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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수명과 생명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11/25 [09:40]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영어로 lifespan은 수명으로 번역을 하고 life(time)는 생명으로 번역을 한다. 전자의 수명은 한 인간의 제한된 생명활동 기간을 말한다면, 후자는 인간의 보편적 생명의 인식적인 존재상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점점 인간은 문명의 발전을 통해 자기 자신을 위한 직접적인 생명유지에 들어가는 신체적 활동을 줄이고 있다. 수렵을 하거나 농사를 짓거나 집을 짓거나 옷을 만들던 일들은 이제 많은 사람들은 일정한 돈을 주고 시장에 가서 사면된다. 또 앞으로는 운전을 하거나 기계를 작동하거나 계산을 하는 일도 차차 컴퓨터와 기계의 연결로 인해 사람의 손을 떠나게 된다. 아마도 머지않아 선진국에서는 극한 직업들은 거의 사물인터넷이나 로봇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점점 살아있는 의미와 생의 목적을 더 뜻 깊게 찾아 나서는 새로운 사색과 탐색의 여정에 접어드는 양상들이 우리 눈앞에 여러 가지 장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어느 누구는 공동체의 논쟁거리에 매달려 있고, 누구는 자기 생각의 주제에 몰입해 있다. 어떤 이는 자기가 타인들의 세상 알리미가 되겠다고 혼자 유튜브를 만들고 팟 케스트 방송도 하는 열정을 보인다. 또 누구는 명상이나 오지여행이나 암벽등반을 통해 자기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이러는 가운데 한 인간에게 속한 유한한 수명이 점점 그 존재와 개념의 기간이 길어진다는 생명과학적 진화의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번엔 급기야는 인간생명 200세의 가능성 소식도 듣게 된다. 하긴 얼마 전 친구 부친의 부음을 듣자하니 100세를 넘겨 사셨다고 하니 인간 200세란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구나 싶기도 하다.

 

신체동작을 하고 외부활동을 하는 인간생활의 관점에서는 나이가 들어 불편해진 몸과 정신으로 오래 살면 무엇 하나 싶다가도, 숲 속에서 천년을 넘게 장수하는 은행나무 앞에 가면 왠지 숙연해지는 것은 생명 그 자체가 갖는 본연의 고귀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리라. 그래서 인간의 생명도 점점 살아 보이는 유형의 형태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는 정신과 영혼의 상태로 까지 확장되어 감을 서서히 인지하게 되리라.

그런데 한편으로는 요즘 병원에 가면 연명치료 거부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게 다 의술의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의 치료비용 문제나 또는 보호자의 사생활 보호도 더불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예상컨대 점차 이 문제도 인공적이고 시스템적인 의료서비스로 해결을 보아갈 것이다. 갈수록 비용도 낮아지고 굳이 보호자가 곁에 없어도 여러 가지 장치들과 센서들이 자기의 외부생명 보호능력을 잃은 사람들을 새로운 내부적 생명의 삶을 살도록 도와 줄 것이다.

 

노루나 토끼는 혼자 야외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먹고산다. 그러나 화단의 꽃들은 누가 물을 주고 바람을 막아주고 심지어 식물원에서 보호하면서 키운다. 아마도 우리가 서서히 장수사회를 열어가는 과정은 언필칭 식물원 상태와 유사한 거주생활 상황으로 접어드는 인상을 받는다.

 

갈수록 거대한 고급아파트 집단거주지들은 도시의 다른 외부상황과 크게 연결하지 않아도 잘 지낸다. 첨단기술 상품으로의 곧 일상화를 앞둔 자율자동차나 드론도 다 이런 지능적인 운영시스템 거주사회의 삶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얼마 전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공개적으로 서울아파트의 가격을 반드시 잡겠다고 장담을 했는데, 그건 소득이 오르면서 서서히 부유해지는 계층의 국민들이 원하는 미래의 주거지환경 니즈를 잘 고려하지 않은 얘기이다.

 

이제부터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안전과 건강과 취향과 문화의 고급사양들이 특정한 장소로 모여지면서 점점 그 지역에 모여서 살려고 하며, 그래서 그 지역 주택 가격들을 점진적으로 올려놓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지역사회 진입비용”이 증가하는 것이지 이전과 같은 “한 채의 집값”이 오르는 게 아니다.

