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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동굴과 광장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01/27 [12:24]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정치가들은 사람들을 자꾸만 온 라인에서 광장으로 불러낸다. 그러나 사업가들은 점점 돈 있는 사람들을 오프라인 동굴로 불러 모은다. 그냥 보면 온 라인과 광장은 늘 열려있고 자유롭지만, 누구도 주인이 없고 그렇다고 딱히 손님도 없다. 그저 모두 들고 나는 배회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불과 몇몇 사람만 모인 자리라도 초대받은 곳에 가보면 초대한 주인이 있고 상당한 손님도 있고 모인 목적과 의미가 있다.

 

심지어 공개된 공간에서 무료로 정보나 지식이나 정서를 공유하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 조용히 몇몇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일을 한다. 요즘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로 관심을 끄는 사람들의 내심은 대부분 구독이 늘어나 커머스로 돈을 벌기위한 의도가 여기저기 엿보인다. 요즘 잘나간다는 유튜버들은 아예 대 놓고 자기 유튜브 화면에 광고접수 전화번호가 나오기도 한다.

 

비유가 좀 과한 면이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아침마다 좋은 글을 찾아서 보내주던 어떤 좋은 사람도 지금은 어느 지방에 휴양촌을 공동으로 만들어 수련관처럼 운영한다고 들었다. 의사 신분으로 컴퓨터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이를 모두에게 공유하게 하여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친 바 있는 어떤 좋은 인물은 지금은 정치인이 되어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적 시민들과 주로 지내는 것으로 보인다.

 

반포, 개포동 등 강남, 서초지역에 새로 지은 재건축 단지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단지 내 공간을 잘 꾸며놓아 국립공원이나 자연명소를 방불케 한다. 그리고 그 단지 안으로 누구도 출입해도 좋도록 해 놓았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그 안에는 입주주민 만이 들어가서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커뮤티니 공간과 고급 퍼실리티가 실내공간에 대단한 수준으로 제공되고 있다. 정원은 이웃들에게 내어주고 잘 조성된 마치 호텔 같은 인사이드는 그들만이 전유한다. 이 역시도 하나는 광장이고 하나는 동굴인 셈이다.

 

요즘 노래하는 방송 프로들이 또 봇물처럼 터진다. 소위 먹방으로 한동안 안방을 휘어잡던 쉐프들도 이렇게 되면 점점 얼굴보기가 힘들어 질 것 같다. 그런데 여러 노래프로그램이 남녀 할 것 없이 갈수록 빼어난 외모를 가진 출연자 일색이다. 물론 노래실력도 거의 프로다. 앞으로 대중 앞에서는 누가 노래를 불러야 할지를 보여주는 모범답안 같은 느낌도 든다.

 

이처럼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예쁜 것(le joli)을 추구하는 서구문화의 시절이 있었다. 로코코양식이라고도 하는 이 시대는 18세기와 19세기를 걸친 시대의 문화로서 기원전 13,000년 전 쯤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에서 영향을 받아 조개껍질과 조약돌로 인공동굴을 만들 던 시절의 문화이다. 살롱 문화가 전성기이기도 한 시대이다.

물론 서구 나라들은 광장도 많이 만들었지만, 그곳에는 항상 위대한 인물을 한 가운데 동상으로 만들어 놓아 지금도 관광지에 가면 역사적인 인물들을 무수히 만날 수 있다. 광장을 만들어준 사람들의 속마음이 보인다.

요즘 사회관계망(SNS)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은 마치 이전의 광장의 일과도 흡사하다, 자유롭고 개방적이지만 누군가가 그 안을 휘 집고 다니고 있고, 잘못하면 어딘가에 훅 하고 휘말리기 쉽다. 신중한 안내자나 정중한 초대자가 있는 게 아니라 아무나 보면 구독해 달라고 한다. 이러면 시간이 갈수록 일부 유튜버들의 생업의 가련함과 생존의 가벼움이 충분히 예상된다.

 

정말 세상에 품격 있는 호의와 선의는 없는 것일까. 아니면 세상은 다 이렇게 자기 잇속(interest)인 것일까.

 

요즘 소비자들을 호도하는 또 하나의 얄팍함은 소유와 사용에 대한 사회적 강변이다.

 

이제는 굳이 물건을 사지 말고 집에서 새로운 것을 수시로 구독하여 다 맛보고 다 입어보고 다 써보고 하라는 것이다. 한동안은 가성비로 사람들을 흔들어 놓더니만 이젠 또 가심비가 중요하단다. 모두 아무 영혼도 없는 저질 상인들이고 몰이꾼들이다.

 

고유함과 공유함을 잘 생각해보자. 누가 뭐라고 해도 공유는 공공의 가치이다, 그래서 공유의 본질은 저렴해야 하고 최소한이어야 하고 한시적이어야 한다, 자립을 위하고 지금의 안위를 돕고 미래의 희망을 위해 사람들의 성의가 모인, 공공의 힘이 주는 마음의 선물이 공유이다.

 

만일 공공의 주택이 있다면 그 사람이 자립이 가능할 때 까지 공공이 성의껏 돕고 지원하고 함께 도전 하는 곳으로 삼아야지, 영구히 공공 주거시설에서 살아가도록 하면 세몰이 하는 정치인이나 광장에 세워놓은 힘 있는 사람의 그늘을 혜택 입은 사람은 벗어날 길이 없고 그의 후손도 마찬가지이다,

 

동굴 속에 벽화에도 있듯이 큰 동굴은 곡식이 저장되고 가축들이 함께 살아서 그들은 자연재해를 이기며 또 가족의 생명을 이으며 살아온 것이다.

 

전쟁이나 도로나 학교나 병원은 공공의 제공이 많은 편익을 준다. 그러나 각자의 의식주는 할 수만 있으면 각자 자기의 몫으로 감당하고 남기고 저장하고 또 심고 가꾸어야 한다. 물론 누구나 처하게 될 남의 긴급한 사정, 위급한 상황, 허약하고 연약한 입장은 모두가 힘을 모아 항상 보살피고 돕고 북돋아야 한다.

 

그래서 더욱 누구나 소유와 여유와 저장은 참으로 중요하다. 그게 바로 현대인 생활경제의 기본이다.

 

시간이 가면 반드시 학자들이 밝혀낸다. 공유란 이름으로 발생한 뜻하지 않은 사회적 낭비와 비효율은 다시금 구독이나 공유의 삶의 비용이 주는 사회적 부담과 결과적 해석을 신중히 요구할 것이다,

 

천리안으로, 인터넷 채팅으로, 페이스 북으로, 카톡으로, 블로그로, 인스타그램으로, 드디어 유튜브로 이어오면서 무책임하고 자극적이며 의도를 숨긴 콘텐츠가 차고도 넘친다.

 

부디 소셜미디어 관련 애호자나 사업가들은 1인 가구, 1인 생활, 1인 인생을 얄팍한 상흔으로 더 이상 부추기지 말기를 원한다. 제발 새로운 소셜 미디어만 나오면 또 등장하려는 습관적인 “알리미 호사가”들은 그냥 조용히 살라, 지혜로운 국민들이 다 알아서 한다. 그리고 점점 동굴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시장에서 붙잡아야 한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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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27 [12:24]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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