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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베이비부머는 메이비워머(maybe-warmer)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01/11 [11:05]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아이스하키에서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는 출전선수가 잠시 쉬러 올 때를 대비해 벤치에 앉아서 자리를 데워 놓는다 하여 붙인 이름이 벤치 워머(bench warmer)이다. 쉽게 말해 게임에 나가지 못하고 앉아서 구경만 하는 소위 이름만 선수이다.

 

미국에서는 2차 대전이 끝나고 젊은 남성들이 사회로 대거 돌아온 뒤에 출산율이 높았다 하여 이 때 출생자들을 베이비부머라고 불렀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이 정전이 되고 다시 베트남전쟁이 일어나는 시기(1955-1963) 안에 태어난 사람들을 대략 베이비부머라고 불렀다. 그러나 실제로 출생자의 추이로 보면 한해 50만 명 이상에서 100만 명 내외로까지의 기간에 태어난 1955년에서 1970년 직후까지를 실질적인 베이비부머로 보아야 타당할 게다. 대략 인구의 30%인 1,500만 명이 이 시기에 태어났고, 올해로 보면 지금 막 50세에서 만 65세 사이를 꽉 채우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요즘 방송에서 하는 시청률 조사나 기업의 마케팅 조사에서는 2040이란 나이의 밴드를 정하고 그들만의 조사를 별도로 한다고 들었다. 20살에서 40살 이내의 소비자들을 중시하는 기업의 요청이 있어서란 말도 들린다. 소위 소비자학자들이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 generation) 라고 부르는 사람들이다. 정보기술에 능하고 자기주장이 강하고 똑똑하고 풍족하게 자란 대학 진학률도 높고 해외경험도 적지 않은 주로 부모세대가 베이비부머들인 가정의 자녀들이 많다. 다분히 사회 현상적 분류이고, 현재의 소비시장을 이들이 주도한다는 의미에서 이들을 연구하는 소비자전문가들이 많고 마케팅 전문가들도 많다.

 

물론 이 아래 세대로는 이제 막 연구출시 단계인 인공지능과 로봇과 살아가야 하는 새로운 기계인간 협업 대기자들이 또 비장하게 태어나고 또 그렇게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5065의 베이비부머들 첫 주자들이 막 노령인구로 진입하고 있다. 출생자가 한해 50만 명을 넘어서서 거의 15년 이상을 최고 한해 100만 명이 태어난 세대들이 본격적으로 노인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말로만 듣던 노령화사회가 온다.

 

그러나 요즘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던지는 수사나 이벤트는 모두 미래세대로 가고 있다. 이런 추이는 50대 민주화 세대들의 지나친 국정주도 시간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 나오면서 더욱 가속화되는 인상을 준다. 정의당 심상정대표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정말 20대에게 일인당 3천만 원씩쯤 주고 싶다. 할 수만 있으면 5천만 원도 주고 싶다고 했다. 누구는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이라고 욕을 하겠지만, 그 욕을 먹더라도 그 욕을 뒤집어쓰고 꼭 그러고 싶다고 했다. 부모의 챤스를 쓸 수 없는 청년들에게 사회 챤스라도 주고 싶다고 했다. 이런 심대표의 말에는 단순히 예의 진보정치인이 늘 하는 인기 발언이나 선거용 수사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선배세대의 깊은 고뇌가 담겨 있어 보인다, 이제 막 이렇게 한국 사회는 미래 국민들의 문제를 성심껏 대비하여 다루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사실 지난 20년 동안 대학에서 만난 학생들이 대부분 지금의 2040들이다. 강단에서 캠퍼스에서 만난 그들을 제대로 돕지도 못하고 학교를 떠나는 마음도 참 아리다. 특히 2016년 다보스포럼과 우리나라 바둑판에 알파고가 등장한 이후 최근 3-4년간은 학생들에게 경영학을 공부한다는 선생으로서 이렇다 할 방향도 제시하지 못했다.

