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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공헌이익의 세상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20/01/06 [09:31]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기업의 이익을 나누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매출액에서 원가를 빼면 흔히 마진이라 부르는 매출총이익이 나오고, 여기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제하면 영업이익이 나오고, 이자나 환차손익 등 재무적 비용을 고려하면 경상이익이 나오고, 특별손실이나 세금을 감하고 나면 세후순이익이 나온다.  

 

그런데 경영의 내부적으로는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이라고 있다. 이것은 비용 중에서 매출증가에 직접 기여한 변동비만을 감안하는 방식으로 간접비나 고정비 등의 요소를 직접 이익에 대응하지 않는 신속이익 개념을 말한다.

 

사실 오늘날 정말 놀라운 4차 산업혁명이 나타나기까지 경영의 본질은 전략적 원가절감(strategic cost management)이었다. 특히 고유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하락시키지 않으면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가치공학(value engineering)이란 학문이 등장했고,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도 발전을 했고, 게스트엔지니어링(guest engineering)도 모습을 보였다. 결국은 물류의 혁신으로 이어지고 오늘의 아마존과 배달의 민족을 우리는 만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기술발전의 기반을 정보통신과학이 제공했음은 공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이 같은 개념의 발전과 대입은 점점 기업의 가치창출에서 공헌이익의 중요성 위주로 흘러가는 경향을 보게 한다. 결국 기업들은 내부에 고정투자를 하지 않거나 함몰비용(sunk cost) 개념의 신기술개발이나 초기개발 투자를 잘 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사내에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시장동태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요즘은 투자의 대가도 현금을 가지고 있는 시간이 많다. 일례로 지금 워렌 버핏이 지휘하는 벅셔 헤더웨이 같은 지주회사는 현재 보유한 사내현금만 140조원이 넘는다는 보도도 있다.

 

실로 엄청난 돈들이 예전 같으면 거대 글로벌투자은행에 있을 돈들이 지금은 전주들의 손안에 있다. 2008년 글로벌 위기이후 벌어지는 새로운 풍속도이다.

 

이제 이익은 내가 직접 시설을 세우고 시제품을 만들고 해서는 시장에서 만들 수가 없다. 즉시 만들어서 즉시 팔고 즉시 또 개선하고 고쳐야 한다.

 

그러니 우리나라 건설회사가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스스로 자기 돈으로 땅을 사고 오래 동안 건물을 짓고 특정한 고객들에게 분양하고 다시 매각대금을 나누어 받는 일은 이제는 기업이 할 일이 아니다. 얼마 전에 아이파크 아파트를 짓는 현대산업개발이 항공사업 진출로 모빌리티운영 사업에 참여하는 것에서도 그 고충을 알 수가 있다. 사실 과거엔 항공사도 직접 투자하는 고정자산이 엄청나게 많아서 어려움이 컸으나 지금은 공동운영 라인이나 임대운영으로 공헌이익을 내기가 상당히 수월해 졌다.

 

대표적으로는 세계적인 사모펀드의 말레이시아 출신 운영자가 아시아 제일의 저가항공사인 에어 아시아를 이런 식으로 운영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도 하다.

  

2020년의 세계는 실제의 경제수준보다 금리가 좀 낮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업의 실물투자 이익이 증가하기는 쉽지는 않다. 반면에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저평가된 잘 아는 기업을 매수하여 공헌이익을 증가시키기에는 좋은 타이밍이다. 다시 말해 매출이 성숙기에 오른 특정한 동종업종에서 상위 점유율 회사에 의해 하위 점유율 회사가 인수될 가능성이 큰 시기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수산업은 더 이상 생산과 소비가 현저히 늘기 어려운 업종이다. 해외 어장사정도 그렇고 국내인구나 소득추이도 그렇고 나아가 식생활 소비패턴도 그렇다. 그런데 원양의 해상 조업비는 여전히 수익에 비해 고가인 셈이다. 그동안도 여러 수산기업들이 인수합병 했지만 앞으로도 그런 상황은 유효하다고 본다.

 

시멘트회사도 그럴 필요가 있다. 이미 성숙기를 넘어선 산업인데 사업장의 노후화로 현장에 투자한다고 더 이상 현재 이상의 생산효율이 오르기는 어렵다. 그러나 생산지역이 서로 일정한 지역 내의 아주 근거리이고 물류비가 많은 업종이라 합치면 반드시 공헌이익은 증가한다.

 

사실 이 문제가 가장 큰 업종은 도소매업이다. 요즘 어느 유통그룹의 젊은 오너가 야심차게 서울 교외에 거대한 컴플랙스형 복합매장을 계속 열고 있는데, 이런 사업에서 공헌이익이 잘 나오기 어렵다. 더욱이 기존의 매장도 선별적으로 합쳐야할 시기인데.

 

우선 사람들이 멀리 찾아가야 하고 이용할 아이템도 제한적이지만 이용할 수 있는 시간도 오프라인이라 제한적이다. 그런데 매머드로 지어서 고정비용이 엄청나다. 이것을 어찌 상품매출에 한계비용(marginal cost)으로 직접 반영할 것인가.

 

월마트가 운영이 어려워도 7시에 문을 열고, KFC가 아무리 힘이 들어도 24시간 운영하고, 꽤 이름난 스타박스도 모두 아침 7시에 오픈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좋은 몫에 있는데도 그렇다. 제약업이나 화장품업에서 생산전문 업체가 등장한 것도 다 그런 이유이다,

 

그러나 정말 잘하는 장사는 오히려 오프라인에서 파는 시간을 제한하는 사람들이다. 소문난 식당을 찾아가면 재료가 떨어져서 안판다고 하는 경우도 바로 그런 경우이다.

 

이런 사업은 공헌이익 개념이 아니다. 그 자체로 고객에게 공헌하는 삶이다. 재료를 많이 써서 사람을 고용하고 기계를 들이면 더 많이 팔겠지만, 그러면 고객에게 자신이 직접 제공할 수 있는 일을 벗어나는 일이라 하지 않는 것이다.

 

한 자리에서 오래 푼돈장사를 하고도 나중에 괜찮은 건물을 짓는 사업가는 많다. 사실 인생은 한방이 아니라도 오래가면 웬만한 부자는 가능하다. 문제는 당장의 욕심이고 눈앞의 이익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헝가리 출신의 대투자가이다. 그는 미국과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살면서 평생을 투자자로 일했다, 이유인즉슨 눈앞에 사둔 주식이 있으면 자꾸 팔고 싶어서 아예 다른 나라에 가서 살다가 오래 뒤에 와서 팔았다는 것이다.

 

자본의 세상이 점점 공헌이익을 먹고 사는 세상으로 간다지만, 한 동네에 오래 살면서 이웃에게 좋은 벗이 되고 가족 간에 힘이 되는 삶을 산다면 그 또한 공헌인생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래도 요즘 투자는 공헌이익 중심으로 했으면 좋겠지만....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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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06 [09:31]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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