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다칼럼 468>노조의 변신은 무죄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10/10 [09:30]

 

 

[한국인권신문=배재탁]

요즘 강성노조로 악명을 떨쳤던 자동차노조들이 ‘변신’하기 시작했다.

한 때 크게 유행했던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광고 카피가 생각난다.

    

지난 8월 2019년 임금 협상을 최종 마무리 지은 쌍용차 노사는 10년 연속 무분규 교섭 기록한 바 있다. 대표적인 자동차 강성노조인 현대차 역시 지난 9월 2011년 이후 8년 만에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타결했다.

    

그러더니 이번엔 기아차 노조 집행부 선거에 출마한 5개 그룹이 모두 “물량확보”를 선거공약으로 내걸어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5개 그룹은 모두 핵심 공약으로 ‘친환경차 생산 설비 확보를 통한 추가 물량 확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근까지 임금인상이나 복지제도 확대가 주요 관심사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같은 회사의 공장들 간에도 생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해진 탓이기도 하다.

또한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옮겨감에 따라 기존 생산 라인의 감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7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전 노조는 무조건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할 생각만 했다. 회사가 적자인지, 흑자인지 고려하지 않았다. 결국 눈앞에서 2000명이 넘는 동료가 회사를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투쟁만 외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직장의 소중함을 깨닫고, 경영 정상화라면 노조원들도 소매를 걷어붙일 정도로 노조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쌍용차 노조는 2009년 파업 이후 민노총을 탈퇴했다.

    

쌍용차 노조위원장의 말에서 볼 수 있듯, 기업과 노조는 대립관계가 아니라 상생관계다. 기업이 없으면 노조도 있을 수 없고, 노동자가 없으면 기업의 존립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기업이 잘 되어야 노동자들도 잘 살 수 있다. 이건 상식이다.

그러나 지난 오랜 기간 동안 자동차 노조는 마치 기업이 망하거나 말거나, 기업을 맹수처럼 뜯어먹는 ‘먹잇감’ 정도로 생각해 온 게 사실이며, 일부 노조는 ‘귀족노조’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어쨌든 ‘현명한 변신’을 택한 자동차노조들이 노사간의 단합을 통해 세계경제 불황과 미중무역갈등 등 산적한 악재들을 잘 헤쳐 나가길 기대해 본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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