 

이건 유독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 도쿄의 다이칸야마나 뉴욕의 57번가나 싱가포르의 오쳐드나 런던의 메이페이나 파리의 6-7구에 가면 금방 알게 된다. 국민소득이 5만 달러인 미국은 이미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 한 채 값이 최고치가 1,000억 원을 넘었고, 같은 5만 달러 수준의 나라인 싱가포르만 해도 비싼 것은 아파트 한 채가 최고가가 300억 원을 넘는다. 

 

어느 새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도 아파트 한 채 값이 100억 원 시대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국민소득 4만 달러의 런던과 3만 달러의 파리에도 아파트 한 평에 2억 원이 넘는 주택들이 있고, 서울은 2019년에 반포의 어느 아파트가 평당 1억 원의 시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정부가 말하는 집은 기본적인 의식주 차원의 주택공학적인 주거시설을 말한다면, 서울을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주거단지는 새로운 생명환경의 관리역량을 채워주는 과학지능적 주거환경을 구비해가는 지식사이트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이처럼 점점 앞으로는 재정이 부유한 형편의 집들은 시간이 갈수록 그냥 이전의 집이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는 글로벌 사무가 가능하고, 어디서든 원하는 문화생활이 가능하고, 좋은 자연환경이 집안에 들어와 있고, 학교, 병원, 시장, 그리고 심지어 종교생활도 집안으로 들어와 이용되고 공급되어질 것으로도 보인다.

 

과거 역사를 보면 그리스는 국가의 전성기에 가정마다 가족의 전담성직자가 채용되고 가족예배당이 도처에 많이 건립된 것을 떠올리게도 된다.

 

요즘 개인들이 모이면 건강을 위한 여러 정보들을 나누고 음식을 가려먹고 좋다는 운동을 배워서 실천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그런 가운데 좋은 생활의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거주지 환경들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이 많이 원하는 피부건강이나 노인들에게 필요한 정신건강 서비스가 좋은 지역들은 어느새 집값들이 다른 지역보다 고가의 주택들로 변하고 있다. 백화점도 그런 지역은 소위 명품판매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당장 서울의 압구정동 일원에 성형과 피부, 신경정신, 반려동물 관련 병원이 가장 많이 배치된 것을 보아도 그렇다.

 

국가나 사회적으로 건강을 평등하게 관리해주고 모두가 원하는 서비스를 구애 없이 받으면 좋겠지만, 국가나 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하면 결국 치료비용이나 시술비용의 저렴성을 중심으로 의료서비스를 운용하게 되어 결국 상업적 건강관리 시장기능은 특정한 거주지 중심으로 서서히 구분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들 지역은 이전에는 자녀들의 교육환경을 중심으로 고가의 아파트들이 서열화된 적이 있지만, 이제는 다시 고령화 사회를 맞아 질 좋은 의료서비스와 공중위생 서비스의 차이가 주택가격의 고저를 구분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서울 강남에서 새로이 재건축되는 개포동이나 반포 등의 아파트 단지는 이미 인간의 수명을 관리하는 주거지에서 새로운 생명환경을 조성하는 지능생태계로 그 모습을 달리해 가고 있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집값을 잡겠다면서 도시의 외곽으로 지어주려는 저렴한 신규주택들도 정부는 우수한 생명환경 조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그 자리에 후일 빈집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한 때 런던은 많이 지은 사회주택에서 후일 민간주택으로 이사하는 일들이 빈발해 주택공공화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싱가포르도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전에 공평하게 만든다고 건립한 사회주택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5만 달러 이후에 새로이 만드는 사회주택들은 민간주택의 주거서비스 환경을 상당수준 따라가고 있고, 가격도 이미 이전의 사회주택과는 차원이 다르게 형성되고 있다.

 

순수하고 좋은 생각으로만 공공경제 정책을 다루지 말고, 지성적이면서 감성적이고 영성적으로까지 원하는 국민들의 복합적인 미래 기대수요를 융합하여서 종합적인 “시장과 공공의 통합경제” 정책을 만져야 정부사이드와 민간사이드의 오늘의 이 괴리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엄 길청(글로벌애널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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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1/25 [09:40]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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