권 금리가 동시에 내려가는 일은 참으로 드믄 일이다. 대개는 경기과열이나 투자과잉으로 금리가 올라가서 종국에는 주가가 내려간다. 그래서 주가 하락의 충격이 커지면 이로 인한 경기하강의 우려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리게 된다,

 

그런데 미국은 2020년 3월초에 주가도 내려가고 장기채권 금리도 내려가는 이런 일이 눈 깜작 할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 다우존스 주가는 단숨에 1,300포인트가 내려간 상황에서 10년짜리 국채금리가 1%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미국 연준이 바로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를 인하해서 1.00-1.25%로 전격적으로 내렸다.

이 와중에 S&P주가지수는 경기회복 수준을 위협하는 주가수준대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깨고 있는 시점이다. 동시에 다우지수, 나스닥, S&P 모두 거래량도 10%가 급속이 줄었다. 2020년 2월말이후 일주일 정도에 한 몇 년은 걸쳐서 일어날 일들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실 그들은 지금 우리처럼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상륙한 나라도 아니지만, 이미 그 이후를 대비하는 심리적인 디플레이션 방어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은 수요만 줄어드는 것이 아닌 공급도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는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우려감이다. 아직은 미국은 다분히 심리적인 현상인데도 그들은 이렇게 걷어 부치고 나산다. 트럼프는 한 술 떠 떠서 이후에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고 즉각 주문한다.

 

우리나라가 지금 마스크대란과 신천지소용돌이에 속에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데 전력투구한다면, 미국은 지금 완전고용과 물가하락을 지키려고 특급무장을 하고 있다. 아마도 중국은 국가경제도 국민건강도 아닌 철통보안으로 시진핑 정권을 지키는데 진력하고 있을 터이다.

 

이번의 금리인하는 다우존스 주가지수가 신고가인 30,000포인트 턱밑의 26,000포인트 부근에서 일어난 일이다. 과거 미국이 리만사태로 시작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넘기기 위해 양적완화 조치로 금융시장을 부양한 시기의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10,000 포인트 부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주가도 최고가 부근에서 이런 고강도 금융부양책을 쏜살같이 들고 나왔다. 평소에 금리인하에 보수적이던 파웰의장이 한꺼번에 예고도 없이 2008년 금융공황 이후 처음으로 동시에 0.5%포인트 폭의 기준금리를 내린 것이다.

 

미국 연준은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체감염의 위험에서 글로벌경제의 위험으로 진화하는 현실적 위험이라고 보았다. 즉 인체감염의 문제가 점점 실물생산과 실물교역이 감소하여 글로벌 경제가 크게 위축되는 경기침체의 감염으로 방향으로 틀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며칠 전 혹시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잡아두어야 하는 부동산의 가격부추김을 자극할 것을 우려한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동결의 모습과는 너무 상반된 대응이다. 하지만 곧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내리게 될 것이다. 만일 이번에 금리를 내린다면 우리는 저 멀리 제로금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내려야 한다. 이미 기준금리가 1%대의 우리나라는 그만큼 금리인하의 여유 폭이 없다. 사실상 금리 디플레이션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금융수익이나 임대료로 살아가시는 분들의 내핍생활의 대응이 필요하다.

 

민주적 가치와 평등한 사회의 완성도에 꿈을 가진 정치인들이 맡은 현 정부로선 앞으로의 미국과 공조하고 유럽과 공조하는 글로벌 경기부양 흐름을 같이 타는 정책적 대응은 평소의 정치철학으로는 참으로 어려울 터이다. 기업에게 돈을 더 풀어야 하고, 나아가 부동산 거래도 완화해 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 원인제공자로 보이는 자산가들이나 부유층에게 다시 기회와 돈이 돌아가고 초과이익이 돌아가는 일을 해야 하는데 참 난감할 일이다. 그렇지만 이 추세라면 그런 결정을 이 정부라도 곧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어려운 처지의 국민들이다. 이미 짐작을 하겠지만 점점 디지털 경제활동 환경이 늘어나서 중장년이 해오던 집합작업이나 대면 직무수행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실내나 집안의 활동이 증가하여 외부적 인적 서비스사업도 타격이 불가피 하다. 비싼 임대료를 내고 몫 좋은 거리장사를 한다는 생각은 서서히 접어야 한다. 더 나아가면 나이 많이 든 사람들은 점점 공중건강 관리나 보호대상이지 일자리 공급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

 

이 혼돈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마도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정치나 제도나 시장이 개인에게 약속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남을지 알 수가 없다. 우리 사회는 이번 일로 과거 서울부근의 신흥종교 집단이던 장막성전 후예들의 장막을 걷어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개인들 간에 새로이 쳐지는 삶의 분리와 격리의 장막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더 걱정이 생기는 것은 분리가 아닌 격리의 장막이다. 이제 점점 거리나 광장에서 사라지는 일거리나 사람들은 이로서 시대적 격리상태로 내몰릴 수가 있어서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제아무리 생명의 위협이 경각에 다가와도 더 비정해거나 더 가혹해지는 인정도 눈물도 없는 세상은 막아야 한다.

 

누구나 각자 생명의 위중함을 잘 알고 감염방지에 철저히 대처해야 하지만, 이 시간 저 너머에 찾아 올 수 있는 계층분리와 신분격리의 세상은 막아야 된다. 국토분단도 70년을 겪고 있으면서 이제 또 사회분리, 인간격리까지는 나아가지 말아야 한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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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04 [09:49]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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