 

좀 늦었지만 정말 이제부터 국가가 왜 젊은 국민에게 필요한지를 보여주고 안내하고 할 수 있는 한 얼마간은 실질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고 본다. 그들에게 가장 좋은 정책이 무엇인지는 온 국민들이 지혜를 내어 당장 손을 내 밀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저 많은 노령화 대기자인 5065의 베이비부머는 또 어찌하나. 얼마 전 한 조사에서는 직장인들의 수입이 가장 많은 나이가 37세-42세로 조사가 되었다. 그렇다면 5065의 베이비부머들이 이미 직장을 떠났거나 있더라도 임금의 피크를 넘기고 여러 가지 불안정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개연성이 아주 농후하다.

 

이런 베이비부머인 5065세대를 굳이 더 세밀히 구분하여 부른다면 5전6후라고 할만하다. 50년대 전체와 60년대 후반기의 출생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전의 산업노동자 가계조사 통계는 대체로 45-55세에 생애 수입이 많고, 51-57세에 생애자산도 알찬 나이로 조사가 되었었는데, 이전 다 흘러간 유행가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 베이비부머들 중에서 이제껏 번 돈이 좀 있었다고 하더라도 상당수가 자녀 교육비에 많이 들어갔거나, 그들 대에 와서 점점 연세가 많아지신 그들의 부모님 봉양에 적지 않게 들어갔다. 당연히 부모나 자식의 도리이고 마땅한 일이지만 이제와 하는 얘기인 즉 슨 그렇다. 특히 50대들이 민주화의 과정에서는 60대 선배들과의 살아온 환경이나 시국관이 다를 수 있었다면, 이제 장수사회를 앞둔 제3의 나이를 감당해야 하는 첫 주자로서의 황망함은 60대들과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다. 어쩌면 사정을 보자면 50대들이 더 어려운 상황일 게다.

 

수도권을 놓고 보자면 그래도 60대들은 신도시 주변에서 아파트라도 가지고 사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50대들은 이미 30대에 IMF 외환위기를 만나서 정규직에서 일한 경험이 아주 짧고 직장이 중도에 부도를 맞은 경우도 흔한 세대들이다. 사실 출산인구로 본 베이비부머의 정점인 1970년대 초반 출생자들은 1997년이 불과 나이 20대 중후반의 나이였으니 사회 진출이 아직 시작도 안 된 상황에서 공황을 겪은 것이다.

 

그리고 이제 세상은 다시 냉정하게 30-40대를 건너뛰고 급히 1020대로 향하고 있다. 사실 30대 40대가 겪게 될 이후의 삶은 대부분 국가의 도움이 불가피한 세대들이다. 자녀 출산이나 육아나 사회적 일자리나 이전소득이나 주로 3040대를 겨냥하고 늘어나고 있다. 당연히 자신들의 미래입지를 위한 정치적인 행동성향도 높아 보인다. 요즘 거리정치에 가장 많은 참여자 세대들이 아마도 이들일 것이다. 이 또한 그들이 당한 처지의 어려움을 보면 지극히 당연한 현상으로 보인다.

 

역시 문제는 또 5065이다. 새로이 찾아오는 의학수명(medical life)으로 이제 얼마를 더 살게 될지 정확히 가늠이 안 되는 첫 번째 3rd age들인 이들은 스스로 현명한 자기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하면 남은 삶을 정말 벤치에 앉아서 지켜만 보고 다음 세대의 반면교사가 되는 교사 아닌 교사(?)로 살아갈 개연성이 아주 높다.

이제 이 세대들에게 국가는 관심을 갖아야 한다. 이대로 두면 아마도(maybe) 그들은 4차 산업혁명에도 끼지 못하고, 사회적 복지경제에도 스스로 어설픈, 이 격동의 나라에서 쓸쓸한 구경꾼(warmer)으로 살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베이비부머는 메이비워머일 수 있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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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11 [11:05]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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